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는 진실 reprise. 어제와 동일한 맥락이었던 오늘의 노래. 끌려 오는 듯하던 걸음걸이가 그 자신의 보폭을 되찾는 순간이었다. 스스로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는 행선지. 그 밤의 기이한 여정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읽어낸 얼굴이 결의를 머금었다. 이것이 네가 준비한 게임의 일부라면 어디 한번 해 봐. 그 끝을 지켜 봐 줄테니.


마지막 순간. 오늘밤 그 자신이 할 행동까지 이미 정해져버린 뒤라는 사실이 폭로된 후에도 지켜냈던 의연함은, 라이토의 위장죽음 후 위기를 맞이했다. 동요를 품은 눈동자가 목적지를 찾아 정처없이 흔들렸다. 먼저 왼손을 짚어, 자신ㅡ그 자신의 자유의지를 응시했다. 이어 총을 든 오른손으로 옮겨간 눈으로는 이번에는 인간의 의지를 무력화하는 살인병기를 바라보았다. 마지막으로 라이토에게서 멎은 동공에는 처음부터 예견했던 진실ㅡ키라가 담겨 있었다.

이제 총을 이리 내놔. 게임의 지배자를 자청하는 키라의 주문이었다. 내가 쏠 차례야. 이어지는 재촉에 그가 입술을 이죽이듯 앙 물더니, 부릅뜬 두 눈을 반짝였다. 그리곤, 마치 어림없다는 듯, 다시 한 번 라이토를 겨누었다. 키라에 대한 저항인 동시에 노트를 향한 도발이었다. 총탄이 실제로 발사되느냐 아니냐는 부차적인 문제였다. 이미 노트에 이름이 적힌 인간이 스스로의 자유의사를 실현하는 것 자체가 노트에 대한 도전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죽음을 앞에 둔 그의 마지막 선택이었다.

어느덧 '써진 대로' 운명을 마무리해야 할 시간. 여기까지구나.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두 눈이 고요하게 가라앉았다. 

최후의 순간. 한낱 종잇장 위에서 놀아나는 인간의 운명을 위한 흐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운명 위에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바라보았던 스스로를 위한 웃음이었다. 두 얼굴의 눈으로 그가 선언했다. 역시 나는 틀리지 않았어.

변함없는 진실은 그것이었다.



*


The Game Begins. 도입부의 끝음 처리는 사랑입니다. 위선'자야'. 십자가 '뿐'. 알지도 못하는 세상'을'. 멋대로 색칠'해'. 호기심과 즐거움을 머금은 웃음기 가득한 얼굴이 반전되는 순간ㅡ'구세주 행세를 하고 있어'도 사랑입니다. 찰나지만 날개 밑으로 감추어둔 본색이 엿보이는 것만 같은 얼굴이 돼. 

그리고 오늘 처음 보여준 표정. 이 세상의 규칙을 뼈저리게 '알려주지'에서의 자신감 가득하던 미소. 사르르 입가에서부터 볼로 번지는 그 미소가 눈부실 정도였다. 

고등학생의 선언 전에도 비슷하게 웃었다. 소리 없이, 온 얼굴로, 마치 키라를 눈앞에 둔 것처럼 씨익 웃다가 순식간에 그 표정을 거두고 무감해진 얼굴이 툭 던지듯 꺼내놓은 단서. '고등학생이야.'

(+) 스타카토♡ 그리고 오늘 역시 '주'게 되는 게임이야.


비밀과 거짓. 조사를 부탁하며, 특히 얼굴이 보도되었는지도 확인해달라는 대사 전에 잠시간의 쉼표가 삽입되었다. 이제부터 중요하다는 것처럼, 강조하는 침묵이었다. 

소이치로와의 듀엣. 마지막 소절에선 오늘도 소리 없이 웃음을 거머쥐었다. 라이토와의 1차 듀엣에서 바'로' 너야는 이 넘버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절이 되어간다. 

아, 류크. 라이토의 목소리에 돌아보는 표정도 이 넘버에서 정말 좋아하는 얼굴이야. 오늘은 무슨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처럼 상냥하지만 날카로운 눈빛으로 라이토를 돌아보았다.


정의는 어디에 reprise. '악'마의 본성. 그리고 키라가 정의라고, '착각하지 마.' 오늘 유난히 쏘아붙이듯이 빠르게 내뱉었다.


키라는 당신의 아들. 등장하며 브라우니 윗부분을 콕 갉아 물었다. 그리고 종아리를 긁적이며 오물오물! 으앙. 
유난히 좋았던 '엘이라고' 할 필요가 있을까요의 곡선. 

