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의 목요일

별의 세계가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순간, 지진난 듯 요동치던 그의 동공을 보았다. 오랜만의 왼블에서 정면으로 목격한 탓일까. 벅차오르며 동요하는 그의 감정들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이제껏 볼프강이 알던 세계가 일순간에 무너지고, 바로 재정립되어가는 중임이 여실히 보였다. 

그의 얼굴 안에, 일렁이던 표정 안에 무너지고 일으켜지는 세계 전부가 있었다!

 

더불어 오늘의 시야에서 전수미 난넬과 그가 일직선인 덕에 보았다.

황금별빛 쏟아지는 화사한 세계에 선 그와 뒤편의 그늘진 곳에서 눈썹을 늘어트린 채로 걱정 가득한 난넬의 표정을 한꺼번에. 

표정도, 처지도, 마음을 채운 감정까지도 하나부터 열까지 상반되는 남매의 모습이 예고하고 있었다.

이 가족이 겪게 될 앞으로의 일들을.

 


 

7월 3일의 금요일.

아버지의 반대에 시무룩해진 볼프강. 황금별이 처음 시작될 때만 해도, 남작부인의 이야기를 듣는 얼굴에 큰 기대가 없었다. 그러다 점점 그가 알던 세계가 별무리에 씻겨져 나가고, 무심하던 그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경청하기 시작하는 모습이란!

 

남작부인과 볼프강이 한 시야에 담길 때였다. 김소현 남작부인의 표정이 인상 깊었다. 황금빛처럼 다정하고 화사하게 웃어주는 얼굴이 대단히 따뜻했다. ‘황금별’이라는 노래가 주는 위로에 무척이나 어울리도록.

어쩐지 그 순간 김소현 배우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준수 씨의 모차르트 초연을 보고 팬이 되었다고, 이제는 그 무대에 함께 서서 기쁘다고 순수한 감격을 표현하던 얼굴과 함께. 

있는 그대로의 진심을 표현해낼 줄 아는 배우와, 상대역의 진심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아는 배우의 호흡. 두 사람이 나란한 무대가 뭉클했다.

 


 

7월 24일의 금요일.

10년 전의 그에게는 강하고 단단하여 추진력 있게 등을 떠밀어주는 신영숙 남작부인의 황금별이 크나큰 동력원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꼬박 10년. 이제는 강하기보다는 부드럽고 단단하기보다는 촉촉한 정반대의 목소리가, 익히 알던 황금별과는 다른 새로운 감회를 준다. 

짧다 할 수 없는 시간을 표류하듯 거침없이 살아온 지금의 그에게, 지난 시간 동안의 당신 더할 나위 없었노라는 위로를, 새로운 남작부인에게서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