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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2021 뮤지컬 드라큘라 김준수 라운드 인터뷰 02 - 일문일답

일자 2021-06-14
출력 분류 2021 뮤지컬 드라큘라
출력 제목 뮤지컬 드라큘라 김준수 라운드 인터뷰 02 - 일문일답
  • 정보
  • 2021-06-14
  • 보도
  • 2021 뮤지컬 드라큘라
  • 김준수 라운드 인터뷰 일문일답들을 모아서 봅니다. 전문은 각각의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

     

    '드라큘라' 김준수 "내 인생의 작품은 '드라큘라'"

    news.joins.com

    news.joins.com

     


    많은 뮤지컬을 했다. 그 중 인생 작품은 무엇인가. 
    흥행 여부나 관객들 반응과는 별개로 모든 작품들이 나에게 항상 큰 깨달음을 준다. 그래도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드라큘라'를 빼놓을 수 없다. 초연부터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 부분도 크고, 감사하게도 내 의견이 많이 반영되다 보니 성취감을 유난히 많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애착이 많이 간다.
      
    벌써 4번째 '드라큘라'에 참여했다. 감회가 어떤지. 
    초연, 재연, 삼연, 사연하면서 장면들이 많이 바뀌고 있다. 초연에 비해서 지금은 굉장히 많이 발전한 상태다. 무대 세트를 비롯해서 넘버 세 곡은 아예 새로 추가됐다. 예전보다 너무 많이 발전한 상태라서 만족한다. 이번에는 영상이 특히 더 강렬해졌다. 관객분들께서는 이 부분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가장 애정하는 장면이나 넘버가 있다면
    애착곡이나 애정하는 장면이 할 때마다 달라지는 것 같다. 초연 때는 'Loving you keeps me alive'를 듣자마자 '드라큘라'라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연 때는 관객들이 좋아해 주셨던 넘버인 'Fresh blood'였고, 삼연 때는 조나단이 미나에게 불러주는 'Before the summer ends'를 참 좋아했다. 요새는 'Train Sequence'가 이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그 넘버를 잘 해내야 결말로 가는 이야기의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드라큘라는 초현실적인 캐릭터라 표현하기 더 힘들 것 같다.

    (웃음)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 나도 항상 심란하다. 말로만 듣던 흡혈귀를 연기해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도 두 가지는 꼭 지키려고 한다. 첫 번째는 유치해 보이지 않아야 하는 것, 두 번째는 오그라들지 않게 표현하는 것. 초현실적인 캐릭터는 단지 노래와 대사로 표현되지 않는 것 같다. 동작, 제스처, 몸짓이 너무나 중요하다. (웃음) 부끄럽지만 아이돌 출신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조금 강점이 있는 것 같다.
      
    신성록, 전동석과 다른 본인만의 매력이 있다면. 
    참 부끄럽고 조심스럽지만 내 매력을 굳이 얘기해야 한다면. (정적) 때로는 미치광이 같고 사이코 같고 이질적인 모습의 드라큘라를 무대에서 보고 싶다면 나를 선택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미치겠네 (웃음). 일반적이지 않은 웃음 소리, 걸음걸이, 표현하는 방법 등 그런 것들이 내가 조금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네 번 연속 빨간 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변화를 주고 싶지 않은지. 
    사실은 언제까지 빨간 머리를 고수할지 모르겠다. 맨날 염색해야 하고 관리하기도 참 힘들다. 이번에 '빨간 머리를 하지 말까' 고민하다가 '초심 잃었다'는 소리를 듣게 될까 봐 일단 했다. 다음에 혹시 빨간 머리 안 하더라도 새로움을 시도하고 싶어서 그런 거지 절대 초심을 잃은 것이 아님을 당부드린다.
      
    관속에 들어가는 장면 힘들지 않나. 상당히 더울 것 같은데.   
    너무 좋은 질문이시다. 관객분들한테 알아달라는 건 아니지만(웃음). 너무 덥고 힘들고 지친다. 반 죽은 것처럼 가만히 있는다. 안 그래도 다음번에는 '관 속에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을까' 생각하고 있다. 뮤지컬이 더 잘 돼야겠다.

     

    다양한 분들이 매번 관객석을 꽉 채우고 있다. 기분이 어떤지. 
    뮤지컬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 어제 보고 오늘 또 보러 온 팬분들에게 느끼는 부담감, 나로 인해서 뮤지컬에 대한 인상이 결정될 사람들에 대한 사명감. 너무 많은 감정을 느낀다. 그냥 내가 열심히 해서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이렇게 재밌는 장르구나'라고 느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다.
      
    11년 전의 아이돌 가수 출신 뮤지컬 배우 김준수를 떠올리면 어떤가. 
    당시에는 아이돌이 뮤지컬 주연 배우를 꿰차는 모습이 당연히 안 좋게 보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난 항상 그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열심히 했다. 내가 첫 단추를 잘 껴야 앞으로 후배들도 조금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뮤지컬에서 기웃거리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 정말 '김준수가 작품에 빠져서 진정성을 가지고 한다'는 것을 사람들로 하여금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러면 언젠가 알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저 열심히 했다.
      
    무대가 끝나고 공허함을 느끼진 않는가.

    공허하다거나, 스타라서 외롭다거나…난 다 사치라고 생각한다. 항상 감사한 마음에 무대에 올라간다. 예전에는 나도 이렇게 생각하진 못했다. 군대 가서 많은 걸 깨달았다. 행복이 별게 아니더라. 초코파이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는 게 행복이라고 느낀다. 예전에는 사생팬도 힘들고, 자유롭지 못한 것도 힘들고. 이것저것 힘든 것만 보였다.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을 텐데 왜 잃은 것만 보였을까. 지금은 그런 걱정이 다 사치라고 생각한다.
      
    가장 지키고 싶은 가치가 있다면.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말자. 사람으로서, 인간 김준수로서 부끄러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적어도 나를 응원해주는 팬분들이 김준수를 좋아한다고 해서 부끄럽게 느끼는 일이 없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번 무더위를 시원하게 달리고 싶은 분들은 뮤지컬 '드라큘라'를 보러 와주시면 너무 감사드리겠다.

     

     

     

    김준수, "나에게 지름길을 안내해 준 작품" 뮤지컬 '드라큘라'

    withinnews.co.kr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김준수 배우에게는 붉게 염색한 머리가 시그니쳐와 같습니다. 연습 시에는 금발이었다가 공연 중에는 다시 붉은색으로 염색했던데 2021시즌 앞두고 붉은색 염색을 할 때 심정이랄까요? 궁금합니다.

    초연 때 빨간 머리를 히게 되어서 감사하게도 그것이 반응이 좋다보니까 재연부터 사연까지 빨간 머리를 계속하고있는데요. 빨간머리를 유지하면서 몇개월씩 공연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물도 잘 빠져서 일주일에 한번은 계속 염색을 해줘야 하고 배게도 빨간물이 많이 묻어서 수건을 매일 깔고 자야하는 여러가지 곤욕스러움이 있습니다만, 워낙 빨간머리로 공연을 하는 모습을 관객분들도 좋아해주셨고 이런 것들을 어떻게 보면 관객분들에게 안하고 가면 초심을 잃은 듯한 느낌을 드릴까봐. 영락없이 이번에도 해야 하지않을까 싶은 마음에 했습니다.

     

    출연 배우들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개막이 이틀 미뤄졌지만, 지금은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소감은 어떤가요? 또 자가 격리 기간 중에 무엇을 하고 지내셨는지요?

    작년에도 코로나19로 공연이 중단되기도 하고 저도 여러가지 크고 작은 일이 있었는데요. 작년부터 <드라큘라>에 대해서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었습니다. 그때만해도 내년(2021년)에는 코로나에서 벗어날 분위기였고 그랬었거든요. 

    기대를 했었는데 아직까지도 코로나19 여건 속에서 공연을 하는 것이 아쉽지만 또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합니다. 코로나라는 것이 오면서 무대 위에서 관객 분들을 만나는 것을 너무나 크고 소중하다는 것을 피부로 와 닿게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배우들의 확진 같은 일이 있었다보니까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렸고 그만큼 더 조심하게 방역을 철저하게 하고 배우들 끼리도 서로 조심하고, 공연할 때 빼고는 대기실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고 방역에 대해서 하고 있습니다.

