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엘 (샤엘) 데스노트 삼연 디테일 변천사
2022 뮤지컬 데스노트 삼연 관람기

※ 배우 김준수의 엘을 오랜 시간 아끼고 추억하기 위한 글로, 이와 동일한 목적의 범위 내에서만 공유 가능합니다. 게시 목적과 상충하는 의도로는 공유∙인용∙열람을 일절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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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문은 가사대사, 지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스크립트는 샤엘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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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정 디테일, 한시적 디테일, * 극 자체나 동선이 초연과 달라진 부분입니다.
  • 제목은 프로그램에 기재된 정식 명칭을 따랐으나, 부득이하게 임의로 명명한 경우가 있습니다. (별도의 명칭이 없는 만약 있다면요, 테니스 코트 등)
  • 이 글은 iOS의 사파리, 안드로이드의 크롬, MacOX의 사파리에서 테스트되었습니다.

#01

게임의 시작
엘의 은신처

 

 

 

엘의 첫 등장. 무릎을 세운 채로 바닥에 앉아있다.

분노는 마음을 비추는 투명한 유리창

정의를 외치는 목소린 공허한 말장난

순교자 행세를 해봤자 너는 위선자야

품속엔 거짓된 십자가뿐

 

벌떡, 예의 스쿼트 자세로 고쳐앉으며

어둠에 가려진 두 눈은 볼 수가 없는데

알지도 못하는 세상을 멋대로 색칠해

모든 걸 다 아는 것처럼 잘난 척을 하면서

구세주 행세를 하고 있어

 

몸을 서서히 일으켜 완전히 기립한다

내가 상대해주지 게임 한판 즐겨볼까

그림자를 조심해

밟힌 순간 죽게 되는 게임이야

 

계단을 한 칸 내려와 우측으로 횡단을 시작하며

거창한 이상을 내세운 건방진 멍청이

방향을 틀어 좌측으로 돌진한다

생명을 가지고 놀면서(하!) 착각에 빠졌어

좌우횡단을 마치고 무대 중앙 깊숙한 곳까지 누볐다가

세상에 겁날 게 없겠지 신이 된 것처럼

정면을 향해 노래와 함께 질주한다

너에게 지옥을 보여줄게

 

숫자들과 데이터 그래프를 분석해서

*스크린을 지휘하며

이 세상의 규칙을 뼈저리게 알려주지

끝을 알 수 없는 게임 이제 시작하는 거야

인정사정없는 게임 주사윈 던져진 거야

 

터벅터벅 걷던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뒤돌아본다

*스크린이 수업시간표의 모양을 갖추고

엘이 씩 웃는다

 

고등학생이다 삼연 첫공에서는 “학생이다”로 시작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고등학생”으로 복귀하여 정착되었다.

초연 고등학생이야

삼연 학생이다

삼연 고등학생이다

 

시작할까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로 퇴장한다

 

#02

비밀과 거짓
엘, 라이토, 경시청 사람들
엘의 은신처, 경찰본부, 라이토의 침실

 

 

 

 

엘, 소파 위에 예의 자세로 앉아있다. 왼손에는 찻잔이 들려있다. 엄지와 검지만 써서 한 모금 호로록 들이켠다.

 

모르겠어 어떻게 죽였지?

어떻게

뭔가 놓치고 있는 것이 분명해

 

키라 너와 나 사이 거리는 지금 어느 정도일까

다가가면 또 멀어져가고

지금 넌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니가 지금 죽이고 싶은 건 당장 죽이고 싶은 건

바로 나잖아 여기있잖아

이름 말고 또 뭐가 필요한 거야

 

소파 옆 테이블에 찻잔을 내려두고 벨을 누른다. 삑- 스피커 너머 상대방의 음성이 들린다.

 

소이치로

무슨 일이지?

살인 사건에 대하여 언론에서 어떻게 보도됐는지 조사해주세요.

구체적으로 뉴스, 신문, 잡지 등에 범죄자들의 얼굴이 공개됐는지도 확인해주세요.

소이치로

그러지.

 

엘, 지시를 마치고 생각에 잠긴다. 엄지를 물고 골몰한다.

