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노래는 아니지만, 재작년 뮤지컬 발라드 콘서트에서 불렀던 곡을 준비해왔어요. 그때도 오늘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선택해서 공연에서 불렀었던 곡이지만, 오늘 이 자리를 통하여 꼭 이 곡만은 부르고 싶었어요.

역시 그랬다. 언어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노래로서 전하였던 그 마음, 역시 그랬었다. 짐작은 할 수 있었다. 그 노래 안에 담긴 마음을 처음 받아들었던 13년 12월, 그가 꼭 우리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것 같다 여겼어.
하지만 그는 짐작만을 허락하였을 뿐이다. 말해주지는 않았다. 오직 노래로 보여주었다.

그런 사람이다. 자신이 걷는 길을 그 스스로 오르막길이라 이름하게 되기까지 어떤 내색도 없었어. 함께 걷는 이들을 향하여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라 부르게 되기까지 그를 스쳤을 자통에 대한 작은 단서 하나 없었다. 외려 연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곡이라는 소개말로, 노래로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을 에둘러 삼켜버렸지.

그리고는 늘 그랬던 것처럼 이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서야 그때에 그랬었노라, 한다. 지금처럼 웃음기 어린 얼굴로, 행복의 눈물로 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고 나서야 사실 그때에도 오늘과 같은 마음이었노라, 한다.

그런 사람이야. 내가 좋아서 좋아하는 것인데도 자신을 좋아하는 나를 염려한다. 숨 가쁘지는 않은 지 물어온다. 상냥한 눈빛으로 보듬고, 마음 그 자체인 노래로 토닥인다.

그런 당신과 걷는 길이다. 그런 이 길을 내가 어떻게 감히 오르막이라 칭할까. 나는 그렇게는 부를 수 없다. 하지만 만약 오르막길을 고되고 험난한 길이라는 은유 외에 아름다움의 경지를 일컫는 말로 치환할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걷는 길의 이름이 될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럴 수 있다면,
이 끝나지 않을 오르막길 위에서 작은 마음이나마 온통 모두어 외친다.

사랑해. 어제만큼이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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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5.02

우리가 지나온 길엔 달콤한 사랑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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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5.02

이 노래가 오빠의 목소리를 통하여 처음 내 안에 스며들었을 때를 생각한다.

그리고 상상을 했어.

오빠가 이 노래를 들었을 가장 처음의 순간, 오빠 마음은 어땠을까. 내 마음과 같았을까. 

당신의 마음도 웃으며, 울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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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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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눈물은 모두 행복의 파편이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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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5.03

13년의 오르막길 https://youtu.be/-bsSNPWWOq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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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5.03

심장아, 정신 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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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5.03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에 이제야말로 vol.2 dvd 를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