    자가격리중에는 집에서 게임하고 TV보고요. 아무래도 연습을 하다가 중간에 2주를 격리하게 된거라 대본 보고 혼자 개인연습이라고 하거나 그런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작품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보면 예전부터 들어봤던 이야기인데요. 제 입장에서는 매번 도전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반응이 있었던 것 같고요. '죽음'이라는 역이 들어왔을 때 제가 엄청난 많은 욕을 먹었습니다. <드라큘라>도 마찬가지이고요. 사실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연기를 했지만 저는 반대로 도전이었습니다. 

    <데스노트> L도 엄청나게 원작의 팬들이 많아서 더욱 건들이면 안될 것 같은 역에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그것도 도전이었죠.

    매번 도전의 마음이고 그래서 더 더욱 초연극, 창작극을 적극적으로 했던 것인데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제가 잘 고른 것이 아니라 선택헀는데 잘 된 것 같고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언제나 도전의 마음으로 했습니다.

     

    <드라큘라> 작품만이 갖는 매력은 무엇인지? 역할을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뮤지컬에서 '드라큘라'는 흡혈을 하는 이미지보다 그런 드라큘라에게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고, 동기? 드라큘라의 시점에서 정당함을 말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고, 그 안에서도 '드라큘라'라서, 드라큘라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랑이 아니라 뱀파이어에 대한 사랑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더 특색있게 관객에게 다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랑을 고백하거나 표현하는 것이 서투른데 그런 모습이 짐승과 같은 재단되어 있지 않는 모습이 뮤지컬 <드라큘라>가 주는 매력이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올해 네번째 <드라큘라>를 맞게 된 소감과 함께 이전 '샤큘'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작년에 올린 지 얼마 안되서 작년에도 보신 분들이 계시고 올해도 보셨다면, 큰 세팅이라던가 대사라던가 분위기, 무대장치가 변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저도 4연이다보니까 여유도 생기고 매번 어떤 공연을 하다보면 그 대사와 시나리오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그런 의문에 저희가 연기하면서 답을 충분히 연기하면서도 느낄 수 있게 그런 여정을 고민하면서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약간의 변화를 캐치하는 것조차도 묘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배우들이 대사를 할 때 강약이라던가 뭔가 톤이라던가 말투 혹은 어느 정도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대사의 변형은 자율적이거든요. 거기에 맞춰서 상대배우들가 주는 힘에 제가 받아치기도 하는 점이 관객들이 느끼기에도 색다르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조명이나 영상을 세트에 더 잘 구현해냈다고 합니다. 그런 점이 조금 더 사연에서 몰입감이나 집중할 수 있게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드라큘라는 초월적인 존재입니다. 그래서 관객이 납득할 만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선 더욱 신경써야 할 지점이 많으셨을 거 같은데요.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일단, 걸음걸이인 것 같습니다. 서 있을 때부터 자세라던가 손짓 등이 일반적이지 않는, 고전적이지만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 그런 것을 원했던 것 같고요. 그런 것에서 오는 여러가지 행동과 섬뜩한 웃음소리라던가요. 그런 것들이 약간 초월적인 존재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표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방금 4연째 하면서 공연하면서 똑같은 시나리온데도 이전에 갖지 않았던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드라큘라가 초반에 노인이 아니라 거의 괴물이잖아요.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데도 부동산처리를 하기 위해서 조나단이 도망가지 않고 있을 수 있나? 라는 생각도 하고 미나가 드라큘라를 봤는데도 낯섬은 있지만 드라큘라가 쳐다보는데 왜 빼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이번에 그런 의문이 크게 와 닿아서 그것에 대해서 연출님이랑 이야기도 했었는데 답을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나서 생각해보니 '운명이니까요' 미나도 처음부터 뭔가 알 수 없는.. 아직도 이것에 대해서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게 '정말 환생한 것이냐?', '닮은 사람인것인가? 현혹한 것인가?' 그것도 어쩌면 약간 열린 결말로 정하지 않는 부분입니다. 제가 연기하면서 생각하는 것은 '환생'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생으로 왔기 때문에 현생에서 첫 대면에서 낯섬은 있지만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드라큘라'만 네 번째 시즌이자 '드라큘라' 100% 출연 중인데, 김준수만의 드라큘라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또 '드라큘라' 장인이라는 수식어로 불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수식어는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합니다. 그래서 더 더욱 매회 공연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드라큘라의 매력. 모든 배우분들이 매력이 있고 자신의 해석으로 이끌어가시지만 저의 드라큘라는 약간 사이코적인 기질이라고 하나요. 조금 더 인간적인 부분, 시니컬함, 오싹, 섬뜩한 부분을 표현하려고 더 부각시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지 11년차가 됐습니다. 지난 11년의 활동 기간 중 배우 인생의 변곡점이 됐던 때는 언제였는지, 왜 그 때로 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 시간 중에 '드라큘라'는 김준수 배우에게 어떤 작품인가요? 

    인생의 가장 큰 변곡점은 <모차르트!>였습니다. 11년 전에 <모차르트!>로 뮤지컬배우라는 이름을 달았고 제가 낭떨어지에 떨어진 상태였는데 제 2의 꿈을 볼 수 있게 해준 것이 <모차르트!>였기 때문에 가장 큰 인생의 변곡점이 되었던 것은 <모차르트!>가 분명하고요. 

    <드라큘라>는 저에게 뮤지컬배우라고 불리는 것에 있어서 부끄럽지 않게 해주고 조금 더 지름길로 인도해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차지연 배우가 젠더 프리 연기로 배우님과 더블로 <드라큘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어떠세요

    저는 정말 잘 어울리실 것 같습니다. 저는 차지연 배우님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요. <서편제>도 보았지만 제가 영광스럽게도 많은 기라성 같은 여성뮤지컬 배우분들과 함께 했었거든요. 하지만, 차지연 배우랑 만은 아직 같은 작품을 한 적이 없습니다. 뵐 때마다 언제 우리가 같이 할지에 대해서 이야기 헀는데요.

    워낙 키도 크시고 시니컬한 목소리를 가지고 계셔서 차지연 배우님께서는 '드라큘라'도 그렇고 '죽음'도 잘 하실 것 같습니다.

     

    전동석, 신성록 배우가 연기한 드라큘라의 매력은 어떤 부분이었나요? 또 새롭게 합류하게 된 박지연 배우와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전동석 배우는 친한 동생이고 너무나 잘하고요. 재연부터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동석 배우는 본인에게 맞게 약간 중후한 느낌이 있고요.

    신성록 배우님은 이번에 처음 뵙는데 신성록 배우를 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 배우라는 것을 연습하면서 처음 봤고요. 어떻게 보면 가장 고전적인 느낌으로 해주시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지연 배우님도 이번에 처음 뵙는데 너무 잘하시고 일단 다른 느낌이라고할까요? 지금까지 미나는 내가 조나단으로 가야 할 지 드라큘라로 가야 할지, 드라큘라에게 가더라도 마음을 자신도 알 수 없는 갈팡질팡하는 모습으로 미니가 연기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연씨는 거절할 때는 완강하고 다가올때는 더 확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이 달랐고 정말 좋은 배우라고 많이 느꼈습니다.

     

    '드라큘라'를 하면서 해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드라큘라는 실제로 공연 할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박)지연씨가 합류해주셨는데 주시는 단어. 거기에 맞춰서 약간, 미나 중에 가장 '씩씩한' 미나를 연기하시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맞춰서 저도 조금 강한 느낌으로 하는 것 같고요. 공연을 배우에 따라 그날 저의 기분에 따라 변형을 주기도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이것 아니면 절대 안돼라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공연의 변화를 주거든요.

    "당신은 이미 결혼했어", "당신은 나와 결혼했어" "당신은 이미 나와 결혼했어"

    미세한 차이이지만, 배우로서 그때 그때 제가 느끼는 작은 디테일들이 많은 해석으로 발현된다고 하더라고요. 기차 씬에서 애드리브도 드라큘라의 인간적이고, 드라큘라라서 일반적이지 않는 사랑의 다가감이 400년전을 상기하면서 내가 이렇게 했었나? 하는 인간적인 면모도 있고요. 

    기차씬에서 개그를 실패하지만 인간적 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원래 태어날 때부터 흡혈을 하던 드라큘라가 아니잖아요. 피치 못해서 드라큘라가 되었을 뿐이지 원래는 지고지순한 평범한 사람이고 인간이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해서 가볍게 넘어가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외면당할 때 처절하게 느껴질 수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지연 배우의 미나를 '씩씩'하다고 하셨는데 3명의 '미나'분들이 어떤 분위기인지 본인이 연기할 때 어떤 변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조정은 누나는 정말 섬세한 연기를 잘하시는 것 같아요. 저도 같이 연기를 하면서도 매번 놀라고요. 미나의 가장 알 수 없는 이끌림이라고 하잖아요. 현실로는 조나단을 가야하는데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드라큘라에 끌리지 라는 것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배우인 것 같습니다.

