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는 진실 reprise. 반무의식과 반의식의 사이에서 본능으로 부르는 노래였다. 노트에 지배당한 의식 반, 그 지배를 비껴간 의식 반이 충돌하며 본능적으로 가장 그 자신인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 그 '엘스러움'이 찡했다. 더욱 아렸던 건 그런 그조차도 마지막 소절까지는 차마 마무리 짓지 못했다는 것. '인간'의 한계는 그조차도 비켜갈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 어쨌든, 그도 인간이니까.

'사실 사신이 한 명 더 있었거든. 그 사신이 데스노트에 적어버렸어. 네 이름과 네 행동까지!'
베일을 벗은 진실 중 그를 가장 타격한 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행동'. 빈 왼손을 향해 즉각적으로 떨구어진 시선이 공허한 그 손바닥을 뚫어져라 보았다. 노려보면 그 안에 진실이 있는 것처럼 파헤치는 기세로, 탐색하듯이. 눈높이까지 들어 올렸다가 머리를 싸맬 듯이 그러쥐었다가, 다시 펼친 손바닥을 물끄러미 보며 터덜터덜 걸었다. 펼쳐진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처럼 빠져나가는 인간의 운명이 보였고, 그것을 목격한 그의 두 눈에 허망함이 스쳤다. 그와 동시에 등 뒤로 잔인하게 박혀 드는 진실이 그의 걸음을 더디게 했다. 더듬더듬, 더딘 걸음은 아주 천천히 자신에게 가해진 운명을 삼.킨.다ㅡ하며, 소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그 소화의 끝에 갈무리를 마친 듯한 음성이 흘렀다.

처음부터 다 보였어.

여기까지. 재연에서 가장 사랑하는 순간의 그.

*

비밀과 거짓말. 음향이 증폭되어 그 특유의 그르렁거림을 마음껏 들었다. 가장 갈퀴 어린 소리는 코너로 몰아주지. 찡긋을 동반한 긁는 소리에 짜릿했다.
억양은 어제의 변화한 톤을 이어갔다. 초연에서보다 훨씬 변화무쌍한 '얼굴'의 추리를 보여주는 것도. 대사의 말미에 혀로 입술을 훑는 것도 역시.

그런데 내레이션도 그렇고, 비밀과 거짓말, 브라우니신에서도 그렇고. 그의 차분한 운율은 라이토와 대칭을 이루기 위함일까? 라이토의 가벼움과 무게의 균형을 위해? 문득 상반되는 두 어조가 극단에 서 있음이 귀를 쫑긋 일으켜 세웠고 놀라우리만치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만약 그렇다면, 너무나 '영특'한 선택이다. 

취조신. 소리내어 낄낄 웃다가, 대번에 반박한다. 아니죠. 아드님이 한 짓인데요. 강조하며 지상을 콕 찍는 건 아무래도 계속할 것 같지? 재연의 그가 이 대목에서 항상 강한 것이 역시 참 좋다.


(+)
레몬, 레몬
쌍절봉 드릴까요?
치사 뽕인가요?
맥심 3월호에 나왔었죠. 당신의 육감몸매 보다가 밤새 완전 쌍코피 터졌어요 인데 살짝 오빠 말투였다. ㅋㅋ

그리고 변함없는 진실에서 찰나의 삐끗. 그조차도 연기 같았지만, 너무나 철렁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