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많이 우는 그라서 ‘많이 울었다’는 말을 언제부터인가 할 수 없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울었던’ 낮의 도리안 그레이. 가끔 당신이 이렇게 임계점을 넘은 감정의 격풍으로 다가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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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공의 도리안 그레이. 어제와 같은 두리번거리는 시선은 없었다. 대신 울음을 삼키는 호흡을 들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내쉰 울음의 호흡들이 어제의 그 시선만큼이나 아팠다.
 
무엇보다.. 이렇게 눈물범벅인 노래인 적이 없었다. 울음으로 웃음하는 소절들ㅡ나 싱그러웠던, 나 밝게 빛나던ㅡ에도 웃음을 밀어낼 정도로 눈물이 많았다. 호흡은 물론 노래에까지 스민 울음이 그를 흠뻑 덮친 채 놓아주지 않았다. 울음의 파도에 쓸려, 힘겹게 걷는 모습이 아팠다.
 
10월 8일의 고조를 이어가는 노래는 그 울음 탓에 평소보다 빠르고 강한 격정을 맞았다. ‘예뻤겠지'에서 토해지던 섧은 회한이 그랬다. 과거형의 문장이 사무치는 듯 어쩔 줄 몰라했다.
 
뿐 아니야. 초상화를 향하여 횡단하는 내내 울음 반 노래 반인 그였다. 어미가 온전하지 못했다. 입술이 파들파들 떨렸고 발걸음이 정처 없었다. 간신히 도달한 빛바랜 초상화 앞에서는 결국 무너졌다. 덜덜 떨리는 손이 이젤의 받침대에 조심스럽게 닿는가 싶더니, 격정을 누르지 못하고 이젤 위의 바랜 종이를 거슬러 올라갔다. 그 찬란하였던 빛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은 자신의 얼굴에 닿아 울었다.
 
더는 없는 순수의 끝은, 죽음. 칼날로 목을 그어낸 그가 터덜터덜 곤드라지는 걸음으로 몸을 가누다 끝내 쓰러질 즈음. 쓴웃음 같은 빛이 얼굴을 스쳤다.
 
푸른 핏줄 심장을 뚫고 날 깨운다
매우 옅은 목소리였다. 생의 감각을 놓아버린 것처럼. 죽음에 잠식된 것처럼. 입술이 아니라 육신에서 고동쳐 나오는 소리 같았다.
붉은 피가 내 몸을 다시 일으킨다
모든 것에 종말을 고한 육신이 기었다. 양팔로 먼저 비척비척 땅을 짚고, 무너지는 무릎으로 기었다.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는 육신의 겨우 한 발치 나아가 그 자리에서 굳었다. 두 눈이 확장되는가 싶더니, 기어코 어제와 같이 미소를 그렸다. 황금 빛깔을 보며, 아름다운 소년을 그리며.
 
그러나 울음의 '다'로 되돌아간 최후의 순간에는 결국 혼자였다. 언제나와 같이 외로운 죽음이었다.
그 모습이 더는 서럽지만은 않은 것은, 구원을 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없었기에 가능하였던 구원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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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주곡
밤공. 피아노에 음을 맡긴 채 웃는 얼굴♡
 
2. 배질의 화실
액자 틀에 도달하여 멈추어 선 얼굴이 정말 아름다웠다. 그 표정을 뭐라 해야 할까. 아름다움이 가장 알맞은 조화로 모여 있으면서도, 그것을 의식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순결한 아름다움이었다고 하면 될까.
 
헨리 워튼이 남기로 한 후, 배질을 잠시 짚고 가는 시선은 대체 왜 이렇게 늘 간지러운지. 그래서 자꾸만 쓰게 돼.
밤공에서는 ‘배질?’ 어미를 살포시 올려 담는 발음이 정말 선했다. 무척 예뻤어. 꼭 잘라서 다시 들을 것.
 
3. 찬란한 아름다움
오늘의 경탄은 콧등에 뭉쳤다. 빚어내린 콧날의 끝에 헨리 워튼이 펼쳐준 신세계에 대한 경이가 뭉게뭉게.
 
그리고 무엇이 기다릴까와 겹쳐지는 동선이 선사한 기묘한 감각. 무엇이 기다릴까에서는 그가 배질의 둘레에서 반원을 그리며 속삭이지. 찬란한 아름다움에서는 헨리 워튼이 그의 위성을 자처하며 열과 성을 다해 속삭인다. 그의 둘레를 감싸고 도는 헨리 워튼의 모습 위로 2막의 그가 겹쳐지는 감각이 더없이 오묘했다. 두 넘버가 마치 데칼코마니로 그린 나비의 양 날개가 되어 내 안에서 팔랑이는 것 같았다.
‘유혹을 없애는 방법은, 그 유혹에 굴복하는 거예요’는, 이 교차점의 절정.
 