    임혜영 누나는 가장 발랄하고 가장 루시와 남자를 초이스 하는 장면에서 가장 발랄하고 웃음도 많고 가장 사랑스러운 미나를 표현해주시고 그러기 때문에 대비되게 드라큘라에게 마음이 갔다는 것이 가장 명확하게 보인다고 할까요? 

    어느 시점부터는 드라큘라에게 온전히 다 마음을 간 듯한 명확하게 표현해주시고 마지막에 관을 붙잡고 오열하는 소리가 제가 관속에 있는데 마지막에 칼을 맞고 무덤에 넘어가고 나서도 임혜영 누나의 오열을 들으면서 짠합니다.

     

    결국 미나와 드라큘라는 그 '묘한' 이끌림을 거부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다가가기에 이릅니다. 이 서사를 쌓아가면서 신경써야 했던 감정선이 궁금합니다. 

    세 시간의 공연 시간에서 처음에는 드라큘라가 다갔는데 미나가 거부하다가 이제 어느 순간 미나가 드라큘라의 진심을 알아주고 내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깨달으면서 다시 드라큘라에게 가려고 하는데 그때에는 드라큘라는 비로소 거부하죠.

    그 여정이 뮤지컬 <드라큘라>에서도 공연을 할 때마다 숙제이고 그런 심경변화가 갑작스럽지 않는지라는 이야기가 초연부터 있었습니다. 저도 그 부분이 가장 아쉬웠고요. 그래서 재연 때 반헬싱 이야기가 추가되었습니다.

    드라큘라가 생각했던 사랑은 말 그대로 갖는 것이었죠. 미나를 갖고 나와 같은 불멸의 존재를 만들어 같이 영원한 삶을 살면서 사랑을 하는 것이 미나를 위하고 나를 위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반헬싱이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내가 생각했던 사랑이라는 것이 틀린 것일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쫒김을 당하고 평생을 피에 굶주려서 관에서 잠을 자고요. 그런 심정으로 드라큘라는 이 영원한 삶이 금보다 귀한 것이라 생각해서 주려고 했던 것인데 사실상 그 이면에는 죽지 못하는 것이 마냥 행복이라고 할 수 없고 사람과 멀리해서 태양을 보지 못하고 관 속에서 사는 삶을 미나에게 선사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 깨닫는 것이죠.

    저는 이 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기를 잘 납득시켜야지 뒤에 피날레로 갈 수 있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신경써서 이번 사연에 연기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관 속에 들어간 채로 무대 윗편에서 내려오는데 무섭진 않으신지요.. 고소공포증 없으신지 궁금하구요. 또 관이 뒤로 쓰러지기도 하는데, 이런 것도 안전장치가 잘 마련됐겠지만, 무대를 오롯이 믿고 몸을 맡겨야 할 거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저는 믿을 뿐이죠. 저의 개인적 여담이지만 오히려 더 빠짐없이 초연때부터 한참전부터 관에 타서 올라가요. 정말 높고, 위험할 수있는 관으로 되어 있는데 메인 줄을 당겨주시는 분께 "수고 하십니다"하고 관을 탑니다.(웃음) 그래야지 마음이 편하다고 할까요. 이건 정말 비하인드다.

    고소공포증이 없습니다. 그런 것은 괜찮습니다.

     

    뮤지컬 배우로서 본인이 걸어온 행보에 있어서 ‘드라큘라’라는 작품은 어떤 의미를 갖는 작품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드라큘라’를 어느덧 4연째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이 작품이 김준수 씨의 뮤지컬 행보에 변화? 영향? 등을 미친 부분이 있다면 어떤 점인지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의 모든 작품이 정말 소중한데 4연까지 공연을 올린 것은 <드라큘라> 뿐이기도 하고요. <드라큘라>를 하면서 뮤지컬이라는 하는 힘들 길, 예전에 할 수 없는 길이라고 뮤지컬에 오면서도 힘든 길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많았는데 제가 뮤지컬배우로서 불리는 것에 부끄러움 없이 지름길로 안내해 준 작품인 것 같아서 저에게는 감사한 작품입니다. 

    매번 작품할 때마다 저를 기용해주시는 오디 관계자에게 감사합니다. 또 <드라큘라>를 하면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니까 더 더욱 드라큘라를 하면서 가지게 되는 마음가짐은 남다른 것 같습니다. 

    무게감이 있어서 초연보다 다른 의미로 부담이 있습니다. 부담은 당연히 있고 그래서 기용해주시고 저를 보러와주시는 분들에게 더 더욱 감동적인 공연을 하려고 매회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공연하고 있습니다.

     

    배우님만의 루틴이 궁금합니다. 공연 전날부터 컨디션을 위해 어떤 걸 하시는지, 어떤 건 피하시는지요? 공연 징크스 같은건 없으신지요?

    저는 공연 징크스 없고요. 두가지를 합니다. 잠을 잘 자야 한다. 잠을 최소 8시간을 자려고 합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8시간을 안 잤으면 상쾌하게 일어났음에도 덜 잤으면 더 자려고 합니다. 무대 오르기 전에 김밥, 햄버거라도 가볍게라도 배를 채우고 노래합니다. 예전에도 다이어트 한다고 밥 안 먹고 무대에 올라갔는데 힘들더라고요. 공복에 노래를 하면 힘들더라고요.

    그외에는 특별한 징크스는 없습니다.

     

    <드라큘라>와 같은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는 편인지, 판타지 장르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뮤지컬은 판타지라는 요소와 만났을 때 영화보다 더욱 시너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판타지를 소재로 할 때 그 어떤 매체보다도 큰 힘을 발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뮤지컬배우로서 뮤지컬무대에 가장 끌리는 것이 판타지 장르인 것이죠. 

     

    뮤지컬배우로 많은 작품에 출연했는데, 그 중에서도 '드라큘라'가 단연 최고인 이유가 무엇인지, '드라큘라'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드라큘라>라는 작품이 저에게 남다르게 느껴지는 뜻은 다양한데 <모차르트!>는 애뜻함을 추구하고, '죽음'은 시니컬한 모습을 표현하고 <디셈버>라는 뮤지컬을 했을 때는 인간적이고 애뜻한 사랑을 표현하잖아요.

    제가 <드라큘라>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런 모습을 한 작품에 보여줄 수 있어서 입니다. '드라큘라'의 모습과 인간보다 더 순애보적인 사랑을 하는 그런 존재이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위트도 있는 그런 다양한 모습을 한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면에서 저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고 표현한 것 같습니다.

     

    이제 목표 설정을 해본다면, 앞으로 몇연까지 '드라큘라' 무대에 서는 것이 목표인지 궁금합니다.

    이번에 맨 처음 언더스코어라고 하잖아요. 맨 처음 목소리를 내는 배우가 <드라큘라> 공연 100회를 하면서 공연 전에 모두가 축하를 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갑자기 저에게 <드라큘라>가 1000회 할 때까지 준수 오빠 건강하시라고 하더라라고요. 

    그러면 제가 노인분장은 안해도 되고 변신 이후 젊어진 모습이 느껴지지 않으면 어떻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 전까지는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때까지 저를 찾아주신다면 당연히 매번할 때마다 참여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준수 "우리의 상상 속에 있던, 광기 어린 드라큘라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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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큘라' 네 번째 시즌 모두 참여하고 있다. 이젠 ‘드라큘라’에서 김준수의 드라큘라를 칭하는 '샤큘'은 빼놓을 수 없는, 아이덴티티가 된 것 같다.
    ‘드라큘라’는 가장 많은 회차를 참여한 뮤지컬이다. 그와 동시에 한 시즌도 빠짐없이 참여했다. 또 뮤지컬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에게 김준수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관객들이 공연을 정말로 사랑해주시고. 저에게 ‘샤큘’이라는 이름도 붙어 주셨기 때문에 더더욱 남다른 의미의 작품이다. 아무래도 ‘드라큘라’는 한번 보고 재관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똑같이 안주하면 이걸 보셨던 분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드릴 수 없다. 그런 마음이기더 노력하게 되고 그래서 좋은 의미의 부담감도 생긴다.

