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명히 비가 그칠 거예요

12월이 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세상을 온통 눈밭으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도 모자라서, 하늘이 종일 비를 쏟아댄다. 씻겨져 내려가야 할 것들이 아직도 너무 많은가, 붓고, 붓고, 밀어내도 아직도 여태 내린 만큼이나 더 내려야 하는가. 눈이 오고 비가 오는 계절, 바람이 불어 눈이 시린 날씨. 그래도 언제일지 모를 끝을 기다리는 마음이 당장의 격통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은 그 말을 믿기 때문이다. 비는 분명히 그친다. 아름답고 선한 것들만 남겨놓고, 그의 말대로 분명히 비가 그칠 것이다.

 

2. 그의 선물

 

나는 그가 태어난 날을 기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행복한데.. 이렇게 뭘 더 주지 않아도 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어제도 오늘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됐었어. 그냥 존재하고, 숨 쉬고, 자신의 자리에서 오늘을 향해 쏟아지는 모든 축하와 아름다운 말들에 귀 기울여 주기만 해도 고마운데 그는 왜 이럴까 왜 이렇게 아름다워서 날 아프게 하지 너무 좋아서 너무 사랑스러워서 마음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다. 동시에 이기적이게도 너무나 감사하다. 그를 사랑하는 내가 너무 기특하고 사랑스러워서, 그를 사랑하는 것이 기뻐서.

 

이 아름다운 사람에게 가해지는 현실이 가혹한 것마저도 그의 아름다움을 시기해서, 결국에는 그를 더 빛나게만 하려고 마련되어진 포석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지금이 그렇다. 부서지고 굴절되고 얼룩진 것조차도 그에게로 방향을 틀기만 하면 그 기세를 잃는다. 그는 자신에게로 향하는 모든 형태의 것-비정한 것이든, 모가 난 것이든, 그 어떤 형태의 부정이라도 종내에는 아름답고 선한 것으로 감화해버리고야 만다. 언제나 그랬다.

 

3. 12월 15일

지난 12월 15일로부터 다시 오늘이 오기까지 하루, 하루. 매 순간 감사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요. 당신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이 감사해. 깨끗한 그 눈동자를 바로 보고, 세상 무엇보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인지 느껴. 태어나줘서 고마워요, 나의 음악. 생일 축하해 오빠.

 

4. 다시 시작

초겨울의 모퉁이를 돌아 곧 다가올 2013년은 더 아름다울 거야, 그가 말했으니 틀림없이 그렇겠지. 누구보다 그에게 따뜻한 새해가 되면 좋겠다. 준수력 28년도 아름답고 선한 것들로만 수놓아지기를 기도해. 오늘로부터 다시 1일. 좋은 하루 보내요, 누구보다 오빠에게 좋은 하루이기를.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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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1.26

여우비 http://in.leaplis.com/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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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1.26

파도처럼 바람처럼

'행복'은 내가 가지지 못한 일을 꿈꾸기보다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데에서 얻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팬이 1명이 있든 100명이 있든
나를 찾는 무대만 있다면 그 곳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공연을 보여 드릴 거예요.
제 음악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파도처럼 바람처럼 어디에라도 날아가서 노래할겁니다.
오늘. 이렇게 저로 인해 행복하다고 말해주시는 여기 계신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기뻐요. 많이 고맙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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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1.26

지금도 가슴을 치는, 마음에 박히는 그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