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장 ‘김준수’다운 파격
| 일자 | 2026-0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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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는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비틀쥬스’에서 주인공 비틀쥬스를 연기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뮤지컬 데뷔 15년 만에 김준수가 ‘비틀쥬스’로 파격적인 변신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지난 이력을 복기해 보면 이는 가장 ‘김준수다운’ 선택이자 확장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번 ‘비틀쥬스’가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이 ‘비현실설’이라는 공통분모를 유지하되, 그간 그의 연기를 지배했던 ‘비극성’을 소거하고 ‘멋짐’에 대한 강박을 완전히 내려놓았다는 데 있다. 비틀쥬스는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존재라는 점에서 ‘드라큘라’나 ‘엘리자벳’ 등 전작들과 궤를 같이하지만, 그 외로움을 해소하는 방식은 처절한 절규가 아닌 왁자지껄한 소동과 유머를 기반으로 한다.
김준수는 이 지점에서 아이돌 출신으로서 체득한 정확한 박자 감각과 신체 사용 능력을 코미디로 치환한다. 관객을 향해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고 제4의 벽을 넘나드는 모습에서는 과거 엘(L)으로써 보여줬던 기괴한 천재성이 코믹하기 변주된 듯한 인상마저 든다.
실제로 김준수의 ‘개그 욕심’ ‘코미디 욕심’은 팬들에겐 낯설지 않다. 여러 차례 팬미팅, 콘서트를 통해 이 욕망을 분출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비틀쥬스’는 그런 면에서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냈다기보다, 자신이 가진 무기들을 재배열해 ‘웃음’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과도 같다. 쇳소리 섞인 목소리는 악동 유령의 그로테스크함을 살리는 요소로, 무대를 쉼 없이 뛰어다니는 에너지는 산만한 캐릭터의 성격을 대변하는 장치로 작용한 셈이다. 단 한 가지, 이번 작품을 통해 김준수가 증명한 것은 ‘무거움’을 내려놓고도 그가 무대를 충분히 장악할 수 있을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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