    초연부터 지금까지 해오면서 ‘드라큘라’의 다양한 변천사를 경험했다. 장면이 추가됐다가 빠지기도 하고, 새로운 곡이 추가되기도 했다. 초연 때부터 함께 했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제 의견도 반영된 것도 있다. ‘She’ 라는 곡인데, 미나와 드라큘라의 400년간의 여정을 압축적으로 표현된 장면이다. 이게 초연에서는 노래가 아닌 대사로만 되어 있었다. 내가 너를 사랑했는데, 전쟁이 터졌다. 같이 대사로 풀었다. 저는 뮤지컬의 힘이란 노래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곡이 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그래서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가가 ‘She’라는 곡을 만들어주셨다.

    ‘드라큘라’는 2016년에 한국 초연이 올려졌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많이 올려진 공연이다. 그러나 우리의 한국 버전의 ‘드라큘라’는 오히려 어떤 나라 공연보다 가장 완성도 있는 공연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이 작품에 참여한 배우로서 뿌듯하다.

    김준수표 드라큘라의 매력은?
    우리의 상상 속에 있던 드라큘라라고 봐주면 좋겠다. 전혀 인간적이지 않은 드라큘라이다. 괴기하고 사이코같은 광기가 있는, 피에 굶주린 드라큘라다. 그런 드라큘라가 궁금하다면 ‘샤큘’을 보러 와 달라. (웃음)

     

    초연부터 '드라큘라'의 상징과도 같은 붉은 헤어라는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였다. 이런 헤어스타일은 어떻게 탄생했나.
    처음에는 이런 헤어 스타일을 할 생각이 없었다. 드라큘라하면 소설이든 영화든, 모든 매체에서 드라큘라의 이미지는 블랙 색상에 포마드 스타일의 헤어라 저도 당연히 그렇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빨간 머리를 하자고 마음 먹게 된 건, 공연 올라가기 전 2-3일 전이었던 것 같다. 젊음을 되찾는 드라큘라를 강렬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Fresh Blood’라는 넘버에서 드라큘라가 조나단의 피를 마시고 노인을 벗어나서 다시 400년 전의 젊은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 장면에서 조나단의 피를 흡혈을 했을 때 ‘이 피가 나의 몸으로 흡수됐다’고 생각했고, 지금의 드라큘라 헤어 스타일의 힌트를 얻었다. 공연에서 배우마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자신의 회차에 잘 표현하면 되는데 그런 개성이 허용되는 장르가 뮤지컬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춘수 대표님께 이야기를 했더니 너가 표현하고자 하는 게 그런 거라면 해보라고 흔쾌히 말씀해주셔서, 빨간 머리 헤어스타일을 시도하게 됐다. 항상 두피 관리를 신경 쓰고 있다. (웃음)

    예매처 관객들의 평을 보면, 시즌마다 조금씩 샤큘의 디테일이 달라진다는 평이 많다. 이번 시즌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를 했나?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고 싶다. 어제 공연과 오늘 공연을 본 분이 계시다면 작은 디테일이라도 차이를 드리는게 배우로서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장면이더라도 배우마다 생각이나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대사라도 다른 느낌으로 표현하게 된다. 이번에는 4연이다 보니까 여유가 생겨서 더 디테일을 챙기게 된다.

    이번 시즌은 연기적으로 강약을 느낄 수 있게 하려고 했다. 작년에는 처음부터 강강강으로만 갔다. 이번에는 굳이 강으로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부분에서는 오히려 초연 재연 때보다 더더욱 힘을 빼고 했다. 대사 톤이나, 표정이나 몸짓에서 극명하게 차이를 주려고 연기를 했다.

     

    400년을 초월한 사랑이란 게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드라큘라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하려고 노력했나? 
    이런 사랑이 현실에서 가능하지 않아서 드라큘라의 사랑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드라큘라의 일반적이지 않은 그런 표현을 무대 위에서 잘 보여주고 싶었다. 드라큘라가 욱하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농담도 하는데 그것이 드라큘라라서 가능한 표현인 것 같다.

    드라큘라가 “기차를 탈선시켰다. 당신과 함께하기 위해서요” 라고 대사를 하는데, 전 그 부분이 드라큘라에게 있어서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미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차를 탈선시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고 허구이지 않나. 그런데 드라큘라는 사실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가 표현하는 드라큘라는 이 대사를 미나와 가까워지고 싶어서, 미나를 좀 웃게 하고 싶어서 그런 톤으로 대사를 한다. 관객들이 보기에는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지만 제가 연기하면서 정말 애착이 많이 간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드라큘라가 미나에게 거부당할 때 더 처절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조정은, 임혜영, 이번에 처음 참여하는 박지연까지 미나 역의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떤가.
    조정은, 임혜영 누나들과는 각각 3번씩 공연을 했는데, 아무래도 오랫동안 같이 했기 때문에 서로 호흡이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다. 서로 여유가 있다 보니 매회 느낌이 다르다. 집요하게 서로를 찾을 때도 있고, 어느 날은 방관하는 듯한 느낌이 날 때도 있다. 누나들과의 티키타가가 정말 재미있다. 이번에 함께 하게 된 지연씨는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개성에 맞게 씩씩하고 확고한 미나를 표현해준다.

    드라큘라는 감정 몰입이 무엇보다 중요한 배역이다. 이를 위해 매일 무대에 오르기 전, 나만의 루틴이 있나.
    특별한 루틴은 없다. 다만 잘 자려고 노력하고, 공복에는 노래하기가 어려워서 공연 시작하기 전에 가볍게 배만 채운다는 정도로 식사를 한다. 그것 빼고는 목을 좋게 하기 위해 가습기를 틀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 감정적인 것에 대한 소모도 없다. 부모님도 제가 무대에서 오열하면 일상생활이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전 정말 괜찮다. 캐릭터 속에 빠져 있지 않다.

    왜냐하면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 조명이 켜지는 순간은 저 자신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김준수는 사라지고 극 중 드라큘라만 남는다. 그래서 공연을 하고 나오면 제가 어떻게 연기와 노래를 했는지 모를 정도다. 무대 위에 연기하고 노래하는 나는 내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무대 밖으로 나올 때도 편하게 나올 수 있고 캐릭터로 들어갈 때도 완전히 빠지게 되는 것 같다.  

     

    뮤지컬배우로 활동한지 이제 10년이 넘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
    저도 어느덧 형, 누나들 속에서 뮤지컬을 하다가 이제는 저를 형, 오빠라고 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이럴 때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걸 느낀다. 가끔 인터뷰 자리에 나가면 그동안 일부러 잘 어울릴 것 같은 것만 했냐고 물어보신다. 물론 아니다. 제가 뮤지컬배우로서도 활동하지만 저는 뮤지컬 자체를 사랑하는 한 명의 관객이다. 쉴 때는 물론이고 공연을 하는 와중에도 너무 보고 싶은 공연이 생기면 보러 갈 정도다.

    제가 뮤지컬 팬으로서 가장 재미있다고 느끼는 작품들은 판타지적인 주제나 요소가 있는 것들이다. 판타지가 뮤지컬과 접목했을 때 그 어떤 매체보다 더 큰 매력과 감동이 있다고 생각한다. 뮤지컬 팬으로 판타지적인 부분이 끌리다 보니, 그런 작품이 배우로서 선택하는 데 하나의 기준이 됐을 수도 있다. 사실 처음에 판타지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큰 도전이었다. 캐릭터에서 나와의 접점을 찾으려고 애를 많이 썼다.

    올해는 ‘드라큘라’ 공연뿐 아니라, '미스트롯2' 마스터로도 활약했다. 그 시간을 통해 스스로 얻은 점이 있는지?
    ‘미스터트롯’ ‘미스트롯’ 마스터로 참여하면서 절대로 노래를 평가하고 심사하는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늘 참여하시는 분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그 프로그램에 정말 가수로서 절실한 분들이 많이 나오시는데, 그런 분들을 보면 예전의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제 모습이 생각난다. 그래서 더 응원하게 된다.

     

    다양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하고 싶은 예능이 있다면?
    여행 예능을 하고 싶다. 원래 여행을 너무 좋아하는데 시국도 시국이지만, 계속 공연을 하고 있어서 여행을 못 가고 있다. 합법적으로 일하면서 여행을 간다면 누가마다 하겠냐. 저는 여행을 가면 거의 휴양지를 간다. 야자수를 좋아해서다. (웃음) 야자수를 보면 이국적인 느낌이 들어서 좋다. 바라만 봐도 힐링이 된다. 스케줄 빼고 여행으로는 유럽을 간 적이 없을 정도로 개인적인 여행은 무조건 야자수가 있는 휴양지 있는 곳을 가는 편이다.

