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순간. 내가 본 것이 눈물이 맞았다는 말인가. 오른 볼에서 반짝이던 그것이 눈물이 맞다고? 한순간에 뺨으로 떨어지던 그것이 눈물이라고?
공연이 백지장이 되었다. 내가 본 것을 믿을 수 없었고, 믿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죽은 눈에는 채 전부 흘러내리지 못한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오른뺨에 묻은 눈물 한줄기가 반짝거리는 그대로 서서 죽은 그가 낯설었다.

당신이 울지만은 않기를 바랐었는데.
이제 '데스노트'를 향한 나의 마음을 어느 갈래로 두어야 하는가.

*

음향의 기복을 가장 덜 받는 넘버는 게임의 시작이 아닐까. 첫공 주의 음향 대란에서도 꿋꿋했던 소리가 오늘은 완전히 물을 만난 것 같았다. 기묘하게 빼어내는 내가 상대해주'지'의 고혹적인 끝음이 신호탄이라면 '숫자들과 데이터'는 명실상부한 쐐기. 그가 두 팔을 들어 올려 선언하는 순간 쏟아지는 소리들에 말 그대로 황홀했다. 정말 좋았어.

정의는 어디에 reprise 역시 마찬가지. 게임의 시작이 솔로를 도맡는다면 정의는 어디에 reprise는 합창을 책임진다. 무수한 합창음을 가르고 내리꽂히는 '내가 바로 정의'야말로 1막의 존재 이유가 틀림없으니.

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넘버는 변함없는 진실. 눈물이 났다. 그립다 했었지. 텅 빈 무대, 시각적으로 어떤 보조도 없이 오로지 그와 그의 소리가 채워내는 절정. 재연 들어 유난히 제 몫을 하지 못하는 음향 탓에 늘 황홀함 반, 안타까움 반이었는데 오늘 마침내. 음향에의 속박을 털어 넣고 그가 날갯짓하는 소리를 만났다. 심장에서부터 끌어올리는 소리가 포효하는 손짓을 만나 폭발적으로 용솟음하는 광경. 압도적이었다.

변함없는 진실이 소리의 축이라면 놈의 마음 속으로는 잘생김의 축. 1월 11일로부터 이제 일주일을 훌쩍 넘긴 오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초연에서 죽음의 게임이 도맡았던 잘생김의 황홀한 시각적 자극, 재연에서는 놈의 마음 속으로의 담당이라고.
계획대로라면 등장하여 라이토를 보는, 살짝 웃는 얼굴까지만. 딱 거기까지만 망원경을 들려 했다. 그런데 그럴 수 없더라. 잘생김 앞에 도저히 얼굴만 보는 것을 포기할 수 없더라..

참, 브라우니신. '저도 야가미 라이토가 키라가 아니길 바랍니다'는 새로 듣는 어조로 들려주었다. 평소와는 달리 카스테라 같은 사뿐함이 조금 더 느껴졌달까. 아예 변화한 것인지 번외적인 톤이 될지는 내일 알 수 있겠지.


(+)
시보리.
레몬, 딸기
쌍절봉 드릴까요?
치사 뽕인가요?
맥심 3월호에 나왔었죠? 당신의 육감몸매 보고 밤새 쌍코피 터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