 

소이치로

엘이 사건을 푸는 방식에 나는 동의할 수 없어

결국 키라와 뭐가 다르지

함께 지옥에 떨어질 수도 있어

 

엘, 소이치로

거짓말과 비밀의 가면을 다 벗겨내면

가장 가까운 곳에 배신자가 숨어있지

 

그릇에서 딸기 하나를 집어들고 폴짝, 앉아있던 자세 그대로 점프하여 기립한다. *천천히 소파 뒤편의 테이블로 걸어간다.

 

류크

너무 열심히 하는 거 아니야?

라이토

사명을 다 할 뿐이야.

류크

사-명. 흐흐흐. 우리 사신들은 노트에 이름 쓸 때 아무 생각 없는데.

라이토

난 생각을 하고 판단해. 기준에 의해서.

그리고 이젠 한 시간에 한 놈씩.

류크, 사신은 인간의 얼굴만 봐도 이름을 알 수 있겠지?

냠, 딸기를 베어 문다. 상체를 한껏 젖혔다.

류크

라이토

그럼, 내가 나중에 만약 엘을 만나게 되면 그놈 본명을 나한테도 알려줄 수 있겠네?

류크

그럼~

라이토

됐어!

류크

근데 안돼.

*테이블 위의 종이를 한 장 집어 든다. 여전히 검지와 엄지만을 써서, 얼굴 높이까지 올려 투시한다.

라이토

아, 왜.

류크

인간들 일에 사신이 관여하면 안 되거든.

라이토

아 짜증 나 진짜.

류크

짜증 나지. 흐흐흐. 그런데.

라이토

그런데 뭐.

*테이블을 지나쳐 의자 앞으로 돌아나온다

류크

데스노트 소유자라면 사신과 거래는 할 수 있어.

그러면 인간도 사신의 눈을 갖게 돼.

라이토

거래? 어떤 거래? 사과 한 박스?

류크

남아 있는 수명의 반을 나한테 주면 돼.

류크와 나란히 선다. 손에는 먹다 남은 딸기가 들려있다.

어때, 엘을 보는 순간 이름이 보여.

사신과 언뜻 눈이 맞는다.

그걸 노트에 쓰기만 하면 끝. 니가 이기는 거야.

딸기를 든 손으로 허공을 톡톡 건드리다, 이내 의자로 복귀한다.

 

라이토

내 수명의 반이라니 헛소리 하지 마

나 혼자서 놈을 찾아 죽여 버릴테니

기다려봐 난 반드시 널 찾아낼 거야

널 찾아내서 너의 목숨을 거두어 줄 테니

 

엄지를 물고 골몰하다 시선을 든다

자신을 똑바로 보고 선 라이토와

한순간의 시선이 정확하게 맞는다 홍광호 라이토와의 디테일로 충무아트센터 후반 공연부터 볼 수 있었다.

라이토가 돌아서고 엘, 의자 위에 선다

일직선으로 나란히 선 두 사람,

동시에 양팔을 날개처럼 펼치며 합창한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점점 발전하여 고은성 라이토와는 ‘동기화’라 불릴 정도로 일체화된 동작을 보여주었다.

 

엘, 라이토

거짓말과 비밀을 자유롭게 이용하여

코너로 몰아주지 죽는 자는 바로 너야

 

엘, 다시 의자에 쪼그려 앉아 엄지를 문다.

 

소이치로

지금까지 모두 53명이 죽었다. 정확히 한 시간마다 한 명씩 죽어 나갔어.

이건 키라가 원격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능력만이 아니라 사망 시각까지 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수사관

왜 정확히 한 시간마다 죽였을까요? 그렇게 시간에 집착할 필요가 어딨죠?

제가 키라가 학생일 거라고 해서 그런 건 아닐까요?

수사관

그 얘기는!! 외부로 나간 적이 없습니다!

라이토

이제 엘은 키라가 경찰의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걸 눈치챌 거야.

소이치로

그럼 이 안에 범인이 있다는 얘긴가?!

아니면 경찰의 수사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다른 누군가..

폴짝, 앉은 자세 그대로 점프하여 기립한다

라이토

형사들 열 받겠는데~

수사관

이런 끔찍한 범죄를 수사하면서 정보를 빼돌린다고? 제정신이야?!

 

경계선의 끝까지 와서, 경찰본부를 바라보며

주머니에 손을 꽂고는 어깨로 웃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그럴 수도 있죠.

