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연꽃
15-03-23
 
김준수의 솔로 아시아 투어 셋 리스트는 다른 가수의 그것과 확연히 달랐다.
새 음반을 내고 투어를 도는 가수들은 보통 검증된 과거의 히트곡을 중심으로 새 음반 수록곡 몇 개 끼워 넣는 게 ‘정석’인데, 김준수는 아예 새 음반 곡들로 ‘도배’했기 때문이다. 내한무대에 서는 세계적인 가수들도 새 음반 투어를 돌 땐, 방문 국가의 팬들이 요청하는 과거 히트곡을 반드시 넣어 훈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관례다.
 
하지만 김준수는 ‘공연의 일반적인 틀’을 깼다. 모든 공연의 셋 리스트를 직접 준비하는 그는 이번 무대에서도 자신이 부를 노래를 손수 선별했다. 그것도 새 음반 수록곡이 공연의 70% 이상 차지했다. 과거 히트곡도 그대로 재연하는 것이 아닌, 새롭게 편곡하고 안무를 다시 짜는 ‘창작’의 일환으로 인식했다.
 
김준수는 이날 공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존의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건 팬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한다”며 “계산된 행동으로 비겁해지기 싫었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껄끄러운 관계로 방송(음악방송) 활동을 못하고 있는 JYJ(김재중, 박유천, 김준수)는 그간 해외를 주 무대로 콘서트를 펼쳐왔다. 그러다보니, 음반의 내용물이나 콘서트 방향 자체가 방송에 초점이 맞춰진 다른 가수와 노선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스스로 창작자(작사, 작곡)가 되었고, 공연 제작자로서 노하우를 습득하며 ‘자생돌’(자생+아이돌)의 면모를 갖췄다. 방송의 트렌드를 좇기보다 자기 색깔을 보여줄 기회가 많아진 것도 역으로 해석하면 해외 콘서트 덕분이었다.
 
“제가 (음악)방송에 노출되지 못하고, (해외) 콘서트도 1년 만에 하면서 팬들과 만나다보니, 더 진중하고 세심하게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요즘 유행하는 디지털 싱글 1, 2개 내는 건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 공연을 믿고 오는 분들께 디지털 싱글 곡을 모아 공연해서 수지타산을 맞추면 저 자신에게 미안할 뿐이에요. 관객에겐 배신 아닌 배신이 되기도 하고요.”
 
과거에 기대지 않고, 새로운 시도로 팬들에게 박수받는 일이 제겐 중요한 일이에요. 그런 부분을 높게 평가해주고, 그래서 믿음이 쌓이면 그게 또 하나의 사이클이 되지 않겠어요? 그런 포맷을 계속 유지할 겁니다.”
 
김준수는 회견 내내 자신의 ‘콘서트 색깔’에 대한 얘기를 자주 꺼냈다. 모든 음반의 수록곡은 오로지 콘서트를 위해 만들어지고, 지루하지 않은 공연을 이어가기위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편성하고 셋 리스트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장르를 구성하는 것은 나쁘게 말하면 두서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콘서트에 맞는 기승전결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팬들에 대한 나의 불안, 나에 대한 팬들의 응원이 맞물리는 매 순간이 기적같다”고 했다.
15.03.2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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