4. 아름답게 멈춰버린 나
그에게 조금 더 기뻐할 시간을 주면 안 되었던 걸까. 아름다움에 대한 자각이 5초나 되었을까. 그렇게 곧장 그에게 ‘사라져 버리는 거야’라 속삭이면, 어느 누군들 상실감을 느끼지 않을까. 타이밍도 잔인한 헨리 워튼 같으니.
밤공의 아름답게 멈춰버린 나ㅡ는 특히나 정말 좋았는데, 무엇보다 배질을 마주하고 노래할 때의 소리가. 깊은 상실의 음성.
 
5. 당신은 누구일까
‘그녀가 연기하는 줄리엣을 보면 헨리도 분명 좋아할 거예요.’
초반 헨리 워튼과의 대화에서 순간적으로 성별이 구분되지 않았다. 원체 유별한 목소리인 걸 아니까, 그래서 굳이 남성적이라든지 중성적이라든지 하는 성별의 범주로 가두기보다 그저 ‘시아준수의 목소리’라 표현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오늘은 정말이지.. 그 어느 성의 범주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목소리였다. 이것을 일러 ‘중성적’이라 한다면, 이보다 알맞은 표현은 없을 것.
 
밤공. 도입 솔로파트. 목소리가 정말이지 향긋했다. 사랑의 지저귐이 이런 걸까. 아름답고 선량하며 달콤한 목소리.
 
애드립은 낮공에서는 뱃 보이.
밤공에서는 헨리! 정말 그렇게 안 봤는데 (울먹울먹). 그리고 잠시의 뜸을 들인 후 헨리 워튼의 입술에 검지를 가져다 대며, 노코멘트.
 
6. 최악의 줄리엣
팽! 난간을 내려치고 더한 강세로 팽!! 몸을 묻는 그가 돌아왔다. 으으 귀여워. ㅋㅋ 낮밤 모두 앨런을 톡 쳐서 깨우는 소리가 들렸던 것도 귀여워.
'추해'에 직격탄을 맞는 얼굴도 오랜만. 늘 그를 속상하게 하는 대목이기는 하지만, 낮공에서와 같이 미간이 일순간이 일그러지며 불쾌감을 드러낸 건 오랜만이야.
 
오늘은 머리카락이 마이크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고개를 한껏 뒤로 빼어 시빌 베인으로부터 멀어져갔다. 질색하던 그 얼굴. 낮밤 모두. 어제 좋아하는 우연한 디테일이라고 썼는데, 마치 그 마음 안다는 듯이 이제는 아예 디테일로 끌어온 것만 같아서 반가웠다.
 
7. 찬란한 아름다움 reprise
배질에게 의지하여 울먹울먹하는 그렁그렁한 눈을 오래오래 보았다. 고개를 빨리 들기 시작하면서 볼 수 있는 이 얼굴이 너무 좋네♡
그렇지만 그녀는 이제 살아날 수가 없어요! 낮공의 대사가 정말 좋았다. 밤공에서는 두 번째 '제가 시빌 베인을 죽였어요.'의 먹먹한 발음이 좋았어.
 
시빌 베인의 죽음이 드리운 초록빛 조명에서 찬란한 아름다움의 보랏빛 조명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그는 심장을 조이면서도 황홀하게 한다. 헨리 워튼의 퇴폐주의에 완전히 감화되어 '이어서' 부르는 찬란한 아름다움에 이르면.. 완연하게 번진 다홍빛 조명 아래에서 빛나는 그 모습은 더더욱 양가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켜. 어그러진 아름다움이 바로 이런 것이겠지.
 
8. 1막의 또 다른 나
밤공. 거침없이 긁는 소리 대신 다시금 향기로운 소리가 돌아왔다.
 
9. Against Nature
오늘도 낮밤 모두 스르륵 미끄러져 내려와 두 무릎을 꿇은 로미오. 아름다운 슬라이딩♡
그리고 절정의 소절에서 자꾸만 맺히는 웃음들. 심지어 밤공에서는 그 웃는 얼굴로 흘려내었던 '검은 유혹'의 목소리. 한 팔로 허공을 가르며 검은 유혹을 음미하는 것 같던 얼굴이 매우 아름답고 옅은 소리를 자아냈다. 다시 들을 수 있었으면.
 
그리고 스모그.. 제발. 나의 죄악에서 아예 눈이 안 보였어. ㅜ 이러지 말자.
 
10. 넌 누구
들을 때마다 생각하지만 도입부의 넌 누구는 꼭 무반주로 듣고 싶다. 음을 수놓는 소리만을 정면으로 맞고 싶어. 감탄스러우니까.
그리고 새로운 소리. 오늘의 쇼팽에서 처음으로 허락되었던 구둣발 소리. 문을 쾅 닫아걸고 난간에 기대어 허리를 펴며, 한 숨 돌리겠다는 듯 탁! 바닥을 찍어 눌렀던 소리! 와, 또 들을 수 있을까.
 