수사관

말도 안 돼! 어떻게 우리를 의심할 수가 있어요?!

수사관

우리 다 목숨 걸고 수사하고 있다고요!

소이치로

다들 그만 해!

성큼, 선을 넘고 형사들을 지나쳐 간다

라이토

엘은 경찰의 움직임을 살피고 경찰은 엘을 찾아나설 거야.

수사관

엘은 자꾸 저희를 의심하는데, 얼굴 안 보여준 사람은 엘 밖에 없습니다!

형사들을 등 뒤에 두고, 무대 오른쪽 끝까지 와 쪼그려 앉는다

허공 어딘가에 시선을 두고 골몰한다

라이토

결국 내가 엘을 찾을 필요가 없는 거지. 왜? 경찰이 대신 찾아줄 거니까.

찾아내면 그 때 내가 엘을 처리하는 거야.

사신의 눈 따윈 필요 없어.

 

무언가를 깨달은 듯 빛나는 눈. 일어나 무대를 가로 지르기 시작한다

 

네가 날 죽이길 원한다면

라이토

(내 수명의 반이라니 헛소리 하지 마 나 혼자서 놈을 찾아 죽여버릴 테니)

너에게 필요한 건 내 얼굴

라이토

(기다려봐 난 반드시 널 찾아낼 거야 널 찾아내서 너의 목숨을 거두어줄 테니)

 

엘은 좌로, 라이토는 우로 이동하며 두 사람의 동선이 교차한다

엘은 좌측 끝, 라이토는 우측 끝에서

 

거짓말과 비밀의 가면을 다 벗겨내면

라이토

가장 가까운 곳에 배신자가 숨어있지

 

*두 사람, 급기야 서로의 영역으로 침투해 들어간다

*엘은 라이토의 침실 의자에 쪼그려 앉고, 라이토는 엘의 은신처에 퍼질러 앉는다

서로의 시선이 되어 두 사람 합창한다

 

엘, 라이토

거짓말과 비밀을 자유롭게 이용하여

두 사람, 침투의 외유를 끝내고 다시 한 번 스쳐간다

코너로 몰아주지

엘은 우측 끝, 라이토는 좌측 끝에서 멈춘다

죽는 자는 바로 너야

 

FBI 소식을 전하는 보도가 흐른다. 엘, 돌아서서 잠시 지켜보다 퇴장한다

 

#03

정의는 어디에 rep.
엘, 라이토, 경시청 사람들
엘의 은신처, 경찰본부, 라이토의 침실

 

 

 

앙상블

우리가 기다려 온 정의의 상징

두려워 떨고 있나 범죄자 놈들

어둠에 숨어 봤자 이미 늦었어

이제 기다려라 정의로운 키라의 심판

이 세상을 지켜야 할 법이란 것이

정의를 외면해버리면

힘없는 사람은 누가 지켜주나

그건 오직 새 세상의 신만 알 수 있어

 

 

*엘, 무대 뒤편에서 선로를 거슬러 등장한다

 

라이토

약한 자들에게 키라는 우리 편

말라버린 마음 속을 채워주는 뜨거운 희망

앙상블

키라가 바로 정의

라이토

그래 틀림없어

 

*무대 정중앙, 인파를 헤치며 엘이 걸어 나온다

 

키라를 방해하면 모두 죽음뿐

*엘과 라이토, 스친다

*두 사람의 시선이 잠시 마주친다

드디어 드러나는 악마의 본성

*무대 앞까지 와 쪼그려 앉는다

키라가 정의라고 착각하지 마

그냥 정신병자 사이코패스 살인마일 뿐

 

앙상블

우리들의 키라

 

*라이토, 뛰어나와 엘 바로 뒤에 선다

라이토

새로운 세계

앙상블

키라는

라이토

새 세상의 신

앙상블

키라는

 

 

*엘-라이토, 일렬이 되어 합창한다

 

엘, 라이토

보여주겠어

앙상블

(보여주겠어)

엘, 라이토

진정한 정의란 과연 무엇인지

앙상블

(진정한 정의란 과연 무엇인지)

 

 

*엘은 좌로, 라이토는 우로 이동하며

 

내가 바로 정의

라이토

내가 바로 정의

 

 

*무대 양쪽 끝에서 대칭을 이룬 두 사람, 합창한다

 

엘, 라이토

정의는 여기에

앙상블

(정의는 여기에)

 

#04

키라는 당신의 아들
엘, 소이치로, 경시청 형사들
경찰본부

 

 

 

소이치로

엘이다. 우리 수사팀은 키라와 관련이 없다는 게 밝혀졌다. 당연한 결과지만 우린 모두 결백해.

