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마음은 많다. 머리는 안다. 사랑해서 줄 수 있는 좋은 기운들을 소중히 고르고 모아 당신 머리맡으로 띄우는 것. 이런 상황일수록 내 마음을 곱게 다잡아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기운이 전해진다고 배웠다. 그래서 노력해왔다. 당신을 염려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감정이 탁한 미움으로 번지지 않도록 지키고 싶었다. 그게 내 사랑에 대한 예의라 믿었다.
그러나 어제부터 심장 밑바닥에 고여 도저히 갈무리되지 않는 이것은 분노.

믿음으로 지켜왔던 노력조차 희석시키지 못하는
원망과 증오.
삼키려 할수록 저항에 부딪힌다. 새까만 분노와 어찌할 바를 모르는 탈력감에 짓눌린다. 
어째서 지켜져야 할 것들이 지켜지지 않는가.
어째서 인의와 책임감으로 사람을 대하지 않는가.
왜 이건 일방적으로 한 사람만의 몫인가.
어둡고 탁한 감정에 먹혀가는 걸 느낀다. 검질기게 달라붙는 분노에서 벗어날 의지도 딱히 없다. 법망만을 피해 신의는 손쉽게 짓밟는 행태의 환멸스러움이 지독하게 익숙하다는 사실을 가장 견딜 수 없다.

이 세상은 당신을 가질 자격이 없다.

당신이 아까워서 나는 잠재울 수 없는 불길을 마음에 피운다. 
당신을 사랑해서라는 미명 아래 분노 속에 나를 방치한다.

이토록 부정적인 감정들을 나의 자의로 키우는 일은, 지난 시간 내가 사랑해온 방식들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서 이따금씩 심장이 조이는 듯한 자책감을 남긴다. 그래서 잠들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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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22.02.08

데스노트 티켓팅 못 할 거라 예상은 했다. 손끝까지 무기력한데 뭐가 될 리가. 하지만 기분은 여기서 더 나빠질 수 있는 거였군. 못 가면.. 어쩌지... 취켓팅도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