     

    뮤지컬배우로서 최종 목표는?
    앞으로도 뮤지컬을 계속하고 싶다. 그런데 나이를 먹다 보면 제가 어느 순간 드라큘라 역에 어울리지 않는 나이, 그런 모습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주인공을 계속해서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내 나이와 모습에 맞게 배우로서 무대에 계속 은은하게 남고 싶다. 그럼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빨간 머리의 '드라큘라' 김준수 "스타로서의 외로움은 사치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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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연 때부터 <드라큘라> 전 시즌을 함께 하고 있어요. 남다른 애착이 있을 것 같은데요.
    흥행 여부와 별개로 뮤지컬 작품 하나하나가 저에게 많은 깨달음을 줘요. 제가 공연을 하면서 위안을 얻는 작품도 많고요. 그런데도 그 많은 공연 중 소중한 작품을 하나 뽑자면 <드라큘라>를 빼놓을 수가 없죠. 우선 초연 때부터 임했다는 점이 커요. 또 감사하게도 저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공연이기도 해서 무대를 같이 만들어 나갔다는 성취감도 있어요.
     
    ‘샤큘’을 보기 위해 매번 다양한 분들이 관객석을 꽉 채우고 있어요.
    저를 보러 와주시는 관객분들을 생각하면 다양한 감정이 들어요. 우선 제 공연을 처음 보시는 분들에 대한 책임감이 커요. 저는 매번 같은 무대를 올라가지만 누군가에겐 제 공연이 처음일 수도 있으니까요. 또 저로 인해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 대한 사명감도 있어요. 저로 인해 '뮤지컬이 꽤 재밌는 장르구나' 느끼게 된다면 그것만큼 기쁜 것도 없고요. 매번 같은 공연을 계속해서 보러 와주시는 관객분들에겐 노래와 연기로 보답해야겠단 생각뿐이에요. 
     
    이번 시즌 <드라큘라>는 이전에 비해 어떻게 달라졌나요?
    무대 세트와 영상이 업그레이드됐어요. 예를 들면 미나에게 400년 전 있었던 이야기를 설명하는 넘버 ‘She’를 부를 때 시계탑이 거꾸로 돌아가는 영상이 있어요. 영상 자체가 많이 강렬해져서 스토리 전개에 집중이 더 잘 된다고 말씀하시는 관객분들이 많더라고요.


    드라큘라는 초현실적인 캐릭터라 표현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캐릭터 표현을 위해 어떤 고민을 거쳐왔나요?
    생각해 보면 제가 이런 추상적인 캐릭터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엘라자벳>의 ‘죽음’도 ‘관념캐(관념 캐릭터)’이고요. 그런데 저도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심란해요. 드라큘라도 말로만 들었던 흡혈귀를 연기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항상 전제 조건은 ‘너무 오글거리지 않게’입니다 (웃음). 판타지 극들은 자칫 잘못하면 아동극처럼 보이기 쉽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유치하지 않고 관객분들이 납득할 수 있게끔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야 하죠. 사이코 같은 웃음소리, 일반적이지 않은 걸음걸이 등으로 조금 더 이질적인 모습의 드라큘라에 중점을 많이 뒀어요. 초월적인 존재인 만큼 그 차이를 몸짓으로 확연하게 드러내야 더 효과적일 것 같더라고요.
     
    이번 시즌에선 신성록, 전동석 배우와 함께 드라큘라를 연기해요. 그렇다면 쟁쟁한 배우들 가운데 ‘샤큘’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제 매력을 제 입으로 이야기해야 해서 부끄럽네요(웃음). 그래도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조금 더 미치광이 같고 괴기스러운 흡혈귀를 무대에서 보고 싶으시다면 ‘샤큘’입니다. 제가 또 아이돌 가수 출신이잖아요? 그래서 동작, 제스처, 몸짓으로 관능적인 드라큘라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아주 조금은 자신이 있지 않나 싶어요.  


    이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조정은, 임혜영,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박지연 배우의 미나는 각각 어떤 매력이 있나요.
    조정은 배우는 드라큘라와 그 운명에 이끌리는 미나를 누구보다 가장 섬세한 감성과 노래로 표현해 줘요. 임혜영 배우는 미나 중에서 가장 발랄한 것 같아요. 해맑은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나중에 드라큘라가 떠난 이후에 미나가 느끼는 처절함이 배가 돼서 나타나는 것 같아요. 또 밝은 미나의 모습을 보면 400년 전에 드라큘라와 미나가 얼마나 행복한 사랑을 나눴을까 싶어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내고요. 이번에 처음 합류한 박지연 배우는 가장 강단 있고 주체적인 미나예요. 운명조차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선택을 내리는 미나 같죠.
     
    특히 좋아하는 넘버나 장면이 있나요?
    이건 매 시즌마다 달라져요. 초연 때 이 공연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한 넘버가 바로 ‘Loving You Keeps Me Alive’였어요. 그런데 재연 때는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신 ‘Fresh Blood’에 애정이 가더라고요. 삼연 때는 심지어 제가 부르는 넘버도 아닌 'Before the Summer Ends'였어요. 조나단이 미나에게 불러주는 넘버인데 그걸 관 속에 숨어서 듣고 있으면 그 감정과 가사가 크게 와닿았어요. 이번 사연 때는 ‘Train Sequence’요. 이 넘버가 제대로 잘 이뤄져야만 관객분들이 피날레에 가서 의문을 갖지 않으실 것 같아요. 결말로 가는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죠. 


    초연 때부터 빨간 머리를 계속 고수하고 있어요. 다음 시즌에서 다시 드라큘라를 맡는다면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도 있나요?
    빨간 머리는 할 때마다 힘든데 또 그만큼 반응이 너무 좋아요. 사실 처음엔 어떻게 하면 흡혈귀를 조금 더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시작한 일이었어요. 무대가 워낙 어두워서 명확하게 대비되는 색으로 시각적인 에너지를 줘야겠다 싶었죠. 그런데 다음 시즌에도 또 빨간 머리를 하겠다는 확답은 못하겠어요. 조금 더 색다른 모습의 드라큘라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크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빨간 머리를 하면 길거리를 잘 못 돌아다녀요. 모르시는 분들은 많이 놀라시더라고요. 샤워 한 번만 해도 바닥이 그냥 피바다가 되고요(웃음).
     
    가벼운 질문도 드리자면, 관 속에 들어가 있는 장면이 힘들진 않은가요? 상당히 더울 것 같아요.
    좋은 질문 정말 감사해요. 제가 관객분들께 꼭 알아 달라는 건 아닌데요(웃음). 안에 있는 게 사실 너무 힘들어요. 무대 밖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는 게 훨씬 쉽다고 느껴질 정도로 너무 더워서요. 안에 있을 때는 거의 반 죽은 것처럼 눈만 감고 있어요. 그러다가 관이 열리면 다시 또 드라큘라로 돌아와서 연기하죠. 안 그래도 다음 공연 때는 관 안에 에어컨을 설치할 수 없냐는 농담도 몇 번 했었어요. 그러려면 저희 공연이 더 잘 돼야겠네요(웃음).
     
    벌써 뮤지컬 배우로 11년째 활동하고 있어요. 처음엔 아이돌이 뮤지컬에 진출한다는 것이 흔하지 않았던 때라 우려 섞인 반응도 있었어요. 하지만 묵묵히 공연하면서 관객들의 반응을 바꿨고요. 
    11년 전에는 아이돌이 뮤지컬 진출하는 게 굉장히 드문 일이었어요. 기성 가수가 와서 주연을 한다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는 것도 물론 알았고요. 또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갖는 분들도 꽤 있었어요. 그런데 그럴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단 생각만 했어요. 후배 아이돌 가수들이 뮤지컬에 왔을 때, 적어도 시작하기 전부터 비난을 얻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싶었죠. 또 소풍 온 것처럼 기웃거리기보단 진중하게 뮤지컬에 빠져서 작품 수를 늘려가다 보면 언젠간 관객들도 제 마음을 알아주시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무대에 모든 걸 쏟아내는 스타일인데요. 무대가 끝나고 공허함을 느끼기도 하나요?
    공허함은 없어요. 예전에 <모차르트>를 할 때 매 회차 탈진할 것처럼 울어서 다들 걱정이 많았어요. 팬분들도 그렇고 부모님께서도 여쭤보시더라고요. ‘나도 네 무대를 보면 잠자기 전까지 마음이 아픈데 준수 너는 괜찮니?’ 하시면서요. 그런데 정말 다들 걱정할 필요가 없으세요. 저는 그 어떤 공연이라도 나와서 의상을 벗을 때부터 괜찮아져요(웃음). 물론 무대 위에선 모든 걸 다 쏟아내지만 그 감정이 무대 밖으로 나오는 스타일은 절대 아니에요.
     
