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의 눈물을 보고 어째서 마음이 그토록 불편했는지 알 것 같아졌다. 그의 삶은 늘 스스로의 용인 하에 생을 달리하여 왔는데, 어제의 그는 아니었기 때문에. 어제, 그는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의에 의한 죽음을 맞이했다. 죽음 직전의 자기 확신ㅡ난 틀리지 않았어ㅡ가 무색하게. 죽기 전까지 그는 죽음을 소화하지 못했다. 늘 피동적 수용과 능동적 선택 사이의 위태로운 균형을 유지한 채 맞이하는 죽음이, 어제는 그렇지 못했어. 노트의 운명이 그의 자의식을 짓눌렀고 그 무게를 고스란히 느낀 좌절감이 운명을 배반하려는 의지보다 컸다. 그래. 어제의 그는 살해당한 것이다. 그 광경이 내게 그렇게나 충격적이었던 것이다. 

오늘의 변함없는 진실 reprise는 그래서 진혼곡처럼 들렸다. 고풍스러운 이제 넌 끝났어ㅡ는 자기 자신을 향한 노래였다. 본곡보다 강한 출력의 reprise가 더는 밸런스 붕괴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미 그의 정신이 의식과 무의식의 양 갈래로 균열을 일으키고 있었으니. reprise가 본곡을 압도한다 해도 이상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그 모순이 그의 혼란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도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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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포기할 수 없는 얼빠에게도 얼굴이 아닌 전체 시야를 선호하는 순간이 있으니, 바로 정의는 어디에 reprise 절정부.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지. 내가 바로 정의'의 수직낙하음은 꼭 전체적으로 조망해야 한다. 그의 소리가 시각적으로 지상을 향하여 내리꽂히는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면 꼭 그래야 해. 인파 위로 내리꽂히는 수직의 낙하음성을 목격하는 순간, 청각의 시각화 앞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사탕신. 오늘 정말 새로운 얼굴을 보았다.
‘라이토는 모키의 이름을 몰라!’ 소이치로를 돌아보는 표정이 기묘했다. 살짝 들린 고개와 살짝 휘어 올라간 눈썹이 소이치로를 내려다보는 듯한 눈매와 만나 위압적일 정도의 도발을 선사했다. 입가로 서서히 스며드는 새침한 미소 역시 얄궂었다. 구부정했던 허리를 찬찬히 일으키며 눈으로, 입가의 미소로 그가 말했다.
‘그렇죠.’
곧게 세운 목으로 그가 살짝 웃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제2의 키라가 이름을 몰라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능력이,’
이렇다면 어떨까.
‘만약, 있다면요?’
수를 던진 얼굴이 자신이 남긴 파장을 기대하며 돌아섰다. 다시 예의 굽은 등으로 돌아가 사뿐사뿐 자리를 떠나는 뒷모습이 괴이하리만치 짓궂게 여겨졌다.


(+)
레몬, 오렌지 
쌍절곤 드릴까요?
이거 다 드세요. 
맥심 3월호에 나왔었죠. 당신의 육감몸매.. 언벌리버블. 
스트레칭 후 폴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