마츠다

한 놈만 빼고요.

 

 

엘, 오른편에서 나타난다. 왼손에는 브라우니를, 오른손에는 봉투를 쥐고 있다

 

소이치로

누구?

마츠다

엘이요.

저희 얼굴은 언론에 다 공개됐어요.

키라는 얼굴과 이름만 가지고 사람을 죽여요. 하지만 엘은 숨어서 명령만 하잖아요!

 

 

가만히 서서 듣는다

들으며 발끝으로 종아리를 긁적댄다

 

아이자와

그런 놈을 어떻게 믿습니까!

우키타

어떤 범죄심리학자가 그러는데 엘이 키라일 수도 있대요. 이중인격자 같다고!

 

 

쥐고 있던 브라우니를 봉투에 수납해 넣고

우키타의 등 뒤에 바짝 붙어서서,

 

조울증 있는 나르시스트 라고도 하죠. 모태귀요미

 

우키타

누구야!

엘.

소이치로

지금 무슨 장난을 치고 있는 건가.

아니요. 그리고 전 키라가 아니에요.

살인 사건 때 알리바이도 있고 증인도 있어요. 의심받을 줄 알았거든요.

모기

그동안 그렇게 비밀로 했으면서, 아니, 왜 이제와서!

 

 

형사들 사이를 쿵쿵 가르며 모기를 향해 돌진한다

 

키라라는 사이코패스를 잡기 위해

여기 모-든 걸 희생하겠다는 분들만 남았으니,

형사들을 빙 둘러보다, 소이치로를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는

이젠 정체를 밝혀도 되겠다 생각했죠.

 

소이치로를 지나쳐 의자 앞에 멈추어 선다

*엘이 점프해 착석하는 순간, 쾅- 소리와 함께 공간이 일제히 점등한다

형사들, 잠시 망설이다 엘 주변으로 대형을 갖추어 서는데

엘의 앉은 자세가 생전 낯설다

 

우키타

뭐야, 이 자세는.

아, 이 자세가 아니면 안 돼요. 똑바로 앉으면 능력치가 40퍼센트 감소하거든요. 7.21 37.2퍼센트 7.26~ 37.7퍼센트 7.31~ 37.8퍼센트

 

 

 

 

 

봉투에서 브라우니를 하나 꺼내며 본론으로 들어가는데..

지금까지 키라에 대해 밝혀진 건,

 

옆에서 한숨 소리가 들린다. 마츠다다.

엘,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묻는다

왜요, 혼자만 먹어서 치사빤슨가요? 드실래요? 5.28 치사뽕 6.02 치사뿡뿡 7.24 치사빵꾸 총 막 치사빵꾸똥꾸

 

 

 

 

 

마츠다

감사합니다

4.05 ..제거예요.

5.11 저희 네 명인데.. 사서 드세요.

5.15 됐거든요 이건 예상밖이군요.

5.25 저희 다섯 명인데요. 쪼개드세요.

5.31 나만요? 너만요.

7.23 이거 어디서 사셨습니까? 티-몬.

7.29 저는 딸기맛으로.. 그냥 쳐드세요.

8.02 안 녹은 거 주세요 얼려드세요.

8.05 저희 다섯 명인데요 오등분하세요.

8.12 감사합니다 (버티며) 다 제거예요.

8.13 감사합니다 (버티며) 그냥 해본 말이었어요. 다 내 거야.

총 막 저희 다섯 명인데요 줄 서세요. (형사들 모두 줄 서고 소이치로만 남는다. 엘, 소이치로를 빤히 본다) (소이치로) 뭣들 하는 거야. 절대 넘으면 안 될 선이 있는 법이야. (엘) 어휴 저 꼰대.

 

 

엘, 본론을 이어간다. 본론과 함께 브라우니 탑을 쌓아 올린다.

