혹시 지금까지와 다른 형태의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나.

언젠가 뮤지컬 극장을 대관해서 한 달 정도 장기 콘서트를 해보고 싶다. 레퍼토리도 제대로 다양하게 준비해서 내 음악은 물론 팝송, 내가 공연 때 부른 적 없는 뮤지컬 넘버도 불러 보고 춤을 안 추는 대신 밴드와 공연을 한다던가, 화려한 볼거리 대신 노래로만 온전히 두 시간을 채울 수 있는 공연이면 좋을 것 같다.

 

본인이 원하는 것이 점점 분명해지고,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게 된 것 같다.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진다는 것이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중요한 차이가 아닐까.

그래서 사실 이번 앨범부터 성격도 좀 바뀐 것 같다. 나는 원래 싫은 소리를 정말 못 하는 편이다. 차라리 말을 안 하고 말지. 그런데 그렇게 피한다고 좋은 작품, 좋은 모습이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물론 말을 하지 않으면 착하고 순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으니까 욕은 안 먹지만, 내가 이 작업에서 원하는 100%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딱히 나쁘지는 않지만 하나만 고치면 더 잘 나올 수 있는데 그걸 부탁하는 순간 누군가 며칠 밤을 새야 하는 상황인 경우 예전의 나라면 말을 안 했을 거다. 하지만 결국 그 분도 최고를 뽑아내길 바라고 나도 최고이길 바라는 프로페셔널인 이상, 서로가 좀 힘들고 혹시나 내가 욕을 좀 먹을지언정 말을 안 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그 문제를 담당자들에게 기분 나쁘지 않게 잘 이야기하고 타당하게 설득하는 거다. 아티스트로서 그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혹시나 그게 성공을 못할지언정, 내가 알고 선택한 것과 모르고 선택한  것은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지겠지.

 

텐아시아 10+Star 2012년 8월호 인터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