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2018.03.28

거듭되는 곡에게는 저마다의 절정이 있기 마련이다. 어느 때보다 유달리 좋았던 날, 어느 날보다도 특별한 시간이 하나쯤은 생기게 된다. 하지만 이날의 나비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했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나누더라도 지나간 기억이 바래기는 커녕 오히려 그 하나하나의 감각이 일제히 되살아나 한꺼번에 쏟아지는 곡도 있다고. 나비가 그렇다고.
이날에도 그랬다. 4월 23일의 나비, 3월 8일의 나비, 4월 13일의 나비, 2월 4일의 나비.. 헤아릴 수도 없는 많은 나비들이ㅡ그러나 동시에 제각각의 선명한 나비들이 3월 13일의 나비와 함께 되살아나 분연히 날갯짓했다. 그 수많은 나비들과 맞이한 18년의 봄은 애쓰지 않아도 청아할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