    무대 위에서 쏟아낸 에너지는 어떻게 다시 채우나요?
    모든 무대를 감사한 마음으로 올라가고 거기서 받는 박수만큼 저를 채워주는 게 어디 있을까요? 또 '스타라서 외롭다, 무대가 끝나면 공허하다.' 사실 이런 말들 모두 사치라고 생각해요. 물론 예전에는 연예인으로서 힘든 것만 보였던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잃은 만큼 얻은 것도 큰데 왜 유독 잃은 것들에만 집착하며 불행하다 느꼈을까 싶어요. 조금만 둘러봐도 연령대, 직업군, 사회적 위치와 상관없이 다 각자 얻고 잃은 게 분명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공허함이나 외로움은 모두가 갖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에겐 이제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감사함만 남았어요.
     
    드라큘라에게는 사랑이 있듯, 실제 김준수에게 목숨 걸고 지키고 싶은 신념이 있다면?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말자'예요. 인간 김준수, 배우 김준수로서 부끄럽게는 살지 말아야죠. 혹은 저를 응원하고 믿어주는 팬분들은 부끄럽게 하지 말자는 마음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저를 좋아한다고 해서 부끄럽게 느끼는 일이 없도록 제가 이 신념을 잘 지켜야죠.
     
    마지막으로 <드라큘라>를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올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리고 싶으신 분들은 뮤지컬 <드라큘라>, 그리고 저 ‘샤큘’을 보러 와주시기 바랍니다!

     

     

     

    ‘샤큘’ 김준수 “본업인 가수도 잘 못하는데, 뮤지컬은 나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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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수가 연기하는 드라큘라, ‘사큘’만의 매력이 있다면? 

    제 입으로 대답하기 부끄럽다. 조금 더 드라큘라 같은, 약간은 사이코 같은 광기를 가진 캐릭터를 연기한다. 그런 드라큘라를 느끼고 싶으면 샤쿨을 봐줬으면 좋겠다

     

    이번이 네 번째 드라큘라 무대이다.

    초연 때부터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저의 바람이 많이 녹아든 작품이다. 이번에 저의 공연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샤큘’이 유명해질수록 부담감이 생기기도 한다. 어느 정도 잘하나보자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매회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한다. 꼭 제 무대가 아니어도, 이 작품이 아니어도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다른 작품 사랑해주셨으면 한다.

     

    네 번째 시즌까지 오면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일단 초연부터 이야기하자면. 다른 나라에 공연하는 것과 달랐다. 새로 곡들이 추가되었다.  드라큘라가 미나에게 자신이 뱀파이어가 된 사연을 들려주는 장면이 있다. 이걸 노래로 부른다. '쉬'(She)라는 넘버이다. 엘리자베스와의 관계, 400년 전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이야기한다. 한국 크리에이터가 참여한 것이라 완성도가 높다. 대본, 무대, 미술 등이 모두 최고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이런 작업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재연 때는 ‘리프라이즈’ 부분. 반 헬싱이 줄리아를 죽인 뒤, 내가 미나를 두고 나와 같은 삶을 살려고 한 선택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는 장면에 나온다. 원래는 이곡이 없고 바로 피날레로 이어졌는데 이게 추가되면서 이야기의 개연성을 좀 더 살린 것 같다. 삼연 때는 이제 완성작이 되었다. 영상이 들어가고 시각적으로 완벽해졌다. 그렇게 조금씩 완성도를 높인 것 같다.

     

    ‘Fresh Blood’ 장면에서 할아버지에서 젊은 드라큘라로 변할 때의 모습에 대해.

    처음엔 병약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조금 더 긁히는 소리로 대사를 한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걷는데 이건 단지 노인의 모습만은 아니다. 병약한 노인이라지만 성인 몇 명쯤은 가볍게 해치울 수 있을 것이다. 웃음소리도, 인간을 가소롭게 보는 작은 제스처에 신경을 썼다. 머리는 사실 그동안 드라큘라 작품을 보면 블랙 포마드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난 피를 빨아들이는 드라큘라의 특징을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시각적으로 나타낼 수 있을까. 피를 상징하는 빨간색이 어떨까. 시즌이 계속되니 두피가 걱정되기도 한다.

    드라큘라 같은 판타지는 뮤지컬 장르를 만났을 때 가장 큰 시너지가 난다. 강렬한 시각적 체험과 함께 강한 고음의 넘버들이 만난다. 우리나라에서는 뮤지컬에서 넘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높고 강한 넘버가 있어야 잘된다는 통계도 있다.

     

    공연에서 특히 좋아하는 장면은?

    좋아하는 장면과 넘버가 바뀌었다. 처음엔  'Loving you keeps me alive'를 좋아했다. 이 곡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이 곡 듣자마자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진심을 다해 포커스를 맞췄다. 재연 때는 'Fresh blood'였다. ‘드라큘라’의 킬링 넘버라고 생각했다. 그 장면이 주는 시각적인 느낌이 있다. 판타지 그 자체이다. 삼연 때는 조나단이 미나에게 불러주는 'Before the summer ends'를 좋아했다. 그 노래가 울려 퍼질 때 관을 타고 공중에 있는데 정말 좋다. 요새는 Train Sequence'가 이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피날레와 연결되는 중요한 신이다.

     

    2010년 [모차르트!] 초연 무대에 올랐다. 많은 작품에 나왔고, ‘엘리자벳’의 토드와 ‘모차르트’, ‘드라큘라’하면 김준수가 먼저 떠오른다. 

    ‘모차르트!’는 당시 낭떠러지에 떨어진 상태였던 나에게 뮤지컬 배우란 새로운 꿈을 이루게 해 준 작품이다. ‘천국의 눈물’, ‘디셈버’ ‘데스노트’, ‘도리안 그레이’ 등 창작, 초연 작품에도 많이 나왔었다. 내게는 도전이었다. ‘드라큘라’는 뮤지컬 배우로 불리는 것에 있어서 부끄럽지 않게 도와준 작품이다.

     

    뮤지컬을 하며 인간 김준수의 가치관의 변화가 있는지.

    아마도 군에 가서 바뀐 게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상을 받거나 목표에 연연한 것 같다. 뚜렷한 목표를 향해 달려갔었다면 이젠 그런 것들이 부질없다는 생각도 들더라. 먹고 싶은 것 먹고 자고 싶을 때 자는 것, 이 자체만으로 행복한 삶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건강하게 탈 없이, 좋아하는 노래 부르고 무대에서 관객 분 만나는 것이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 정도가 가장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여태 단 한 번도 허투루 공연한 적이 없었지만 코로나를 거치면서 이렇게 공연을 한다는 것이 소중하게 생각된다. 매회, 매씬, 매 대사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늘 같은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오히려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늘 하던 대로. 공연 전날은 충분히 자려고 한다. 8시간은. 공복에는 노래를 못하겠더라. 간단하게라도 먹고 무대에 오른다. 무대에서 신경을 쓴다면, 어제 보고 오늘 또 보려온 분들에게 감사함을 표시하고 싶다. 오늘도 어제처럼 부족함 없이, 색다른 느낌을 전해 주고 싶은 것이다. 제스처가 되었든 노래가 되었든. 애드리브로 조금을 기쁨을 드리려고 한다. 오늘 처음 보시는 분들도 좋은 마음으로 돌아가실 수 있게 매회 최선을 다한다.

     

    이번 시즌에서는 전동석, 신성록 배우와 함께 드라큘라 역에 트리플 캐스팅되었다. 배우들을 소개하자면.

    (전)동석이는 재연 때부터 함께 해서 친하기도 해서 의견을 많이 나눈다. 자기에게 맞는 중후한 드라큘라이다. 영화로 접했던 비주얼에 가깝다. 클래식하기도 하다. 신성록 배우는 어떻게 뮤지컬 무대에서는 인연이 닿지 않아 뵌 적이 없었다. 드라마를 통해 연기를 잘한다는 것은 알았는데 연습하면서 이렇게 노래를 잘 하셨나 놀랐었다.

     

    조정은, 임혜영, 박지연 배우가 미나를 연기한다.