수사관의 세 번째 질문에는 소리 없이 짜증을 냈다. 말 정말 많군, 하는 것 같은 얼굴로 미간을 지그시 모으고 입술로 크릉! 하지만 대답은 상냥하게 마무리해주었다. 꼭 그들을 데리고 노는 것처럼. ㅋㅋ

의자에 앉아 두 번째 브라우니를 꺼내면서는 드물게 봉지 속에 넣었던 손이 버벅거렸당. 오늘 왜 이렇게 자꾸 귀여웠지. ㅋㅋ

깨달음의 아...는 오늘도 길고 깊었고, 추리의 톤은 마치 쉬폰 케이크처럼 부드러웠다. 다다다다 이어가는 억양은 비슷하였으나, 달콤할 정도로 독을 뺀 부드러움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어제의 나른함과는 분명히 다른 생기가 있었다는 게 신기한 점. 죽기 직전의 행동을 조종할 수 있다는 대목에서 브라우니를 콕 찍어 강조하는 동작에서도 어제의 나른함은 전혀 없었다. 

'아'들의 강세는 어제와 같이 유지. 

3퍼센트는 대단히 높은 수치에요! 하며 웃는데, 그 수치가 정말 마음에 든다는 얼굴이었다. 

이미 충-분히 놀라고 있어요, 야가미 국장님. 돌아보며 끌끌 웃음을 뱉어내는 얼굴은 꼭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아이고 아버님..


죽음의 게임. 요즘의 죽음의 게임은 두 손을 모으고 본다. 그가 앞머리를 동그랗게 말아 올리기 시작한 순간부터 주체할 수 없어졌어. 어떻게.. 한도 끝도 없는 그 귀여움을 비집고 나오는 잘생김이 눈이 부셔서. 귀여움과 잘생김이 협업을 떠나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자기주장을 하는데, 어떻게..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어.. 어떻게..

그 선의의 경쟁이 유난했던 부분은 돌출로 걸어 나오며 씩 웃었을 때. 라이토를 빤히 보던 고개의 각도를 정면으로 튼 후, 으쓱하듯 눈꺼풀을 가볍게 들어 올린 직후 머금었던 그 미소! 아아....


변함없는 진실. 사실들'조차'에서 안개처럼 흩트려지던 음성. 그리고 어느 부분의 깊은 저음. 받아들인다에서 도약하던 음. 대사처럼 한숨처럼 뱉어냈던 '증식을 하면.' 
그리고 경-계-선. 유난히 대단했던 압도적이었던 경계선. 
떠오르는, 드러내는에서 씨익 그려 넣었던 웃음까지. 

변함없는 진실은 이상할 정도로 늘 벅차오른다. 엘적으로, 동시에 시아준수적으로 멋지기 때문인가. 이상해. 무대에 압도되는 느낌 이상으로 그 순간에 흠뻑 빨려 들어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매번 반복된다. 공간 전체가 그의 소리가 되고, 그 소리가 전부 그 의식이며, 그것을 인지하는 나의 의식조차도 그 파편인 것 같은 순간이야. 


소이치로와 사탕의 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마침표를 찍고 뒤돌아 걸어가며 빙글, 또 한 번 빙글. 사탕놀이하던 손목이 슬로우모션처럼 눈에 박혔다. 


캠퍼스. 미사가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해? 그 즉시 웃기 시작하는 그는 '미사'가 아니지. 너잖아. 하고 받아치는 것만 같았다. 
나도 괴로워요. 오늘은 턱을 살짝 치켜세우며 눈을 감았다 떴다. 너라면 그렇게 해주겠니? 하듯이. 


취조신. 키라는 어떤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살해했나요? 어제와 같은 정색투가 아닌 사무적인 어조. 반면 라이트..? 직후 미사를 몰아가는 태도는 어제 이상이었다. 잡았어! 하는 것처럼 밭은 숨을 짧게 내쉬고는 달려들듯 질문을 쏟아냈다. 더는 대답하지 않는 미사를 비웃는 것처럼 내려다보며, 난간에 기대어 자세를 낮추는 동작은 오늘 꼭 그림 같았다. 강자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느릿하고도 기민한 몸짓. 이 모습이 어두운 조명 속에서도 너무도 선명하게 아름답게 느껴져서.. 거듭 되새기느라.. 소이치로와의 대립은 잘 기억이 안 난다...


*


오늘의 애드립:
치사빤슨가요?
맛있는데
이거나 드세요.
맥심 3월호에 나왔었죠? 비키니 입은 사진 보고 쌍코피 터졌어요.

분홍과 하양. 오렌지와 하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