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변함없는 진실에 모든 찬사와 사랑을 보냅니다.

허상인가ㅡ로 그가 음을 결집해내는 순간 예감했다. 다시 없을 넘버가 되리라. 그리고 그랬다. 돌출을 마치 줄 타듯 미끄러져 나와 경-계-선에서 치솟아 오르는 그를 멍하니 보았다. 벅차오르는 감각을 주체할 수 없었다. 두 팔을 눈앞으로 크게 모았다가 펼쳐내며, 또 부르르 떨어가며 노래하는 그를 하염없이 보았다.

마치 알을 깨트리는 그를 본 것 같았다. 틀림없다. 눈앞에서 그가 차원을 달리하며 다음 장을 열어주었다. 귀에 닿는 소리를 만질 수도 있을 듯했다. 강렬한 청각적 자극을 견디다 못해 형체를 입어버린 소리가 두 눈에 선했다. 음성이, 소리가 바늘처럼 쏟아졌다. 따가워도 좋았다. 그 전부를 품 안으로 감싸 안으며 생각했다.

이 감각, 더없이 행복하다고.

*

신기한 날이다. 음향은 어제만큼 별로인데, 이상하게 그것이 크게 괴롭지 않을 정도로 소리가, 공연이 좋았다. 뭘까. 이 느낌은? 무엇이 달랐던 걸까?

게임의 시작부터 확연하게 달랐다. 음향의 난에도 언제나 굳건한 넘버지만 오늘은 특히 후반 절정부의 몰아치는 소리가 정말 좋았다. 오늘의 장엄함에는 캠벨의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았을 정도로. 소리의 결이 장대한 포르티시모로 만나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이루어내는 장경, 황홀하지 않고 배길 수 있을까.

정의는 어디에 reprise가 선사하는 청각의 시각화는 또 어땠고. 무대가 동굴이 되고, 그의 음성이 갈래갈래의 종유석이 되어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소릿결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기분. 어제 몫의 카타르시스까지 한데 모아 온 것 같은 소릿기둥의 향연이었다.

비밀과 거짓말에선 늘 생각한다. 노래와 연기의 조화가 어떻게 이렇게나 아름다운 배우가 있을 수 있지. 연기가 전혀 '연기' 같지 않게 그 인물 자체가 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정말로 '엘의 삶'을 사는 그가 아닌가.

브라우니신. 대사톤은 또 어쩜 이럴 수 있어. 분명 날카로운데 또 부드러워. 가시가 있기는 한데 매끄러워. 차분하다가도 어느 순간엔 흥분을 억누르는 음성이 되고, 여유롭다가도 돌진해온다. 굉장히 이중적이야. 신기할 정도로.

취조신. 소이치로를 향한 비웃음이 오늘처럼 컸던 적이 있을까. 아예 육성으로 하! 뱉어낸 소리가 잔인할 정도로 적나라했다. 소이치로가 가엾게 여겨질 만큼이나 몰인정한 눈빛이 차갑고 매서웠다. 끝까지 진실을 바로 보기 거부하는 소이치로의 뒷모습에 꽂히는 시선은 더욱더 날카로웠다. 잔뜩 화가 난 것 같은 눈빛이 눈먼 부성을 가소로이 여기고 있었다.

다이코쿠 부두 창고. 어제에 이어, 키라가 정해둔 가사를 그대로 읊는 듯한 그였다. 그 모습이 또 마음을 할퀴었네..
폭발하는 후반부, 지배당한 의식 위로 반절이나마 자의식이 치고 올라오려 애쓰는 듯한 모습의 그는 더욱 마음을 아프게 했다.
정점은 마지막ㅡ역시 난 틀리지 않았어ㅡ에 그를 채운 것이 울음이라는 사실이었다. 세 번에 두 번꼴로 울음인 요즈음의 그는 남겨지는 마음에게 가혹하다. 조금, 아니 많이.


(+)
레몬, 오렌지
(어머나~) 의심이 되는군요.
치사빤스인가요?
맥심 3월호에 나왔었죠. 비키니 입은 사진 보고 밤새 쌍코피 터졌어요.

그리고 비밀과 거짓말에서 정말 예쁘고 곱게 잘 익은 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