    조정은 배우님은 미나가 엘리자베스가 정말 환생한 것처럼 연기한다. 어쩔 수 없이 드라큘라에게 끌려가는 것을 섬세하게 잘 표현해 낸다. 임혜영 누나의 미나는 재밌고, 발랄하다. 나중에 드라큘라와 함께 하는 삶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것이 전반부와 큰 대비가 된다. 철부지 같은, 명랑한 미나였기에 마지막에 울부짖을 때 큰 대비가 되어 감동을 준다. 박지연 배우님은 이번에 처음 같이 무대에 오르게 되었는데 강단 있고 주체적이다. 자신이 모든 것을 선택한 느낌이 든다. 낯선 노인, 친하지 않은 남자가 다가올 때 밀어냄이 있을 텐데 그런 것이 없다. 대사도 다르다. ‘나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라고 내가 말했을 때 원래는 ‘지금 여기서요?“인데 박지연 배우는 ’좋아요‘라고 한다. 박지연 배우가 미나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알겠더라.

     

    엔딩에서 드라큘라가 미나에게 자신을 대신 죽여 달라고 하는데. 그럴 수가 있을까.

    이 작품에 복선이 있다. 줄리아는 반 헬싱이 죽였고, 루시도 아더에게 죽임을 당한다. 자기가 사랑하고 교감을 나누었던 사람의 칼에 찔러 생을 마감한다. 드라큘라도 달리 방법이 없다. 미나가 점점 흡혈귀(드라큘라)가 되어가고 있으니 드라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자신과 같은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드라큘라라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미나에겐 미안하지만 말이다.

     

    김준수 배우 공연장은 항상 팬들로 북적인다. 해외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도 볼 수 있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국내 팬들만 좋은 기회를 얻는 것 같다. 배우 입장에서는 아쉽기도 할 것 같다. 해외 팬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맞아요. 뮤지컬 할 때마다 많은 분들이, 많은 나라에서 와주셨는데 지금은 거의 한국 팬들이다. 바다 건너 올수가 없으니. 저 또한 찾아뵙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저를 많이 응원해주시는 일본, 중국, 태국 팬들이 그립다. 이 시국이 끝나면, 제가 직접 찾아뵙고 싶다는 마음뿐이다.

     

    이번이 네 번째 드라큘라 무대이다. 5연 무대에도 오를 것인가.

    물론 하고 싶다. 나를 찾아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배우로서 계속 같이 갔으면 좋겠다.

     

    드라큘라는 진짜 노인이 되어 연기해도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언제까지 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나. 그러기 위해 보약을 먹는다면 어떤 종류로?

    어제 공연에서 언더스코어로 출연 중인 윤지인 배우가 뮤지컬 100회 차 출연이었다. 공연 시작 전에 파이팅 콜을 했었다. 이번 ‘드라큘라’ 오프닝에서 ‘아아아아~~’ 하면 라이브로 부르는 배우이다. 윤 배우가 갑자기 ‘준수 1000회 때까지 해 달라고.’했다. 그때 제가 우스갯소리로  70살까지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래시 블러드’ 부를 때 메이크업과 조명이 꼭 필요할 것 같다. 젊어지는 느낌이 없다면 그만 둬야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면역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면역력 키우는 약을 복용하려고 한다.
     
    뮤지컬 흥행을 좌우하는 티켓파워 장인이 되었다. 10년 이상을 뮤지컬 무대를 지킨 소회가 있다면. 

    처음 뮤지컬을 하려고 했을 때는 힘든 시기였다. 뮤지컬은 빛줄기 같은 것이었다. 편견을 가지고 논란도 있었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나는 잠시 무대를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돌 그룹 출신으로 뮤지컬을 하는 것에 대해 욕도 많이 먹었지만 이제는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뮤지컬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드라큘라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는 수도 없이 나왔다. 드라큘라를 오래 하셨으니 이제 ‘드라큘라’ 전문가인 셈이다. 혹시 드라큘라 영화 중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드라큘라 영화를 본 적이 없다. 뱀파이어 나오는 ‘트와일라잇’은 봤지만. 작품 하기 전, 개리 올드만 사진 보여주며 영화를 추천해 주셨지만 일부러 안 봤다. 만약 그 작품을 보게 되면 그 틀 안에서 못 벗어날 것 같았다. 봤다면 빨간 머리를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흡혈귀이고 피를 빨아먹는다는 어릴 때부터 들어온 정보만으로 드라큘라를 연기했다.

     

    요즘 김준수 배우의 고민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제 몸에 맞는 작품을 택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언젠가는 [드라큘라]에서 반 헬싱을 할 수도 있고, [모차르트]에서는 대주교나 아빠 역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이 들어서도 무대 위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계속 뮤지컬만 하는 이유가 있나. 드라마나 영화 쪽은 생각이 없는지.

    그건 생각도 안 해 봤다. 초창기에는 멤버들에게 출연 의뢰가 많이 들어왔었다. 뮤지컬도 연기가 중요하지만 어쨌든 ‘뮤직~컬’이잖은가. 음악이 있으니 애착이 간다. 음악이 없고 연기만 하는 것은 결이 완전히 다른 것 같다. 뮤지컬만 하기도 벅차다. 본업인 가수도 잘 못하고 있는데 드라마, 영화라뇨.

     

     

     

    ‘샤큘’ 김준수의 드라큘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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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연째다. <드라큘라>에서 샤큘은 빼놓을 수 없는 아이덴티티가 됐다. 그만큼 부담감도 따를 것 같은데 어떤가.

    가장 많은 회차를 한 작품이자 한 번도 빠짐없이 한 작품이다. 초연작을 하는 것과는 다른 부담감이 있다. 할 때마다 좋은 반응이 나온다고 안주해버리면 이미 관람하셨던 분들에겐 같은 감동을 드릴 수 없지 않나. 재관람하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평가) 기준선이 높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이 있다. 노래든 연기든 이전보다 발전한 모습, 샤큘만이 할 수 있는 무대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준수표 드라큘라의 매력은 무엇인가.

    내 입으로 대답하기… 어렵다.(웃음) 좀 더 인간적이지 않은, 또는 지나쳐서 약간 사이코 같기도 한. 그런 드라큘라를 느끼고 싶다면 이번 샤큘을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초연부터 ‘붉은 헤어’라는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였다.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약간 후회를 하긴 하는데(웃음) 초연 때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당연하게 블랙 머리를 하려고 했다. ‘드라큘라’ 하면 블랙 컬러의 포머드 헤어다.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에서 늘 그렇게 다뤄졌으니까. 근데 뮤지컬은 한 배역에 여러 배우가 존재한다. 배우마다 자신에게 맞는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게 뮤지컬이다. 초연 올리기 2~3일 전에 이 머리색을 했다. 문득 드라큘라가 조나단을 흡혈하고 노인을 벗어나 400년 전 모습으로 돌아가는 신을 할 때 비주얼적인 요소가 되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흡혈한 피가 내 몸으로 흡수된다는, 시각적인 포인트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대신 두피 관리에 엄청 신경 써야 한다.(웃음)
     
    공연계도 코로나19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드라큘라> 역시 직간접적 여파를 겪지 않았나.

    작년에 3연을 했었다. 그때부터 올해 <드라큘라> 공연이 논의되고 있었다. 올 5월이면 코로나 걱정 없이 무대를 잘 올릴 줄 알았다. 4연 초반에 코로나 이슈가 발생했고 취소 회차가 생겨 아쉽긴 했지만, 당장 공연을 통해 관객 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회마다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단 마음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무대에 임하고 있다.
     
    실제로 관객 평을 보면 시즌을 거듭할수록 샤큘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전 시즌과 차별화하기 위해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했나.

    그날그날의 느낌, 상대 배우가 주는 해석에 맞춘다. 또는 컨디션에 따라 같은 대사도 다르게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날은 “당신은 이미 결혼했어요”를 했다가, 어느 날은 “당신은 나와 결혼했어”라고 했다가 어느 날은 “당신은 이미 나와 결혼했어요”라고 한다. 3연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 강, 강, 강’으로 연기했다면 이번에는 가창, 대사, 표정, 몸짓 등에서 강약을 조절하고 있다. 약간이라도 디테일의 차이를 두는 게 배우로서 관객에게 보답하는 길이 아닐까. 그렇게 연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인상 깊었던 관객이나 관람평이 있나.

    공연 중에 나와 눈이 마주쳤다는 댓글, 리뷰들이 있는데 사실 나는 안 보인다.(웃음) 역광이라서 관객석은 암흑이다. 보이면 연기하기도 너무 어려울 것 같다. 커튼콜 때 잠깐 조명을 켜면 6~7열 정도까진 보인다. 관객 분들이 훌쩍거리는, 눈물을 닦는 듯한 모습을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다. 그런 게 참 힘이 된다. 내가 이야기하고자, 납득시키고자 했던 것들이 어느 정도 와닿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 정말 감사하다. 
     
