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빨간 코트

빨간 자켓이 돌아와 감격했는데 오빠의 작품이었다니.

- 순수하고 명랑했던 볼프강을 가장 잘 표현한 넘버라고 생각해요. 이 곡이 있어야 요절 직전 그의 비극적인 인생을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지난 시즌에는 이 넘버가 빠져서 이번에 캐스팅되고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어요. 국민일보

- 넘버 ‘빨간 코트’를 어필했다. 내가 초연과 재연에 참여했고 이번이 육연이다. 그 사이 엄청 많이 바뀌었더라. 전 시즌엔 ‘빨간 코트’가 없었다고 하더라. 나는 ‘빨간 코트’가 정서상 모차르트의 성격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집약체라고 생각했다. 모차르트의 밝고 명랑하고 쾌활하고 장난기 많은 성격과 음악을 쓰는 걸 행복해하는 모습을 그 곡에서 보여준다. 그 곡이 빠지면 대비가 되지 않으니까 슬픔도 반감될 것 같았다. 그래서 엄홍현 대표님한테 ‘빨간 코트’를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회의에서 연출님도 좋다고 하셔서 넣었을 것이다. 아이뉴스24

 

02. 황금별

- 이번 시즌 커튼콜 곡인 '황금별' 장면에서도 연출을 설득해 자기 스타일을 지켰다. '황금별'은 모차르트에게 '주문' 같은 거예요. 하고 싶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었던 걸 남작 부인의 노래를 통해서 깨닫게 되죠. 그때 누구보다 황홀할 것 같아 이에 맞는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매일경제

- 첫 연습 때 내가 초연의 기억 그대로 남작부인이 ‘황금별’을 부르면 되게 행복하게 쳐다봤다. 근데 연출님께서 왜 그렇게 하는지 물어보시더라. 황금별을 봐야 되는데 아빠가 막는 것에 있어서 분해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자신을 설득시켜 달라고 하셔서 나는 황금별이 모차르트의 주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황금별을 찾기를 원하는 만큼 뭔가 하고 싶은 게 있는 건데 말로 설명되지 않았던 걸 남작부인이 그 노래를 통해서 힌트를 준다. ‘그래 맞아, 내가 아빠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이거였어’라는 생각이 들게끔. 황금별이 꾸민 것이고 진짜 별은 아니지만 후렴을 하면서 자신이 지금까지 찾으려고 했지만 찾지 못한 황금별 환상을 본다. 그땐 누구보다 황홀할 것 같다. 다른 배우들은 어떻게 연기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가장 해맑고 정말 금은보화를 본 듯한 표정과 마음을 지니려고 한다. 그 얘길 했더니 설득이 됐다고 그렇게 하라고 인정을 받았다. 아이뉴스24

 

03. 아마데

- 초연에는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어요. 모차르트를 뒤쫓는 애기(아마데)가 누구였냐, 남동생이냐고 한 사람들이 있었대요. 따라 나오기만 해서 아무 생각 없이 보면 명확하게 몰랐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 명확하게 보여줘 좋은 것 같아요. 천재성(아마데)은 모차르트의 머릿속에 있는 음악을 끄집어내 곡을 써요. 그런 감정 따윈 느낄 필요 없다는 듯 모차르트가 사랑을 하는 걸 싫어하기도 해요. 그러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아마데는 그 순간에도 악상을 떠올려요.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마데가 떠올리는 거로 연출은 했지만 사실 모차르트가 그런 거잖아요. 어머니의 죽음에서도, 아버지로부터도 비극적 영감을 떠올려요. 천재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 피를 쏟아서 토해내듯이 마지막까지 작곡을 해내는데 결국 천재성이 집어삼키죠.

- 처음에는 아마데가 모차르트의 뒤를 따라 나오다가 2막 첫 장면에서 바깥으로 가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켜요. 아마데가 주도하고 모차르트가 끌려가는 거예요. 아마데가 당기면 모차르트가 끌려가기도 해요. 천재성이 잠식해가는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아요. 관객분들도 그렇게 아마데를 보면 훨씬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04. 레오폴트

완벽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10년 전보다 아버지가 더 집착하고 구속하는 거로 표현돼요. 아버지가 하는 말이 아이러니하게도 틀린 말은 아니에요. 아빠 말대로 비극으로 되잖아요. 아빠가 천재성만을 요구했는데 천재 음악가 전에 아들로 바라봐 주면 이렇게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어요.

 

05. 피날레

마지막에 ‘내 운명 피하고 싶어’를 부르고 나올 때 아마데와 아빠가 양쪽에서 달려가 껴안거든요. 관객들의 리뷰를 봤는데 비극인 거냐 희극 인거냐 하시더라고요. 열린 결말인데 연출님과 얘기한 적은 없어요. 마지막까지 아빠가 볼프강의 천재성만 사랑하는 거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반대예요. 마지막까지도 환영을 본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이는 천재성인 아마데가 아니라 첫 장면에 나온 모차르트의 아역이라고 생각해요. 씁쓸하지만 죽기 직전,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장면으로서 아버지가 아마데가 아닌 아역을 안아준 거로 생각하고 싶어요.

 

06. 숨이 턱끝까지 찰 거란 걸 알고 시작한다

체력인 게 힘들다. 특히 ‘모차르트!’가 그렇다. 마지막에 ‘나 이제 더 이상 못할 것 같아’ 이런 대사가 있는데 반진심이다.(웃음) 연기에 빠져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때 되면 온몸이 땀과 콧물, 눈물로 다 젖어있다. ‘나 못할 것 같아, 그만 끝낼래, 이제 대기실에 들어갈래’ 이런 느낌으로 하는 것도 있다. 피아노가 돌아갈 땐 거의 반 기절해있다. ‘모차르트!’는 긴장되는 이유가 ‘틀릴까봐’ ‘못할까봐’가 아니다. 숨이 턱끝까지 찰 거란 걸 알고 시작을 해야 되는 긴장감이 있다. 이런 뮤지컬은 없었다.

 

07. 연기에 대해

10년간 다양한 작품을 넘나들며 연기 폭이 넓어지고 기술은 정교해졌다. 그럼에도 오히려 김준수는 "10년 전 느꼈던 감정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테크닉과 노하우는 늘어났지만 이게 몰입을 해칠까봐 걱정이에요."
10년 전에는 제 모습, 제 상황과 너무 비슷해서 빠져서 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오히려 테크닉을 내려놓고 그때 그 마음으로 하려고 노력했다. 올해 공연을 보신 관객 분들 중 최소한 3분의 1 정도는 10년 전 공연도 보셨다고 생각한다. 그때 느끼셨던 감동이 있다면 고스란히 전하면서도 10년 동안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10년 전보다 더 좋은 작품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08. 애드립

'드라큘라' 때는 애드리브가 백전백승이었다. '모차르트!'에서는 빵과 방의 차이인 거지 아직까지는 실패한 적이 없다. 애드리브를 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그 중에 하나씩이라도 바꾸고 있긴 하다.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상대 배우가 대사를 바꿔줘야 애드리브를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요즘은 상대 배우와 맞추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혼자 할 수 있는 애드리브가 떨어져서 상대 배우와 맞추고 있다. 관객분들이 눈치 채준다면, 매번 공연장을 찾아와주시는 분들에게 배우들이 감사를 전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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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20.07.31

피날레는 역시 환영이자 꿈인 것. 😂 http://leaplis.com/678911

Lucy

20.07.31

연꽃님 해석이 적중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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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20.08.23

꾸준히 새로 뜨는 기사들도 취합하여야 하는데. 으음, 천천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