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이벤트 내내 흐핳핳핳 하면서 웃음 웃음 웃음 가득했다. 웃음을 터트리면서 앞으로 엎어져 팔 속에 얼굴을 묻기도 하고, 고개를 뒤로 한껏 제쳐가며 웃기도 하고,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눈꼬리를 무너트려 가며 웃기도 하고.
맨 처음에 대전이 시작하기 전에 마리오카트7 캐릭터 소개를 하는데, 시아준수가 소개가 모두 끝날 때까지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다가 느닷없이 "제 캐릭터가 뭐라구요?" 통통 튀는 억양으로 질문해서 시작부터 웃음꽃 ^.^
첫 번째 남성분과의 대전에서 JYJ가 대패하자 시아준수를 필두로 세 사람이 첫 판은 연습게임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마지막에 "그래서 제이와이제이가 원하는 게 뭡니까?"라는 진행자의 최종적인 질문을 받고 슬며시 꼬리를 내리던 시아준수의 말투. 그때 그 억양. 머쓱머쓱 웃으며 "이기셨다구요..." 뒤로 갈수록 미끄럼틀을 타고 잦아드는 목소리로 대답하는데 오 정말 너무 귀여웠다. 꼬리 내린 토끼처럼, 날개 접는 병아리처럼.
그렇게 내리 두세 게임을 지고 나서 여성 결승 우승자와 대전할 차례가 되었다. 안 그래도 대전이 거듭될수록 입술을 비죽비죽 내밀고 미간에 막 선이 생길락말락 하면서 완전 집중해서 게임을 하던 중이었는데.. 여자 결승 우승자! 라는 비장한 소개 멘트를 듣자마자 시아준수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듯이, 내리 완패하고 있는 상황이 믿기지 않는데 여기다 더 잘하는 여자 결승 우승자라니! 이런 얼굴로 흐합.. 하고 웃음 터트리며 손으로 입을 가렸는데. 으앙 정말 너무 귀여워서 정말.
특히 "결승 우승자"라는 말에 호기심이 발동했던 건지. 대전자의 자리 배치가 시아준수와 믹키유천 사이의 자리였는데 새로운 대전자가 착석할 때마다 얼굴 빤히 봐주고 악수 청하던 시아준수가 여자 우승자가 착석했을 때는 별님 달님을 관찰하듯, 대단히 신기한 무언가를 보듯 물끄러미 응시를... 하는데 그 빤-한 시선. 동그랗고 예쁜 동공이 상대방을 향해 직격으로 내리꽂힐 때, 그때 그 표정과 맑은 눈동자. 사람이 사람을 쳐다보는 것뿐인데.. 왜 그렇게 설렜을까, 시아준수라선가요?
결국 대전자 전원에게 1등을 내어줬는데, 대전에서 질 때마다 깨알 같았던 리액션도 빼놓을 수 없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거나, 고뇌에 잠긴 손가락으로 이마를 받치고 고개를 숙인다거나, 아예 상체를 고꾸라뜨려서 앞으로 엎어진다거나. 아 너무 귀여워서 정말! 반대로 이어진 팀대항전에서 시아준수네 팀이 이겼을 때는 똑같은 동작을 하면서 무척이나 뿌듯한 듯이 입꼬리를 올리며 그러면 그렇지, 뿌듯뿌듯해했고. 게다가 이 모든 행동들이 게임이라는 즐거운 컨텐츠와 함께 이루어져서 그랬는지 유독 발랄하고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타며 신나하는 모습이라 내 마음까지도 마구 들썩들썩했다.
그러고 보니 대전을 앞두고 진행자인 허준 씨가 JYJ에게 특별한 전략이라도? 이렇게 물어보자 시아준수가 잘하는 한 명에게 몰아주기로 했다고 한 것과, 팀대항전을 앞두고 준수 씨 무슨 생각을 하냐고 물었던가? 그 때 시아준수가 전략을 구상 중에 있다고. 매우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던 것. 세 사람 중에 누가 게임을 제일 잘하냐고 할 때도 서로 잘하는 종류가 다른데, 믹키유천은 오랜 시간을 들여서 뭘 찾고 이런 걸 잘하는 데 시아준수는 승부를 낼 수 있는 게임, 막 전략을 짜서 하는 게임. 한 방에 끝나는 게임 이런 걸 좋아한다면서, 허준 씨와 무슨 게임 흉내를 냈는데.. 총 쏘는 게임? 게임에서 나오는 메세지인지 하여간 했는데 못 알아 들었땅 ㅠ 알아 듣고 웃는 사람들은 다들 웃던데...