11. 무엇이 기다릴까
유난히 아름다웠던 가운 자락. 계단을 쓸며 내려오는 황금빛 자락이 꼭 뱀의 꼬리 같았다.
 
'보여드릴 수 없다구요'는 낮밤 모두 정색조. 이렇게 웃음기 없이, 특유의 살랑살랑함과 장난기를 빼고 정색하는 투는 처음이야.
하지만 장난기는 곧 돌아온다. 배질을 조롱하는 것 같은 웃음소리가 아름다운 타격을 이어갔지. 깔깔 웃으며, 연기를 쏘아대며. 오늘은 심지어 손을 떼고 입으로만 담배를 문 얼굴이 고개 들어 허공을 쏘아보기도 했다. 배질의 존재는 염두에도 없이 자신의 쾌락에 몰두한 얼굴이었다.
배질에게 연기를 쏘아보이고 나서도 웃었는데, 어느 때보다 명확하게 깔깔 소리가 육성으로 들렸는데! 여기서도 그의 마이크를 켜주었으면.. 크게 듣고 싶다.
밤공에서는 위를 향하였던 고개가 뻐끔뻐끔 연기를 흘리다가 그대로 고개를 내려 배질에게로 뿜어냈다. 고개가 빙그르르 내려오는 동안에도 연기가 따라 뿜어지며 부드러운 반원을 그렸지. 그림 같았다.
 
무엇이 두려워서ㅡ에서의 태도 변화. 뭐랄까.. 가만있자아 가만있자아아아아! 로 끌어낸 생각을 곧장 실천에 옮기는 시점이 그가 이 대사를 꺼내는 시점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여겨질 정도로 분명하게 태도를 바꾸는 그. 유혹의 본격적인 서막을 여는, 얼핏 결연해 보이기도 하였던 대사.
날 사랑했던ㅡ은 오늘 두 눈을 지그시 감고 고개를 위로 올려, 빙그르르 옅게 돌리며 말했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음미하듯이.
 
네가 느끼는 고통 나도 느끼고 있으니까ㅡ에서 내색하지 않고 굳었던 눈이 배질이 정확히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다시 스르르 웃기 시작하는 여기 이 부분의 섬세함은 정말 최고야. 확인 후의 유혹에 박차를 더하는 강약은 또 어떻고. 더욱 아름다운 소리로, 더한 교태로 노래해. 영원한 삶 선사한 또 다른 나ㅡ더는 없는 아름다움이 성스러울 정도로.
 
찬란한 아름다움은 어제와 같이 28일 퇴폐의 절정.
 
그 유혹에 굴복하는 거예요, 배질ㅡ로 쐐기를 박고 배질을 쓸어내리는 손가락이 배질의 손끝에까지 닿으면, 눈물 날 정도로 짜릿해. 흑흑.
 
12. 또 다른 나
밤공의 진폭. '나'에서 울리는 가득한 소리. 엄청났어. 공연장 전체가 그의 울림통이 되어 그의 소리를 받아내는 것 같았다. 나조차도 그가 빚어내는 음의 진폭에 포함된 존재 같이 느껴졌을 정도.
 
13. Life of Joy
배질과의 실랑이에서 어제도 붕 솟은 두 발을 보았지. 오늘도 허공에서 머무는 두 다리를 보았다. 놀라워. 이게 어떻게 가능한 원리이지?
 
배질을 대하는 그도 거칠지만 배질도 그에 맞추어 강해진다. 오늘은 배질의 기세가 그를 거의 따라잡았거나 웃돌 정도로 강했다. 특히 밤공에서 삶의 두 얼굴을 찍어내는 그를 향하여 달려들다시피 한 건... 갑자기 나의 시야로 치고 들어오는 존재에 깜짝 놀랐네. 그렇게 달려들어서 그의 어깨를 움켜쥐고 한참 뒤로 내팽개쳤는데, 저 멀리로 날아간 마른 몸이 팽개쳐졌을 때의 힘만큼이나 강한 기세로 팽그르르 돌아서는 사이에 금세 따라붙어 코앞에서 똑바로 마주 보는 기세까지 내내 강했다.
낮공도 만만치 않았지. 마지막 대치에서 그가 배질을 지나쳐 성큼성큼 걸어가는 차례에서 서로 어깨가 탁 닿았는데, 시각적으로 매우 어깨빵.. 적인 느낌에.. 깜짝 놀랐넹..
 
