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마지막 순간에서 눈물이 실제로 흘러내렸는지의 여부는 완전히 부차적인 문제가 되었다. 방울이나 줄기로 어느 쪽 눈에서 어느 방향으로 떨구어졌는지도 의미 없어졌다. 눈물의 존재 여부로 가늠할 필요 없이, 그가 울음했기 때문이다. 

울음이었다. 그 안에 환희나 기쁨, 후회나 자조와 같은 여러 감정이 삶의 파편처럼 녹아있을 수는 있어도 테두리는 울음이었다. 그 울음이 그의 대사를 삼키고, 호흡을 끊었다. 격하게 치솟는 감정에 꺼내려던 첫머리가 온전한 단어로 맺어지지 못했다. 부스러지는 발음과, 그 틈을 비집고 더욱 강하게 새어 나오던 울음. 

역시 나는 틀리지 않았어. 유언과도 같은 최후의 선언을 가까스로 마무리하자마자 곧장 죽음이 다가왔다. 또 한 번, 감정의 갈무리를 마치기도 전에 그의 시간이 멎었다.

귀를 때리는 총성과 함께 울음으로 빛나던 눈동자가 엉겁결에 맥을 잃었다. 덩그러니 떨구어져, 정처 없이 흔들리는 팔에서도 성급하게 달려든 죽음의 흉포함이 느껴졌다. 

그와 속도를 맞추지 않고 서둘러 다가온 죽음. 그마저도 인간의 덧없음을 표상하는 것만 같아, 나는 또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빠지고 말았다 (Fine). 


*


The Game Begins. 눌러 담아 자제하고자 하지만 숨겨지지 않던 흥분. 톡톡 튀어 오르던 사랑스러운 가성의 스타카토에서부터, 게임이야ㅡ에서 한껏 부풀며 쏟아져 내릴 것만 같던 동공. 그리고 어제 도입된 변화를 계승한 건방진 멍청'이', 착각에 빠졌'어'. 끝음을 미세하게 끌어올리는 것으로 노래의 느낌을 완전히 바꾸어 버린다. 

절정. 그야말로 게임의 시작의 약진이었다. 새 노래를 듣는 것처럼 비상했어. 게임! 주사윈 던져진 거'야아아아'

퇴장하면서는 오늘도 고개에 회전축을 두어 휙. 부드러우나 회전축이 눈에 훤히 보이는 움직임으로. 


비밀과 거짓. 류크와 그가 같은 시야에 잡히는 자리였어서, 오랜만에 두 사람이 동시에 라이토를 돌아보는 모습을 보았다. 언제봐도 좋은 타이밍의 일치. 

소이치로와의 듀엣. 마지막 음절. 유난히 길고 강하게 끌었다  
마지막 듀엣. 그의 단독 소절. 거짓말과 비밀을 자유롭게 이용하여ㅡ직후 얕지만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웃음을 한숨에 뱉어냈다. 얼굴로 모여든 흥분이 웃음에서도, 노래에서도 가득 느껴졌다. 


정의는 어디에 reprise. 사이코패스는 어제보다도 강해져서, 정복해버려 ver.2 를 연상케 한다. 진정한 정의란 과연 무엇인'지'의 끝음도 장난 아니었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소리를 끌어올렸다 내리찍는 파워! 물러날 마음도, 봐줄 생각도 전혀 없어 보였던 팽팽한 대치. 


키라는 당신의 아들. 소심쟁이 수사관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극 중 유일하게 그에게 인간적인 리액션을 보여주는 사람이야. 오늘의 엘은 쌍방향의 반응이 존재한다는 것에 다소 놀란 듯, 잠시 멈칫했다. 곧 본연의 페이스를 되찾고 소심쟁이, 라 받아쳐 주었지만. 
엘의 동요 아닌 동요는 이어지는 추리의 대사 톤이 빠르고 높았던 것에서도 느낄 수 있었어. 주의를 환기하듯 첫머리를 높이 짚은 음이 문장을 따라 내리막길을 타고 이어졌다. 덕분에 어제와는 또 전혀 다른 대사 톤이 탄생. 

저도 야가미 라이토가 키라가 아니길 바랍니다ㅡ야가미 라이토가 키라임을 선언한 후, 술렁이는 수사관들 사이에선 오늘도 웃음을 숨기지 않았다.


변함없는 진실. 나의 무의식ㅡ에서부터의 저음! 끝음에 꼭 저음을 덧칠하는 것 같던 섬세함! 빠져버렸다면에서 1차로 도약, 받아들인다에서 2차로 완연히 도약하였던 노래. 그리고 찾아낸다 (씨익)ㅡ횡단 추리로 이어지던 유려함. 증식을 하면, 본체를 밀어내고, 정복해버려의 삼단 쐐기까지. 