무튼 팀대항전에서는 풍선 터트리기 게임과 레이스 게임에서 모두 시아준수의 블루팀이 승리를 거뒀다(드디어!!). 믹키유천과 시아준수, 그리고 추첨된 두 명의 팬이 한 팀, 재중이형과 추첨된 세 명의 팬이 한 팀이었다. 두 번째 게임이었던 레이스 단체전에서 잘 달리고 있던 믹키유천이 급작스럽게 5등으로 밀려났다가 막판에 2등으로 순위를 회복하자 1등으로 먼저 들어와있던 시아준수(1등으로 들어왔을 때 정말 뿌듯해하던 표정ㅠ__ㅠ)가 "너 어떠케 이등으로 드러왔냥" 하면서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으으앙. 그렇게 믹키유천과 한 번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나서 양쪽 팬들과도 한 번씩 차례로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가장 귀여웠던 건 마지막에. 왼쪽 옆자리에 앉은 팬이 시아준수가 하이파이브 하려는 줄 모르고 계속 정면을 보고 있어서 시아준수가 타이밍을 보다가 팬의 손등에다 얏! 하고 가까스로 성공하고 뿌듯해하는데ㅠ 너무ㅠ 귀여웠던 거지..ㅠ
그리고 음, 닌텐도 마리오카트를 이번 이벤트를 통해 보는 것도 처음, 하는 것도 처음이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어서 JYJ와 대전자들의 게임을 보는 것은 물론 1부에서 준결승-결승을 지켜보는 것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혼자서 해도 충분히 재밌겠는데 여러 명의 관중과 함께, 해설과 함께 막 몰입해서 보니까 완전 발견. 게임 중계를 이런 맛에 보는 거구나,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이어서는 토크 타임. 닌텐도 CF 촬영 일화를 말하면서, 처음엔 나름 자기 자신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씨에프 보면서 놀랐다고. 촬영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유로워서 좋았다고, 매번 이렇게만 하면 정말 좋겠다고. "촬영하러 갔는데 정말 게임만 시키더라구요" 할 때 눈 똥그랗게 뜨고 입술을 삐죽이 내밀며 말하던 시아준수의 그 억양, 억양! 아아.
또 게임을 하면서 지적받았던 다리 오므리기, 입 다물기 이야기를 믹키유천이 하는데 시아준수가 자기도 다리 오므려 달라는 이야기를 그날 한 열 번은 들은 것 같다며, 이게 하다보면 다리가 저절로 벌어진다고 ㅋㅋ 직접 다리 살짝 벌리는 시늉을 하는데 아 귀요미.
이때 토크 중에 재중이형이 옷매무새를 가다듬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시아준수가 비하인드 스토리로 이야기하기를 원래 저 옷을 제가 입었는데 너무 야해서 갈아입은 거라고. 근데 나중에 보니 재중이형이 입고 있더라고. 그러면서 갸웃갸웃 고갯짓. 시아준수가 갈아입고 나온 옷은 흑백이 가로로 교차되는 깔끔한 티였는데 마르고 판판한 골격을 은연중에 드러내 주는 얇은 재질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게다가 쇄골이 반쯤은 드러나게끔 깊은 라운드로 파여서, 목에서부터 쇄골까지의 예쁜 선이 그대로 노출되는데 아, 정말 예뻤어. 호리호리하다는 표현 딱 그대로였다.
토크가 끝나고 닌텐도 CF와 관련한 퀴즈 출제에 앞서서 직접 CF를 함께 보는 시간을 가졌을 때 시아준수는 말 그대로 파안대소. 앞에서도 CF를 보고 깜짝 놀랐다더니, 허리 젖혀가면서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더위가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퀴즈 맞히기 시간이 되어서는 문제를 맞춘 추첨자들과 사진 찍을 때. 시아준수가 서 있는 쪽 추첨자들이 무대로 올라오는 방향이어서 시아준수가 사진 찍는 위치까지 에스코트하고 그랬는데, 아 그 사소한 행동이 모두 예뻐서. 한 명 한 명 자세 잡아주고, 의자에 앉으라고 해주고. 그리고 어깨에 손 살짝 얹고 사진 찍는 거 봤어. 퇴장할 때도 악수 청하면서 깍듯하게 인사하고 감사하다고 말하는 거 내가 다 봤어.
