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 눈물이 고인 것을 보았다. 두 눈으로 가득 차오른 물기가 당장에라도 흘러내릴 것처럼 그렁그렁하였으나, 그러지는 않았다. 죽은 채로 빛을 받으며 서 있는 그 눈에서 산 자의 안광와 같이 빛을 발하는 그렁그렁함이 무척이나 묘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무색케 하는 죽은 자의 살아있는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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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은 다시 리셋되었다. 오늘은 오케마저 원래의 박자를 자꾸 이탈했어. 하지만 그것이 게임의 시작에는 보탬이 되었다. 오케스트라가 따라오지 못하는 박자에 그가 강세를 박아넣으며 이끌어가는 후반부의 이율배반적 절정, 아이러니할 정도로 좋았어.

비밀과 거짓말. 지난주에는 브라우니신의 어조 변화가 있었지. 이번 주의 시작은 비밀과 거짓말에서의 어조 변화인가보다. 확연하게 변화한 톤은 '재연'의 억양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었다. 나른하고 차분하게, 어른스러운 여유로움이 감돌면서 섹시하게. 한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듯하면서도 사실은 모든 것을 간파하고 있는 그런 어조로.

재연 들어 확연히 달라진 것 중의 또 하나는 추리하는 눈. 추리를 표현해내는 표정의 변화무쌍함. 번뜩이는 눈동자가 마치 허공을 헤집듯 날카롭게 움직인다. 공기 중에 묻힌 실마리조차 간파하겠다는 것처럼. 시선을 빙 옮기다 붉은 혀를 낼름하여 훑는 건 킬링 포인트♡

참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끝까지 다 익은 딸기였다(늘 덜 익은 딸기가 신경 쓰였어..) 크기도 유독 컸는데, 오물오물 딸기를 파먹은 모양이 너무도 정직하게 좁고 작은 입 모양 그대로라 귀여웠다. 15일에도 꼭 그랬었는데 오늘의 딸기가 정말 제대로 컸어서 더욱 제대로 귀여웠당.

브라우니신. 따발총 같던 속사포 대사는 이제 완전히 스무스해졌다. 윤활유를 머금은 것처럼 부드러이 흘러. 가시는 잘 느껴지지 않아.

대신 취조신의 대치가 항상 강하다. 아니죠, 아드님이 한 짓인데요ㅡ에서 일요일과 같이 오늘도 지상에 고개를 콱 박으며 강조했어. 진실 앞에 눈을 닫는 이들에게 여지를 주지 않는 재연의 그가 역시 좋다.


(+)
시보리
레몬, 딸기.
쌍절봉 드릴까요?
맥심 3월호에 나왔었죠. 비키니 입은 사진 보고 밤새 쌍코피 터졌어요.
스트레칭 후 폴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