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6 01:01 연꽃

2월 5일의 공연. 마지막 왼블이었다.

2016.02.06 01:05 연꽃

마치 벌써 막공을 맞이한 기분이야. 내가 사랑하는 각도의 팔 할이 왼블에 있었으니.

2016.02.06 01:27 연꽃

Solitary Man에서 촛불을 집어 드는 노백작님. 첫공 때 유난히 뽀각 소리를 내며 뽑혔던 촛불과(요즘은 너무 스무스하여 왠히 아쉬워), 엉성하고도 서투른 손가락으로 그것을 감싸 쥐던 각도의 노백작님. 미스터 하커! 일갈하며 되돌아보는 노백작님. 


Fresh Blood에서 E에서 A로 무대를 가로 횡단하시는 노백작님. 용암이 차오르듯 끓는 갈증으로 한 걸음 한 걸음 A를 향하여 걸음하시는 순간의 노백작님. 그 걸음마다 소리와 카타르시스가 증폭되는 황홀경을 선사하시는 노백작님. 마침내 A와 B가 만나는 지점에 이르러서는 두 팔을 벌리고 빙그르르 한 바퀴 돌며 더없는 위엄을 자랑하시는 노백작님. 이 찰나의 영원과도 같은 런웨이의 노백작님.

되찾은 젊음 이후, '피'를 감탄처럼 내뱉으며 (객석 기준) 왼쪽 날개의 뱀파이어 슬레이브를 내려다볼 때의 백작님.


윗비베이에서 마침내 미나와 재회하는 젊은 백작님. 미나를 바라보고 서있기에 왼쪽의 시야로 볼 수 있는 모든 정면의 얼굴의 백작님. 특히 "네, 영국에는 처음 방문합니다." 할 때의 너무도 신사다운 얼굴의 백작님.


She에서 엘리자벳사를 돌아보며 아득한 옛 사랑의 얼굴이 되는 왕자님. 엘리자벳사의 두 손을 꼭 잡고 순결한 사랑을 영원토록 맹세하는 왕자님. 행복한 날들도 잠시뿐,의 살포시 찡그려지는 미간의 왕자님. 지옥의 밤을 보내고 다시 엘리자벳사와 포옹을 나누는 왕자님. 죽어가는 그녀를 부여잡고 울부짖는 왕자님. 이때, 마치 영혼의 지푸라기라도 잡듯 애처롭게 그녀의 어깨와 팔을 끌어안고 울음하는, 좌측으로 살짝 비켜난 각도에서 바라볼 때 볼 수 있는 웅크린 전신의 왕자님.


Loving You Keeps Me Alive에서 해돋이를 불러일으키는 백작님. 내 허무한 삶의 유일한 빛에서 무릎으로 무너지는 백작님. 새벽을 향하여, 결국 털썩 주저앉고야 마는 백작님. 미나의 결혼식에 안돼, 안돼,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멀어져가는 백작님.


Mina's Seduction에서 도입부의 백작님. 흐릿한 안갯속에서 고민하는 미나의 일거수일투족에 눈썹으로 반응하는 백작님. 영원한 쾌락을 속삭일 때 눈썹으로 경련하며 그녀를 유혹하듯 설득하듯 온마음으로 진심인 백작님.

It's Over에서, 왼쪽의 시야로 가장 그림 같은, 총알에 피격당하는 순간의 백작님.


The Longer I Live에서 무너진 성벽 기둥을 오르며, 왼쪽의 시야로서는 점점 더 높은 고지로 멀어져갈 때의 백작님. 더 높이, 더 멀리 오를수록 아득하게 메아리쳐 돌아오는 소리와 차오르는 회한의 백작님. 계단을 내려오며 관 뒤의 그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의 백작님.


Loving You Keeps Me Alive reprise의 백작님. 반헬싱이 사라진 무대의 왼쪽을 향하여 고개를 떨구고, 울음으로 번져가는 노래를 가까스로 머금는 순간의 백작님.


At Last에서 폐허 된 성의 기둥 사이로 슬며시 모습을 드러낼 때의 백작님. 그리고 이어지는 At Last의, 왼쪽에서 바라볼 수 있는 모든 정면의 얼굴의 백작님. 십자가를 내던지고 다가오는 미나에 뒷걸음질하는 얼굴과, 정말 나와 함께 가겠어요? 묻는 얼굴의 백작님. 스스로 그녀에게 죽음의 칼을 내미는 백작님. 차가운 암흑 속의 저주받은 영혼을 울부짖는 순간의 백작님.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관을 일으켜 세우는 뒷모습의 백작님.

