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릿결을 따라 윤곽을 그리고, 목소리의 파동에 따라 음영을 넣는다.

가장 아름답고 선한 소리로(나비) 먼저 가장 아름다운 눈의 외양을 완성한다. 애틋하고 어여쁜 소리는(사랑숨) 애교살로 눈 밑에 도독이 얹어 놓는다. 속눈썹은 그리움이 가득한 소리로(Hello Hello) 처마 밑을 장식하듯 정성껏 새긴다.
살며시 손을 잡아오는 따듯한 목소리를(Love You More) 따라서는 상냥한 입매를, 선량한 자기애를 품은 잘 그려진 구형의 목소리로는(Musical in Life) 사랑스러운 입 끝의 곡선을 완성한다.

근원지를 알 수 없는 깊고도 고전적인 슬픔으로는(그 말 참 밉다) 둥그런 턱 끝을 만진다. 쓸쓸하지만 구심점 있는 소리로(나의 밤) 잘생긴 이마의 모양을 갖추고, 가장 익숙하고도 가장 낯선 목소리는(Reach) 변화무쌍한 머리칼을 올마다 새겨 넣는다.
훤칠한 콧등은 청명하고 경쾌한 소리에(License To Love) 이끌려 한 번에 그어 넣고, 소년의 내음이 여전한 개구진 소리로는(F.L.P) 어여쁜 광대를 어루만진다. 눈썹은 강단 있는 목소리를(Out of Control) 따라 한 올 한 올 찍어 넣는다.

그리고 끊임없이 말을 건네오는 조용하고도 힘 있는 소리로(꽃) 눈동자에 생명을 채워 넣는다.
마지막으로 몽환적이고도 위험한 소리를(X Song) 가득 모아 열브스름한 분홍빛이 감도는 살빛을 완성한다.

이렇게 하나부터 열셋까지 완성하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조화가 나타난다. 생명을 관장하는 신이 있어 이 과정을 거쳤다면 만족했을 거야. 그의 목소리를 똑 닮은 얼굴과, 그의 얼굴을 똑 닮은 목소리의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조화는 신조차도 절로 미소 짓게 했겠지. 매일의 내가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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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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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3.13

하나부터 열셋까지 다 사랑해, 모조리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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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3.13

일주일을 무사히 마무리해서인가, 오늘 새벽에 유난히 노래가 귀에 감긴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 가까이에서 오빠를 듣는 느낌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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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3.13

잘자요, 내 천사. 당신의 꿈에 사랑을, 평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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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3.14

그릴 수 있었다면 쓰는 대신 그렸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