그리고 역시 절정. 거짓과 진실의 경계를 포착해 사느냐 죽느냐 갈리는 경-계-선. 오늘은 경계선이 아닌 거짓과 진실의 포착에서 눈맞춤을 이루었다. 살짝 음영진 얼굴에서 결코 그림자 지는 법 없이 형형히 빛나는 두 눈이 골대를 찾아 겨누는 것처럼 내가 보는 시야로 날아와 꽂혔다. 현실과 허상을 오가는 혼돈 속에서 거머쥔 확신으로 단단하게 반짝이는 눈동자가 꺾인 돌출의 짧은 거리를 횡단해오는 그 잠깐 동안이 억겁처럼 느껴졌다. 이대로 시간을 멈추어도 좋아, 속삭였는데.. 경-계-선은 실로 시간을 멎게 할 정도의 파워를 분출해냈다. 

그래 좋아 인정하지. 그 모습을 드러내는 너의 존재. 비현실과 허상의 경계를 넘어 상식 바깥의 미지를 향해 가감 없이 돌진하는 그의 모습은 꼭 보이지 않는 날개를 단 것만 같아, 멋있으면서도 안타까워졌다. 그 날개가 당신을 어디로 인도하는지 아나요? 더욱 기묘했던 건, 비척비척 퇴장하는 걸음걸이에서 운명의 결론이 예정해둔 것을 그 자신도 각오하고 있는 것만 같이 느껴졌던 것. 


소이치로와 사탕의 신. 모키 형사의 비보를 전하며 오늘은 두 번 웃었다. 이제 그건 힘들겠네요, 소이치로의 말을 끊고 서서히 허리를 일으키는 순간 한 번. 소이치로를 돌아보고 순직을 알리기 직전에 한 번. 입꼬리를 부드럽게 올려 살짝만 미소 지어 보였다. 


테니스 시합. 경기에 집중해야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는 굉장히 생소하고도 처음 듣는 톤. '경기'에선 분명 정색을 했는데 집중해야'지' 즈음에선 사근사근해져서 언뜻 웃음기와 약 올림이 공존하였던. 


캠퍼스. 제2의 키라라는 증거가 있거든요. 어제에 비하면 다소 약하였으나 역시 평소보다는 강하게! 도장을 콱콱 찍어내는 것처럼 단서들을 나열한 후의 마무리는 언제나처럼, 실빱!


취조신. 말투가 또 새로워졌는데.. 하나를 앓고 나면 다음이 오고, 다음을 앓고 나면 또 그다음이 온다.
라이트...? 그럼 사신은? 형사를 죽였잖아요. 라이토를! 도와줬잖아요. 그제 어제처럼 꾸짖거나 윽박지르는 톤은 거의 사라지고, 구슬려내는 듯한 묘한 부드러움과 유혹적인 톤이 되었다. 은근하고도 나긋나긋. 


마지막 순간. 노트를 향해 다급하게 다가서서, 멈칫. 라이토와 노트을 한 번 번갈아 보고는 검지와 중지를 허락했다. 이윽고 그 모습을 드러낸 존재의 연결고리ㅡ사신, 노트, 키라ㅡ앞에서 무척이나 선명하게 기뻐했다. 역시 네가 키라였어! 웃음으로 거의 문장의 마디를 이루었을 정도로. 
앞서 라이토의 착각을 질타하는 음성은 어제보다도 더 강했다!!!

모든 게 끝났음을 선언하는 순간에는 코끝에서부터 기인하는 것 같은 훌쩍임을 들었다. 여기서부터 울음이 고이기 시작했던 걸까. 확신할 순 없지만 평소 이상으로 촉촉했던 것은 분명. 

라이토를 재차 겨누며, 노트에 써진 대로 된다는 말에 가장 번져들었던 호흡. 죽음을 목격하고, 받아들이며 그의 얼굴 위로 스며들던 '끝'. 

최후의 순간. 스스로에게 총을 겨누게 되었을 때의 고개 각도가 점점 낮아지는 요즘. 어스름에 잠긴 그의 얼굴을, 그 안에 스며들고, 스쳐 가는 표정들을 샅샅이 살피기 다소 어려우나 오늘은 표정에 갈음할 강력한 단서가 있었다. 소리. 섧을 정도로 애처롭게 뱉어지던 울음. 

이후는 처음으로 (Dal Capo). 


*


오늘의 애드립:
치사빤슨가요?
소심쟁이
이거나 드세요. 
맥심 3월호에 나왔었죠? 비키니 입은 사진 보고 쌍코피 터졌어요.
샛노랑, 오렌지. 

댓글 '4'

타코야끼

15.08.14

오늘이 정말 대박이였대요! ㅋㅋㅋㅋㅋ 비키니입은 사진 보고 애국가 4절까지 불렀어요..ㅋㅋㅋ어떡해요ㅠㅠㅠㅠㅠㅠ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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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8.15

오늘의 애드립은 엑스송을 생각나게 해서 반가웠어요. ㅋㅋ 내일은 과연 어떨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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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8.15

윤감독님이었다면 동해물과 백두산이ㅡ춤사위 한 자락 보여주셨을지도 모르는데, 샤엘이라 아마 그건 어렵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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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8.15

아, 혹 막공의 애드립은 양 몇 마리가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