그리고.. 관 속에 잠겨 상체만을 내민 채 그녀와 마지막 입맞춤을 나누는 옆모습의 백작님.

2016.02.06 01:32 연꽃

써놓고 보니 더 슬프잖아. 이 전부를 다시 볼 수 없다니.

2016.02.06 02:45 연꽃

울적한 마음도 잠시뿐. 황홀한 기억들이 덮쳐.

2016.02.07 17:26 연꽃

마음이 일렁일렁하여 큰일이야.

2016.02.07 17:48 연꽃

재연 기간 동안 가장 많이 흥얼거린 노래는, 문득 생각해보니, 미나의 유혹.

2016.02.07 18:30 연꽃

뭔가를 쓰려고 앉기만 하면 기분이 너무 좋아..

2016.02.07 19:31 연꽃

6일 낮공의 오대오. ㅋㅋㅋ 오대오. ㅋㅋㅋㅋㅋㅋㅋ 크게 소리 내어 웃을 거양!!!!!!

2016.02.07 22:44 연꽃

듣는 것도 거의 프레시 블러드와 미나의 유혹을 듣는 듯.

2016.02.08 18:20 연꽃
오늘 다 좋았는데 프블을 잊을 수가 없다.
2016.02.08 18:31 연꽃
14년 9월 2일의 프블이 재연의 반쪽을 만났구나.
2016.02.08 18:33 연꽃
사실 2월 9일 거꾸로 해서 9월 2일의 다른 얼굴이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오늘. ㅋㅋ
2016.02.08 18:34 연꽃
오대오는 단 하루의 신기루였던 걸까.
2016.02.09 11:41 연꽃
잠자는 숲속의 왕자님 같은 시아준수 http://me2.do/F7O7ZN3p
2016.02.09 13:13 연꽃
마지막 세종 가는 길.
2016.02.09 13:18 연꽃
화창하구나.
2016.02.10 00:53 연꽃

다녀왔습니다.

2016.02.10 00:56 연꽃

오늘은 울지 않았다. 요즈음의 당신은 늘 드라큘라를 내려놓은 자신의 얼굴로 웃어주곤 하였을 뿐 아니라, '꼭 다시 만날 거라 믿습니다.'라 하였던 그 말이 어쩐지 우리의 약속을 향하여서도 유효한 문장이리라는 생각에. 오늘은 당신을 웃으면서 보내주었어.

2016.02.10 00:56 연꽃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거야.

2016.02.10 00:56 연꽃

그때까지 안녕, 사랑하는 나의 백작님.

2016.02.10 01:35 연꽃

오늘의 시아준수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2016.02.10 14:32 연꽃

그래도 이별은 서글프다.

2016.02.10 14:35 연꽃

머리가 마음을 이기지 못해 당신이 그리워

2016.02.18 04:18 연꽃

그를 다시 만나기까지의 400년 동안 그녀는 몇 번이나 환생을 하였을까.

2016.02.19 01:28 연꽃

~열흘에 걸쳐 (일단) 음성편집 완료~

2016.02.21 02:05 연꽃
이제 앨범아트 입혀서 스마트폰에 넣어야징. 그러면 백작님, 우리 이제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거예요.
2016.03.05 00:02 연꽃

500일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600일이라 하네요 백작님.

2016.03.06 23:51 연꽃

“최근 작품 중에는 <드라큘라> 초연이 있어요. 이 작품은 진짜 힘들었던 게, 해외에서 그렇게 흥행한 작품도 아니고, 저희는 논-레플리카 방식이라 해외 버전에서 많이 바꿔서 공연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혼선이 많았죠. 또한 작품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면서 여러 가지 부담이 많았어요. 작품내용은 스토리의 개연성보다는 캐릭터에 치중한 작품인데다가 드라큘라가 미스테리한 부분을 가지고 있어서 이 부분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런 난관들 때문에 배우들끼리 모여서 3주간 대본 분석만 했고 이 과정에서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눴던 작품이에요. 사실 초연 때 첫 공을 올리고 나서 환호를 해야 하는데, 다음날 배우분들에게 너무 죄송했지만 아침에 모여서 회의를 했죠. 엔딩에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다가 엔딩을 바꿔서 리허설을 해봤어요. 엔딩에 대해 두 세 개의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논의하다가 결국 첫 공 버전이 최상이라고 판단해서 그냥 가기로 결정했죠. 초연 때 관객분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서 엔딩을 바꾸는 것에 부담이 많았는데, 이번 재연 때 그렇게 바꿀 수 있었던 것은 초연 때 깊은 논의와 리허설 과정이 있었기 때문인 거 같아요.”
제작피디 인터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