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일의 금요일

부고. 청천벽력의 소식에 뒷걸음치며 무너지던 볼프강. 주저앉던 몸이 의자에 부딪히며 덜컹, 잠시지만 중심을 잃으며 휘청거렸다. 휘청이는 그 순간 그의 심장이 바닥으로 후두둑 쏟아져버리는 것만 같았다. 

안개처럼 아스라하나 하나같이 날카롭게 비수를 꽂는 음성들이 귓가를 감싸는 와중 눈물의 시야 속에서 아마데를 발견한 그. 검지로 날을 세워 아마데를 가리키는 입술이 소리 없는 악다구니를 토해냈다.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면 착각일까?

너, 너!

단말마의 음성이 귓가에 닿는 느낌이 생생했다. 

 


 

김준수, 전수미의 모차르트 남매

7월 9일의 목요일

 

누나아.. 시달림에 질린 얼굴이 반색했다. 그렁그렁한 눈에서는 반가움을 넘어 일말의 희망이 반작였다.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 또한 엿보였으나,

 

가당치

않다.

 

난넬과 눈을 마주한 순간 그가 깨달은 것이었다. 

제게는 그녀를 반가워할 자격도 없었다. 

글썽이는 그녀의 눈과 그를 막아서는 그녀의 손 또한 그렇게 말했다. 어리광부릴 수 있는 동생도, 다감하게 안아주는 누이도 이제는 없다고.

시선을 떨구며 그는 말 한마디 보태지 못했다.

어찌하겠나. 언제나 든든한 아군이었던 그녀에게서 쏟아지는 원망 어린 시선조차도 그가 만든 작품인 것을.

멀거니 서서 입술만 짓씹는 동생을 향하여 그녀가 말했다.

 

“볼프강,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

단절의 선고였다.

 


 

8월 7일의 금요일

재능의 민얼굴

 

서럽게 울던 볼프강. 사방을 헤매던 고개가 아마데를 발견하고 멎었다. 울음기 가득했던 얼굴이 일순간에 굳었다. 아버지의 죽음조차 음악의 원천으로 삼아 남김없이 먹어 치운다. 일평생 품어왔던 재능의 민얼굴이었다. 와락, 울화가 치민 나머지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그가 아이를 향해 단걸음에 달려갔다. 

너, 너, 너!

코앞까지 달려가 악을 썼다. 가득 힘이 들어가 부들부들 떠는 검지로도 비명했다.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