    400년을 초월한 사랑은 현실에 없다. 존재하지 않는 드라큘라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했나.

    그 부분은 초연 때부터 배우들끼리 많이 논의한 부분이다.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이 뮤지컬의 사랑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게 아닐까. 드라큘라의 표현법은 일반적이지 않다. 욱하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농담도 하고. “당신과 함께하기 위해 기차를 탈선시켰다”는 대사가 있다. 드라큘라다운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신이다. 재연 때까진 애드리브를 한 달에 두 개 정도 했었는데, 3연 때부턴 매회 다른 애드리브를 하고 있다. 그걸 보러 오시는 분들이 계실 거다. 그분들을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감정 몰입이 중요한 배역이다. 몰입하기 위한 루틴이 있다면.

    루틴이 되게 단순하다. 감정적인 소모도 없다. 내가 무대에서 오열하면 부모님이 일상에서 괜찮겠느냐고 물으신다. 근데 모르겠다. 무대 안과 밖에서 전혀 다르다. 무대에 올라 딱 조명이 켜지는 순간, 내 자신을 잊을 정도로 공연을 할 땐 내가 아닌 느낌이다. 내가 뭘 했는지 모를 정도로 완전히 빠져 있다가 무대에서 내려오면 편하다. 루틴이라기보단 잘 자고 공연 시작 전에 가볍게 배를 채우는 정도다. 목 상태를 좋게 하려고 뭘 한다거나 그런 건 없다. 
     
    뮤지컬 배우 경력만 10년이 넘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 특정 스타일의 스토리나 노래에 끌린다거나.

    형, 누나들 속에서 뮤지컬 하는 느낌이었는데 어느덧 나한테 형, 오빠라고 하는 분들이 늘어서 시간이 많이 흘렀음을 느낀다.(웃음) 판타지 장르를 특별히 골라 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나는 뮤지컬 배우이면서 뮤지컬을 사랑하는 한 관객이다. 쉴 때도 뮤지컬을 보고 내 공연 기간에도 다른 공연을 보러 간다. 여러 장르의 이야기를 봤지만 개인적으로 재미있다고 느낀 뮤지컬에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들어 있다. 그러다 보니 판타지 장르가 작품 선택 우선순위에 들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판타지 요소가 뮤지컬에 가미될 때 그 어떤 매체보다도 큰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 같다.
     
    최근 관람한 뮤지컬 작품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위키드>다. 이번이 세 번째인데 너무 재밌게 봤다. 손승연 씨 정말 잘하더라.
     
    뮤지컬 배우로서 최종 목표는.

    예전에는 어떤 상을 받고 싶었다면 이제는 그런 마음이 전혀 없다. 계속 뮤지컬을 하면서 나이를 먹어갈 테고 어느 순간 드라큘라와 어울리지 않는 나이, 모습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꼭 주인공을 고집할 게 아니라 내 나이와 모습에 맞는 배우로 은은하게 무대에 남아 있을 수 있길 바란다. 그래야 배우로서 행복할 것 같다. 

     

    올 상반기엔 <미스트롯2> 마스터로도 활약했다. 어떤 시간이었나. 사실 노래를 평가하는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절실한 분들이 참여하는 자리이지 않나. 그분들을 보면서 무대에서 내 자신을 되돌아봤다. 난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겠구나. 과거의 내 모습,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이 떠올랐었다. 
     
    <미스트롯2>은 물론 <사랑의 콜센타>, <내 딸 하자> 등에도 얼굴을 보였다. JYJ 멤버인 김재중 씨가 요즘 여행 예능 시리즈로 대중을 만나고 있는데, 그런 예능에 대한 생각은 없는지.

    정말 하고 싶은 예능이다. 재중이 형이 나를 데리고 갔으면 좋겠다.(웃음) 여행을 너무 좋아하는데 계속 공연이 있기도 하고 시국이 시국인지라 못 가고 있다. 일인데 여행이라니 누가 마다하겠나. 
     
    종종 집에서 바라본 하늘, 풍경 사진을 SNS에 게재하던데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긴 편인가. 집에선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이건 정말 사실이다. 코로나 때문에 더더욱 그랬던 것 같긴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집돌이’가 됐다. 4인까진 모일 수 있다 해도 거의 집에만 있는다. 전에는 공연 기간이면 최소 커피숍에는 들렀는데 이제는 무대 마치면 바로 집에 온다. 바람을 쐬고 싶어도 어딜 가야 할지 몰라서 집에만 머문다. 그러다 보니 하늘이 너무 예쁘면 찍어뒀다가 올린다. 집에서의 내 상태는 절대 비출 수 없는 모습이다. 씻지도 않아서 머리는 까치집이고.(웃음) 사진을 너무 안 올리면 팬 분들이 “살아 있냐”, “너를 보려면 돈을 내야만 가능한 것이냐”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미안한 마음에 내가 봤던 풍경이라도 보여드리자는 거다. 풍경이 너무 예쁘기도 하고 겸사겸사. 
     
    앞서, 현장에서 동생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많은 후배 가수들이 롤모델로 준수 씨를 꼽더라.

    일단 너무 감사하다. 노래 잘하는 아이돌, 메인 보컬 분들이 뮤지컬을 하시는데 그런 분들이 나를 언급해주니 감사할 수밖에.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부끄러움 없게 책임감을 갖고 공연해야겠다고 생각한다. 
     

    10~11년 전의 아이돌 가수 출신 뮤지컬 배우 김준수를 떠올리면 어떤가.

    그땐 아이돌이 뮤지컬 주연 배우를 꿰차는 모습이 당연히 안 좋게 보였을 거다. 내가 그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열심히 했다. 내가 첫 단추를 잘 껴야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뮤지컬쪽에 기웃거리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 김준수가 작품에 빠져서 진정성을 갖고 한다는 것을 사람들로 하여금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러면 언젠가 알아주시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그저 열심히 했다. 
     
    뮤지컬 배우이기 전에 가창력 좋은 가수이지 않나. 앨범 발매 계획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올해, 가수로서도 만날 수 있는 것인가.

    나한테도 바람이다.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 본분이기도 하고 그 모습을 좋아하는 팬 분들도 계신 거 잘 안다. 죄송하단 말씀과 함께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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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가 끝나고 공허함을 느끼진 않는가.

    공허하다거나, 스타라서 외롭다거나…난 다 사치라고 생각한다. 항상 감사한 마음에 무대에 올라간다. 예전에는 나도 이렇게 생각하진 못했다. 군대 가서 많은 걸 깨달았다. 행복이 별게 아니더라. 초코파이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는 게 행복이라고 느낀다. 예전에는 사생팬도 힘들고, 자유롭지 못한 것도 힘들고. 이것저것 힘든 것만 보였다.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을 텐데 왜 잃은 것만 보였을까. 지금은 그런 걱정이 다 사치라고 생각한다.

     

    여기 이 대목.

    21.06.1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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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년 동안 인터뷰에서는 계속 군대 다녀와서 바뀐 점이라 말씀하시지만 사실, 오빠 10년 내내 늘 이렇게 말해왔던 사람.

    21.06.1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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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몹시 사랑하는 텐아시아 인터뷰 (토드 당시) 에도 같은 말씀:

    그동안 얻는 것은 당연하다 생각하고 잃는 것에 대해 비관했었다. 근데 모두 마찬가지다. 그들은 내가 잃었다고 생각하는 걸 갖고 있지만, 또 내가 얻는 것을 그들은 갖지 못한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든 어떤 직업을 갖든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하기 싫은 말 할 때도 있고, 기자 분들도 자기도 얘기해놓고 미안해 할 때도 있겠지만 기자니까 어쩔 수 없지 않나. 하하하하 그런 거. 결국엔 다 같은 굴레다. 그래서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고 얻고 있는 것에 감사하자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여유로워졌다. 나만 외로운 것도 아니다. 

    21.06.1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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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임감, 부담감, 사명감 쓰리콤보에는 머리가 띵하다.
    21.06.1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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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명감까지는 당신이 짊어질 몫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런 점마저도 사랑한다는 것을.
    21.06.1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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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스트 미남 사랑해.. 자간에 묻히는 감각 벅차다

    21.06.1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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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뜨는 날에는 정말 아무것도 못해 시아준수 그런 사람이야
    21.06.1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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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은 글자를 보고 또 보고. 소리 날 때까지 들여다본다
    21.06.1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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