 

지금까지 키라에 대해 밝혀진 건 관동 지역에 살고 있거나 살았었다,

이름과 얼굴을 알면 누구든 죽일 수 있다,

죽기 직전까지의 행동을 모두 조종할 수 있다,

이건 FBI 수사관 열두 명이 서로 다른 방법으로 죽은 걸 보면 알 수 있죠.

게다가 경찰의 수사 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신분은 아마도 학생,

그리고 한 가지 더.

지독히도 유치하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

우키타

그걸 어떻게 알죠?

 

 

질문자의 얼굴을 잠시 본다.

이어 봉투에서 브라우니를 하나 더 꺼내어 쥔다.

 

건들면 바로 덤비고 떼쓰는 아이처럼 날뛰고

버튼이 눌릴 때마다 가사에 꼭 맞는 검지 디테일이 4월 후반부터 추가되었다.

검지로 톡, 허공의 버튼을 누르며

생명이 순식간에 사라져

봉투를 쥔 채로 의자에서 성큼 내려오며

이 모든 데이터들이 은밀히 겹쳐지는 그곳에

떠도는 키라의 그림자

야가미 소이치로 앞에 멈추어 선다

그것은 바로 당신의 아-들

 

엘의 검지 손가락이 야가미 소이치로의 눈앞에서 멈춘다

 

소이치로

지금 내 아들을 키라라고 의심을 하는 건가?

우키타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저도 아니길 바래요.

이거, 다같이 드세요. 삼연 첫공에서는 마츠다에게 봉투를 넘겼으나, 4월 24일 공연부터는 소이치로가 봉투 처리반으로 당첨되었다.

첫 공 이거 다 드세요.

4.24 이거 다같이 드세요.

4.28 이거 다같이 나눠드세요.

그런데 제 계산으로는 아드님이 키라일 가능성이 5퍼센트.

 

아이자와

겨우 5퍼센트?

이 사건에서 5퍼센트는 아주 높은 수치에요. 저도 야가미 라이토가 키라가 아니길 바랍니다.

나머지 95퍼센트에 희망을 걸고, 일단 저도 같은 대학에 입학했어요.

캠퍼스에서 라이토를 감시할 거예요.

소이치로

엘. 라이토가 얼마나 똑똑하고 정의로운 아이인지, 직접 보면 놀라게 될 거야.

엘, 소리 내 웃는다 소이치로와의 신경전이 첨예해지면서 강화된 디테일로, 어깨까지 써가며 신랄하게 비웃는 엘을 보게 되었다.

 

이미 충-분히 놀라고 있어요, 야가미 국장님. 봉투 처리반으로 당첨된 소이치로가 봉투를 바닥에 내던지자 추가된 디테일로, 봉투공방은 삼연 신경전의 백미였다.

초 연 봉투공방 없이, 소이치로의 정면에서

4.29 바닥에 내던져진 브라우니 봉투를 낚아채, 소이치로의 눈앞에 대고 구기며

8.13 소이치로의 손에서 브라우니 봉투를 낚아채, 구기며

 

#05

죽음의 게임
엘, 라이토, 미사
도오대학, 레코딩부스

 

 

 

사회자

올해는 특별히 두 명의 신입생 대표가 있습니다. 두 학생 모두 입학시험에서 전과목 만점을 받았어요.

호명하는 학생은 단상 위로. 신입생 대표, 야가미 라이토! 류우가 히데키!

 

 

겉옷을 입고 신발을 신은 엘, 다소 급하게 등장.

와중에 뒷목을 긁적이고 있다. 삼연 첫공부터 추가된 디테일 중 하나.

단상 위의 멀끔한 라이토를 확인하고는 씩 웃는다.

이어 등을 벅벅이며 단상 위 교수를 향해 꾸벅 인사한다.

류크, 그런 엘을 보고 갸웃한다.

 

류크

엥. 류우가 히데키? 뭐지?

 

 

라이토와 나란히 선 엘, 주머니에 손을 꽂고 정면을 바라보며 말한다.

 

야가미 라이토. 경시청 형사국의 야가미 소이치로 국장님 아들. 아버지를 존경하고 정의감도 강하고.

아버지를 따라 경찰 관료직을 목표로 두고 있다.

비밀 지킨다고 약속하면,

흘깃, 라이토에게 곁눈을 주며.

키라에 관해서 중요한 사실을 하나 알려주고 싶은데.

사회자

그럼 류우가 히데키! 먼저 하죠.