이 때 퀴즈를 푼 팬들에게 주어지는 상품은 모두 제각각이어서 첫 번째와 두 번째가 달랐는데, 시아준수가 두 번째 상품도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싸인해주기라고 착각하고 탁자 옆에서 싸인펜을 쥐고 대기하고 있는 바람에 회장 안에 또 웃음꽃이 만발했다. 싸인해주려고 대기해있는 시아준수에게 진행자인 허준 씨가 "준수 씨~ 싸인하는 거 아니예요~" 해서 웃음은 더 증폭.
첫 번째 상품은 본인의 소지품(손수건)에 싸인 받기, 두 번째는 핸드폰으로 함께 사진 찍어주기, 세 번째는 싸인 포스터였고. 네 번째와 다섯 번째로 추첨된 팬이 모두 아슬아슬하게 내 앞뒤의 A 구역이라.. 그 팬들이 문제를 풀 때 A구역 쪽을 바라보는 시아준수와 시선이 닿았는데 으으. 생눈으로 이쪽을 보는 눈빛을 마주 대해서 좋았다... 작고, 가깝고, 시야는 환히 트이고. 대학 강당은 참 좋은 곳이야... ^.^
아아 그리고 네번째 퀴즈에서 재중이형이 오빠야~ 무척 나긋나긋하게 말해서 믹키유천이 끼부리지 말라며 핀잔을 주는 바람에 회장이 폭발하는 줄 알았다. 급기야 시아준수가 "이상행~" 하며 자리에서 뛰쳐나가서 허리를 굽혀 끅끅 웃는데!!!!!! 거의 우는 얼굴로 웃는 하이텐션의 선한 웃음. 으으 ㅠ____ㅠ
재중이형이 이렇게 내내 하이텐션이었는데, 이벤트 초반 토크에서 재중이형이 오늘 기분이 좋다고 언질을 주기는 했지만 뒤로 갈수록 텐션이 더더 올라서... 시아준수가 고개를 이케이케 꺾어서 재중이형한테로 얼굴을 들이밀며 상태를 확인하기도 하고, 믹키유천하고 나란히 재중이형 눈 앞에서 검지를 흔들~흔들하기도 했는데ㅋㅋ 그때 그 잔망스러웠던 손짓, 고갯짓.
아아, 또 그리고 다섯 번째 퀴즈가 닌텐도 CF에서 네 사람이 앉아있는 순서를 맞히기였는데, 추첨된 팬이 준수오빠, 유천오빠, 재중오빠라며 대답하니까 시아준수가 정말 의외라는 듯이 "놀라운 게 저희한테 오빠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라고. 그게 그렇게 놀라웠을까? ㅋㅋ
그렇게 다섯 번째 문제까지 퀴즈 맞히기가 끝나고 나서는 총 아홉 명을 새로 추첨하여 상품을 주었다(퀴즈까지 끝나고 나서는 더 없을 줄 알았는데, 조금이라도 더 여러 명에게 추첨 기회를 주기 위해 살뜰히 준비했다는 게 느껴졌다). 시아준수가 다섯 명을, 믹키유천이 세 명을, 재중이형이 한 명을. 이렇게 뽑혀 올라간 팬들이 선물을 받고 내려오기 전에, JYJ와 차례로 악수하는데 두 번째로 추첨되어 올라간 세 명의 팬들이 상품을 받고 악수를 할 차례에 마침 시아준수가 무대에서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 상황이 발생! 어딜 갔지? 화장실인가? 진행자인 허준 씨도 영문을 몰라 하는 중에 재중이형이 말하기를 "아 지금 준수가, 하필 준수가." 무대에서 발길을 떼지 못하는 팬들을 정말로 안타까워 하는 목소리로 "준수 손 느낌 되게 좋은데." 라고.... 오......
다행히도 몇 초가 지나지 않아 시아준수가 돌아왔는데, 알고 보니 화장실이 아니라 마이크 문제. 기다리던 세 명의 팬들은 야무지게 시아준수와의 악수까지 마치고 무대 아래로 유유히 퇴장하는데.. 재중이형의 그 이야기를 듣고 잡은 시아준수의 손의 느낌은 어땠을까? 좋았겠지.. 하지만 어떤 식으로 좋았을까.....
(+) 띵똥, 27살 동갑
여기까지 모든 이벤트가 마무리되고, 세 사람이 퇴장했다. 가장 좋았던 건 시아준수의 빵빵 터지는 웃음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이 웃기도 실컷 웃었고, 그렇게 예쁘고 신나하며 웃는 얼굴을 보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그 웃음이 그날 이벤트에서 내가 받은 가장 큰 선물이었다. 웃음치료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