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뮤지컬 엑스칼리버 8월 2일의 〈오래전 먼 곳에서 리프라이즈〉의 뒷이야기

질문의 요지: 장갑을 벗어서 반지를 보여주었던 애드립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해요.

 

사실은 이게, 어.. 1주, 그까 마지막 회하기 한 1주-아, 2주 정도 전에.. 생각이 났었어요.

왜냐면 사실, 반지가 그까, 그 전에 이제, 랜슬럿과 어.. 이제 그.. 뭐야,

(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 중)

....어, 기네비어! ㅎㅎ

랜슬럿과 기네비어의 그러한 불륜 때문에.. 추방하잖아요? 떠나보내잖아요?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해서. 근데도 사실 전쟁을 할 때까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반지를 빼지 않아요. 

근데 이거..가 아직도 저는 의문인 게, 연출님께서 그..걸 하고 나서도 기본적으로, 연출적으로는 (반지를) 빼야 되는데, 빼라는 얘기가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저희는 인지하지 못하고 끝까지 공연을 올릴 때까지 그걸 끼고 한 거죠. 사실에 대해서 그거를 전혀 인지를 못하다가, 마지막 엔딩에도 계속 장갑을 끼고, 커튼콜까지 하다 보니까,아,엔딩무대까지 하다 보니까..

근데 이제 커튼콜이 끝나고 들어올 때 어느 날 갑자기-

(자기 손을 내려다보며)

반지를 제가 빼면서,

어? 분명히 그들을 추방했는데 제가 반지를 끝까지 끼고 있다는 걸 그때 뭔가 인지를 하게 된 거예요. 2주 전쯤, 끝나기 2주 전쯤.

이것..을, 이것을, 연출님이 지금도 의도하고 생각을 해서 빼지 않게 한 건지, 어.. 까먹고 못 빼게 한 건지,안 빼게 한 건지.. 따로 피드백을 안 준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는데ㅡ왜냐면 미국에 가셔가지고.. 첫 주 이후에.

 

그걸로 어느 순간 2주 정도 전부터, 사실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너를 잊지 않았다라는 게 반지를 보여주면 너무 큰.. 그.. 그걸 보여줄 수 있겠다, 기네비어한테, 그리고 관객들한테도 많은, 그런 감동을 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은.

근데 이제 막상.. 그래도, 어떤, 짜여진 것을 갑자기 뭔가 바꾼다라는 게 사실 그렇게 쉽게 그렇게 접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 마음ㅡ그런 생각만 했지, 마음을 먹진 못했었어요.

 

근데 이제 사실 그걸 하기 전, 바로 전날이죠. 쎄미막이라고 해요. 그니까 마지막 회 전날부터 그거를(장갑 벗는 것을) 제가 두 번을 그렇게 했는데, 그 전날에도 그걸 할 생각이 없었어요.

근데, 그냥 그 씬에서 저도 모르게, 몰입하다가, 내 사랑이 아직도 너를ㅡ그니까 대사에 그게 있어요,

"기네비어 돌아와 줘."

"아직, 내가,난 이미 용서했으니까 너가 내 옆에 있어 줬으면 좋겠어."

이 대사에 정말, 그 대사 그대로 내 마음을 표현하려고 하다 보니까 정말, 이 반지를 보여주는 것밖에 없겠더라고요. 갑자기 그게 너무 와닿아서. 저도 모르게 그냥 벗고 말았어요.

~통역 중~

~열심히 통역하던 사회자의 질문~ 기네비어 대사가 뭐였었죠?

어.. 그니까..

카멜롯으로 돌아와 줘, 나는 너를 용서했어.

그래서 사실 너를, 그니까 이 반지를 보여준 의미는 내가 너를 이 카멜롯에서 추방한다고 했지만 난 그래도 너를 한 번도, 단 한 번도 잊지 않았었어, 어.. 그거를.. 그 반지를 보여주면서 제가, 그게 됐어요 저도 모르게. 그렇게.. 갑자기.

생각은 했지만, 순간 그 모션을 한 건 정말 저도 모르게 나온 느낌?

 

그래서 오히려 (김소향)배우가 좀 놀랬을 수도 있는데, 근데 오히려, 오히려 더 빵.. 눈물을 너무 흘리시더라고요. 그래서, 나가자, 그 끝나자마자 나가서 '너가 그렇게 하면 내가 너무 슬프잖아..' 하면서 너무 좋았다고, 다행히도.

아 제가 보니까 두 번이 아니었네요. 아마 한 주 정도를 다 했던 거 같아요. 마지막 주. (세 번하셨습니다.)

 

그 뮤지컬의 재미..가 뭐가 있냐면, 저는 공연하면서 느낀 게, 생각했던 거를 하는 경우보다, 그런 경우도 물론 있지만 오히려 의외의 좋은 반응은 갑자기.. 그니까 연습할 때 백 번을 해도 캐치하지 못했던 부분이 공연을 하면 갑자기 나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 게, 저도 그런 걸 발견할 때 더 짜릿함을 느끼고, 또 매회 달라지는 그걸 관객들이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뮤지컬은 그게 가장 큰 매력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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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9.08.28

금주 내로는 멀린캠을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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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9.08.28

멀린캠마저 보는 순간 아더와 안녕일 것 같지만, 봐야만 할 때가 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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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9.09.02

샤향을 다시 만날 날이 올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아름다웠던 것은 그냥 마음에 묻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