라이토

비밀 지킬게. 뭔데?

 

 

*엘, 라이토를 지나쳐 단상으로 향하다가 멈추어 선다.

*멀끔한 얼굴을 하고 있는 라이토가 재밌다는 듯 보다가 속삭인다.

 

내가 L이야.

초연 정면을 향하여 “내가 L이야.”

삼연 극초반 라이토에게로 고개 돌려 “내가 L이야.” 정체를 밝히고, 그 상태에서 고개를 모로 꺾어 보이는 약올림을 시전했다. 이 시기에는 오직 오블에서만 킹받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삼연 중후반 정면을 향하여 “내가 L이야.” 정체를 밝히고, 이어 라이토에게로 고개 꺾어 약올리는 버전. 내가 엘이야의 킹받음이 선풍적 인기를 끌자 (오블의 관객석만이 아닌 모두가 고루 볼 수 있도록) 수정된 버전이다.

 

 

그대로 지나친다.

양 검지만으로 연설문을 들고 삼연 첫공부터 추가된 동작으로, 샤엘의 싱크로율을 높여준 디테일 중 하나다.

연설을 시작한다.

 

라이토

저놈이 진짜 엘일까

정체를 밝힌 이윤 무얼까

진정해 당황하지 마

여기서 들켜버리면 안 돼

 

 

엘의 연설이 끝나고 라이토가 연설대에 오른다.

엘, 내려오며 라이토의 일거일동을 주시한다.

 

표정도 변하지 않고

걸음도 거침없이 당당해

너무나 완벽하지만

그게 바로 너의 약점이야

 

 

신입생 대표 연설이 모두 끝나고, 두 사람 단상 위에 나란히 서서 합창한다.

 

엘, 라이토

막이 오른다 준비하라

시작한다는 벨 소리

예측불허의 두뇌게임

조명을 밝혀 자 게임을 시작해

 

사회자

올해는 출발이 좋군요!

류크

동감!

 

 

엘, 양손을 주머니에 깊이 꽂고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엘은 우로, 라이토는 좌로, 동선이 교차한다.

 

라이토

이름은 가명이겠지

저놈을 죽일 수는 없을까

섣불리 움직였다간 저놈의 함정에 빠질 거야

 

이름이 궁금하겠지

그러면 어디 한 번 맞춰 봐

두뇌를 겨루는 거야

지옥의 출입구가 열렸어

 

 

*엘은 우측 끝에서, 라이토는 좌측 끝에서

 

엘, 라이토

승부는 아직 무승부야

선제득점은 누굴까

규칙 같은 건 필요 없어

약점을 찾아 죽여야 사는 게임

 

 

*엘은 좌로, 라이토는 우로 이동하다 두 사람, 맞닥뜨린다.

*라이토가 비켜서서 양보한다.

*엘, 지나쳐서 피식 웃는다.

 

미사

신곡에 메시지를 넣었어. 우리의 비밀 메시지를

이제 너를 만날 수 있겠지

그리고 모든 것이 변할 거야

이제는 너도 알 수 있겠지. 운명의 만남이란 사실을

그 어떤 일이라도 할 거야

내 눈을 너를 위해 바칠 거야

 

 

*엘은 좌측 끝, 라이토는 우측 끝에서 정면을 향해 서서

 

막이 올라

라이토

(막이 오른다)

라아아아-

라이토

(준비하라)

시작한다는 벨 소리

 

 

두 사람, 몸을 틀어 서로를 마주보고 합창한다

 

엘, 라이토

예측불허의 두뇌게임 가사에 맞추어 머리 부근으로 손을 올렸다가, 주먹 쥐어 내리는 동작이 고은성 라이토와의 고유 디테일로 추가되었다.

고은성 라이토와 동기화 동작

 

 

성큼, 거리를 좁혀 서로를 향해 다가서며

 

라이토

서로를

속이고

라이토

찾아서

끌어내

라이토

죽여야

엘, 라이토

사는 게임

 

 

엘과 라이토, 서로를 마주 본다.

 

#06

변함없는 진실
엘의 은신처

 

 

 

 

*사신, 노트, 제2의 키라.. 보도가 반복되어 흐르는 방. 엘, 목덜미에 손을 얹은 채로 터벅터벅 걸어온다.