14. 너를 보낸다 reprise
베/푼/거/예/요ㅡ에서 이어지는 웃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실성한 사람처럼 내뱉는 그 웃음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이 교차하는지 몰라. 배질도 그랬겠지. 그래서 떠난다는 결심을 더욱 굳힐 수 있었겠지. 하지만 비겁하지 않은가. 헨리 워튼이 있기 전에 이미 그에게 원죄가 있는 것을.
그도 그런 울분이었을까. 하, 다신 날 보지 않겠다고? 의 한숨에 어이없어하는 정색이 담겨 있었다. 밤공에선 조금 더 강했다. 기가 찬듯해보였어. 심지어 대사를 하기 전에 한쪽 발을 쿵, 내리박기도.
그리고 쐐기를 박는다.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않았던 영혼의 비밀을 스스로 드러내면서까지 배질을 압박한다. 떠나지 못하도록. 이 고통, 나누어 갖도록.
 
그런데 배질. 낮밤 왜 이렇게 화를 내요?.. 저 그림이 너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하면서 엄청 강하게 쏘아붙이는데.. 바락바락 울려 퍼지는 소리에 내가 다 서글퍼졌다. 왜 그렇게 그를 몰아가는 거야. 그는 그런 반응을 바라고 모든 것을 드러내 보인 것이 아닐 텐데. 그가 바라는 건 그런 게 아닐 텐데.
 
수세에 몰린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두리번거리다 뒷걸음질 치는 얼굴이 시선 둘 곳을 몰라했다. 휘청휘청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몸이 소파에 부딪힐 듯 위태로웠다. 그리고 마치 지푸라기를 잡듯, 찾아온 손안의 칼. 진작에 말을 잃은 그와, 그의 손안에서 빛나는 날카로운 것에 말을 잃은 두 사람의 침묵이 방 안에 무겁게 가라앉았다.
 
칼은 계속 내던진다. 이제껏 내가 이런 끔찍한 걸 손에 들고 있었단 말이야? 하는 듯이.
 
배질에게로 무너지기 직전 울음이 고이는 얼굴은 밤공에서 조금 새로웠다. 일렁이는 두 눈이 곧장 무너지지 않고 잠시 방황했어. 자신이 저지른 일을 두 눈으로 더듬어 살피며 질려가는 얼굴이 또렷하게 보였다. 무너지는 것은, 조금 더 나중의 차례였다.
 
15. 앨런의 죽음
밤공. ‘계약서’에서 갈라지던 소리. 잘라서 들을 것.
 
16. 사라진 아름다움
배질이 살해당했을 거라는 생각ㅡ이 돌아왔당♡ 어제는 어제만의 감정이었나 봐. 는 낮공의 이야기. 밤공에서는 어제의 변화를 이어갔다. 살짝 조바심이 느껴지는 추궁조.
 
난 실패했어. 헨리 워튼의 소절들에서 고개를 떨구는 그를 보았다. 곤들어박힌 고개에서 눈물이 똑똑 떨어졌다. 어두운 공간을 가르는 젖은 물방울이 선명하게 보였다.
 
조여오던 내 심장. 깊은 고통. 늘 호소하는 그였는데 오늘은 서러움이 컸다. 섧게 우는 얼굴이 성큼성큼 헨리 워튼에게로 돌진하더니 그의 양어깨 부근을 움켜잡았다. 꽈악 쥐고 놓치지 않겠다는 기세로 매달린 그 손, 아, 오랜만. 이렇게 처절하게 매달리며 울고 서러워하는 그는 처음.
밤공에서는 거의 멱살을 잡는 수준이 되었다. 피할 수 없는 숙-명의 마무리 소절에 이르러서는 더욱 세게 움켜잡기도.
 
헨리 워튼에 의해 돌려진 얼굴에 지그시 눈을 감고는, 그 상태로 고개를 들어 숨을 삭였다. 울음을 삼키듯 조금씩 고요해지는 가슴은, 그러나 진정할 새가 없었다. 곧장 다락으로 향하는 헨리 워튼 탓이었다.
 
넌 더 이상 아름답지 않아.
혼자 남겨진 뒷모습이 가만히 손을 들어 얼굴의 울음을 훔쳤다. 낮공에선 두 번, 밤공에서도 한 번.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저 울음을 닦아내는 뒷모습이 눈에 아렸다.
 
17. 도리안 그레이
밤공의 도리안 그레이. 밤공은 낮공보다는 의연했다. 10월 8일의 고조를 따르지 않고, 낮공보다는 의연하였던 웃음이 '더이상 남아 있지 않아'까지 번져있었다. 감정이 치밀어 오른 대목은 '도대체 누군가'에서. 이것을 10월 15일의 회한이라 부를래.
 
 
(+)
배질의 화실. 낮공에서는 홀-워드라고 불러줘. 밤공에서는 배질 홀워드라고 끝까지 불러줘.
최악의 줄리엣. 밤공. 브랜든 부인의 ‘배질이 안 온 건 탁월한 선택이었어.’에 앨런의 대꾸 ‘걔 왔으면 싸웠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