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에 관하여 묻자 “내고 싶어요. 내고 싶고.” 라며 날아와 준 즉답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곧이어 미간을 살그머니 좁히며 “좋은.. 소식 있도록, 네에, 하겠습니다.” 말문을 흐리는 것까지 모조리 기쁘게 사랑스러웠다. 가타부타 많은 이야기 없이 곧장 대답을 마무리하는 그의 모습에서 설렘이 피어나지 않았다면 거짓말.

 

사쿠란보 열심히 연습 중이라는 댓글에는 두 눈 동그래져서 어깨로 웃더니 갸웃하기를,

“아니 어디서.. 제가 또 할 거..라고 생각하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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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갸웃하는 중~

“사쿠란보 연습.. 사쿠란보 끝났어, 여러분.. 연습하지마아~” 살랑살랑 장난기 묻은 손사래. 사쿠란보 연습을 왜 하실까요~? 간지러울 정도로 나긋하게 되묻다가 댓글창 보고는 금시초문이라는 눈동자가 되어서는,

“내가 하고 싶으면 또 하자 그랬어요?..ㅡ"ㅡ? 으흠.. 리얼리?”

어리둥절해하는 그 얼굴에 ‘내가 덩어리라 그랬다고요? 마이마우쓰?!’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웃는 얼굴로 한동안 말이 없다가, 끝까지 부정하지 않고 결국 끄덕끄덕해주었지. “내가 하자고 했구나,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냈었구나. 그럼 어쩔 수 없네.” 하면서. 흔쾌하게 져주던 음성까지 다정하기가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사람.

 

땡모반과 아이스 아메리카노 택일을 묻는 질문 하나도 서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짐짓 고뇌하는 얼굴로 침묵하다 답하기를: “여긴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에선 아아메.” 왜냐하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어디서나 ‘기본빵’ 맛있으니까.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취향과 산미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던 즈음에서는 댓글창의 수군거림을 읽고 귀엽게 정색했다.

“나 까다롭지 않은 거지, 맛 구분 못 하는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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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구분 못하는 건 아니라며 한껏 앞으로 나옴~

못내 억울한 얼굴이 카메라를 향하여 훅 다가오며 부연하기를: 까다롭지 않고 모든 걸 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성격이 너무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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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고 성격 너무 좋은 얼굴~

얼마나 시아준수다운 설명인지. 그럼요, 알지요. 모를 리가요. 스스로 성격이 너무 좋다고 웃으면서 말하는 시아준수가 귀엽고, 그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라서 사랑스럽고, 투닥투닥하는 그 순간이 즐거워 함께 웃었다.

 

꽤 열성적으로 이어지는 롤 이야기는 내내 갸웃하며 듣는데 그런 이가 나뿐만이 아니었던 모양이지. 반응을 살피던 시아준수가 피식 웃으며 다정하게 핀잔하기를: 

“얘드라 께임 좀. 너희들 께임 안해애~? 머 아무것도 모르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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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이라서 시간도 적어두었던 7시 8분. 바깥이 어두워졌으니 창밖을 보여주겠다며 손수 카메라를 들고 이동하며 카메라를 향하여 “보여줄게, 봐봐.” 속삭였던 음성. 카메라의 자리에 실제 사람이 되어서 존재하는 느낌이었지 뭐예요.

 

아니 그런데, 서울시장상은 우리를 보여줘야지요. 상은 화면 밖으로 나가기 직전이 되어 위태로워진 앵글을 아는지 모르는지 열심히 상패를 읽어주던 시아준수.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아서 또 한참 웃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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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가라사대 불을 썼다? 요리다.

최애라면은 안성탕면이지만, 댓글창에서 라면 이름 나오는 것마다 맛있다며 맛있다며 열라면도 맛있고, 너구리도 맛있다며 맞장구쳐주는 상냥함에 사르르. 그리고는 꼭 금등지사 찾으러 가자 할 때처럼 “맛없는 걸 찾아보자 한 번.” 하고 친구 같은 결의로 마무리.

 

그리고 식탁에 앉아서부터의 모든 얼굴. 카메라에 얼굴 가까이 대고 눈 도록도록할 때마다…

피부결 느껴지는 거리감, 반짝이는 눈동자, 생생한 표정. 너무나 예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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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얼굴로 #비나이다어화둥둥 의 다음 챕터를 열었다. 오늘의 단어 억지둥둥. 

여러분들 댓글 ‘날리는 거’ 보니까 나를 놀리는 것 같다며, 토라진 얼굴이 댓글창에서 어화둥둥을 발견하고는 눈을 반짝이며 이때다 싶게 말하기를, 

“어, 어화둥둥. 어화둥둥이 여러분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게 뭔지 알아? 내가 억지로 너희들이 어화둥둥한다라는 걸 느끼지 못하게 어화둥둥을 해줘야 해. 지금은 너무 느껴져. 억지로 나에게 맞춰주려는 거. ㅎㅎㅎㅎㅎㅎ”

잔망은 끝나지 않고 쐐기.

"그런 건 필요없어!”

곧바로 라면 이야기로 흐름이 넘어가나 싶다가도 돌아와서 못을 박기를 “어화둥둥 해야지 억지둥둥하지 마. 다 느껴진다. 어? 눈치 백단이야~”

 

그리웠다. 시아준수와의 투닥투닥. 오빠가 하고 싶은 말을 오빠의 흐름따라 하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웃고, 토라진 척하다가도 금세 웃어주고, 즐거운 이야기를 끌어오며 함께 웃게 만드는 당신이. 즐거운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