*방 안 풍경을 둘러보다 이내 의자에 예의 자세로 앉는다.

 

밝은 태양처럼 빛나던 진실들이 빛을 잃고

의심의 여지가 없던 사실들조차 무너진다

눈앞에서 증발해 사라져 간다

 

*벽면을 채우고 있던 스크린이 서서히 사라져 간다.

 

이것이 현실인가

혹은 허상인가 공연이 거듭될수록 긁는 음성을 첨가하여 초반과 후반의 결이 가장 달라진 소절 중 하나가 되었다.

 

*쪼그려 앉아있던 몸을 일으켜 의자 위에 서며

 

나의 무의식은 몸부림치고 있다 소리친다

헛된 망상들과 현실이 뒤엉킨다 섞인다

나 스스로도 혼돈에 빠져버렸어

모두 미궁 속에 갇혀버렸다면

 

*성큼, 의자에서 걸어 내려온다

 

그래 좋아 인정하지 이 모든 걸

말도 안 되는 현실들도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변함없는 진실만은 포기 못 해

찾아낸다

 

계단을 한 칸 내려온다

양손을 주머니에 꽂고, 무대 우측으로 몸을 튼다

 

작은 이물질이 슬며시 침투하여 증식을 하면

차츰 거대해져 본체를 밀어내고 정복해버려!

 

우측 끝, 방향을 바꿔 되돌아온다

 

낯선 이물질이 정복한 광란의 자리

본질은 희미하게 흔적만 남았네

 

그래 좋아 인정하지 사신의 존재

하지만 신은 삶의 의미 판단하지 않아

 

다시 계단을 올라 무대 중앙 깊이 들어간다

 

삶과 죽음 그 의미를 판단하고 따지는 건

인간이지

 

무대 가장 깊숙한 곳에서 정면을 돌아본다

*공간의 모든 빛이 중앙으로 수렴하다, 사라진다

*어둠과 엘만 남겨진다

 

거짓과 진실의 경계를 포착해

사느냐 죽느냐 갈리는

경계선

 

*텅 빈 공간에서 엘이 양팔을 가로긋는다

*발치에 선명한 선이 떠오른다

 

그래 좋아 인정하지

이 모든 걸

어둠을 뚫고 어둠 너머 저편에서 양팔을 들어 올려 그림자를 드리우며 어둠을 헤치는 제스처를 종종 보여주었다.

 

*엘, 자기 앞의 선을 넘는다

 

오직 하나 변함없는

그 진실이 떠오른다

사신의 그림자 뒤에서 눈동자와 고갯짓으로 사신의 존재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동작을 종종 보여주었다.

그 모습을 드러내는

너의 존재

 

#07

만약 있다면요?
엘, 소이치로, 경시청 형사들
경찰수사본부

 

 

 

 

경찰본부.

엘, 소파에 발라당 누운 채로 사탕을 물고 있다. 초연에서는 무대 한쪽에 쪼그려 앉은 채로 장면이 시작되었던 것과 달리 삼연에서는 소파 위에 누운 채로 등장하였으며, ‘발라당 누운 채’로 등장하는 것은 샤엘의 디테일이었다.

그 주변으로 형사들이 서 있다.

 

마츠다

그래서, 사신의 존재를 인정한다.. 아니 지금 인정하라는 겁니까?

국장님 아들이 키라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보다 더 어렵나요?

7.06~ 국장님 아들을 키라라고 인정하는 것보다 더 어렵나요?

 

우키타

이게 진짜!

 

 

누워서 대답하다, 머리 위로 떨어지는 고성에 슬금슬금 몸을 일으킨다.

 

소이치로

다들 그만 해. 나가들 있어. 어서.

 

 

형사들 퇴장하고 엘과 소이치로만 남는다.

엘, 주변을 살피다가 다시 사탕을 입에 문다.

 

소이치로

부하들 앞에서 내 아들 얘기 하지 마.

 

 

엘, 입 안에서 굴리던 사탕을 꺼낸다.

뽁 소리를 내며 사탕이 뽑힌다. 소이치로에게 사탕을 빼앗겼다가, 도로 회수하는 신경전은 7월 중순 경에 두 번 정도 볼 수 있었다.

소이치로에게 사탕을 빼앗겼을 때도 있었다.

