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므

2012.02.16

다른 배우와 넘버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만 하자면 김선영 엘리자벳은 첫공보다 오늘 훨씬 로딩이 된 느낌이었다. 나는 나만의 것과 정신병원의 감정선이 정말 좋았다. 이정화 배우의 노련미도 볼수록 극에 활력을 더한다.

개인적으로는 토드가 등장하지 않는 넘버 중에는 엘리자벳과 조피 대공비가 주고 받는 <황후는 빛나야 해>가 인상 깊었다. 여기에서 두 사람이 대사로도 대립하지만, 대공비의 멜로디와 엘리자벳의 멜로디가 전혀 다른 분위기로 교차되는 것이 좋았다. 마치 장조와 단조의 대립처럼(음악적으로 이런 표현이 정확할진 모르겠지만). 두 사람의 대립하는 모습을 이렇게 세련되게 보여줄 수도 있구나 싶어서 르베이의 음악에 감탄했다. 이 음악이 루돌프와 황제의 대립씬에서도 그대로 쓰인다는 걸 오늘 듣고 알았는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매력적인 뮤지컬이다, 엘리자벳.

침대씬의 유혹의 멜로디가 나중에 루돌프의 장례식에서 엘리자벳이 "죽음이여 날 데려가줘" 할 때 똑같이 쓰이는 걸 발견하고 이때도 조금 짜릿했다. 그렇게 거절을 하더니 결국 죽음이 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데려가 달라 말하는 엘리자벳이라니!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