 

죄송해요. 국장님을 모욕할 생각은 없었어요.

 

 

대답을 마치고 다시 사탕을 물려는데, 소이치로의 음성이 이어진다.

엘이 잠시 멈칫한다.

 

소이치로

모욕하고 있잖아.

너는 지금 수사라는 명분으로 우리 집 구석구석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어. 그것도 몇 주째!

 

엘, 다시 사탕을 입에 문다. 대꾸할 흥미를 잃은 표정이다.

 

소이치로

그렇게까지 했는데도 수상한 점은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어. 하나도.

이만하면 내 아들을 믿어도 되잖아.

 

성큼, 의자에서 내려오며 입을 연다.

 

아드님, 오늘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 갔어요.

소이치로

그래서.

 

 

소이치로를 지나치며 말을 잇는다.

태도가 심상하다.

 

제2의 키라를 만나러 간 거예요.

제가 모기 형사님께 미행을 부탁했거든요.

소이치로

모기가 내 아들을 의심해? 그럼 나한테 직접 말하라 그래!

이제 그건 힘들겠네요. 간혹 첫 마디 ‘이제’를 반복하며 대화의 흐름을 움켜쥐곤 하였다.

이제! 이제, 그건 힘들겠네요

 

소이치로를 돌아보고,

 

모기 형사님, 순직하셨어요.

소이치로

순직이라니? 모기가 죽었어?

 

 

본부를 성큼성큼 가로지른다.

 

아직 아무한테도 얘기 안 했는데, 목격자 말로는 달려오는 버스에 갑자기 뛰어들었대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엘, 사탕을 문다.

등 뒤에서 소이치로의 혼란이 전해진다.

 

소이치로

키라는 얼굴과 이름을 알아야 죽일 수 있는 거 아니었나?!

라이토는 모키의 이름을 몰라!

 

 

엘이 소이치로에게로 다가선다.

입 안에서 굴리던 사탕은 어느새 손에 들려있다.

 

그렇죠.

하지만 제2의 키라가, 이름을 몰라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능력이

만약, 있다면요? “내가 L이야”의 동작을 십분 활용한 약올리기가 이 대목으로도 확장되었다.

“내가 L이야”화

 

소이치로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로 들고 있던 사탕을 볼이 볼록해지도록 입안으로 밀어 넣는다

이어서 먼저 퇴장한다

 

#08

놈의 마음속으로
엘, 라이토
도오대학 테니스 코트

 

 

 

 

테니스 코트 정중앙, 엘과 라이토가 마주 보며 서 있다.

 

라이토

친구가 되고 싶으니까 테니스를 치자고?

너, 내 실력을 알고 하는 말이야?

걱정마세요.

거리 좁혀 훅 다가서며 공연을 거듭하며 “내가 L이야”처럼 고개를 가까이 대고 속삭이는 동작으로 발전했다. 중반부에 가장 얄밉게 굴었다가, 후반부에는 비교적 얌전해졌다.

나 영국 주니어 챔피언 출신이에요.

류크

뭐? 주니어 챔피언?

라이토! 우리 검색해보자! 핸드폰 줘봐! 핸드폰..!

물론 검색해봤자! 내 본명을 알 수는 없어요.

류크

 

 

엘, 코트의 왼쪽 구석에 신발을 벗어두고

준비운동에 돌입한다. 발차기를 기본 동작으로, 공연을 거듭할수록 동작이 추가되며 준비운동이 길어졌다.

양팔 벌려 균형 잡고 연달아 오른발차기

해파리춤

부르르르 상체털기

수평선 스텝 밟기

 

앙상블

야, 라이토 너무 멋지지 않아?

앙상블

너무 진지해보여. 난 류우가 히데키가 좋아!

앙상블

엥? 진짜?

앙상블

응! 매력 있잖아!

앙상블

어떤 매력?

앙상블

뭔가 신비롭고..

앙상블

너 시력 검사 해봐야 되는 거 아니야?

앙상블

그 천재들 아냐?

앙상블

한 게임 하려나 봐!

 

 

준비운동을 마치고 라이토를 돌아보며

 

여섯 포인트 먼저 얻으면 이기는 걸로 하죠.

라이토

좋아.

 

 

엘은 코트 왼쪽 구석에 쪼그려 앉고

라이토는 코트 오른쪽에서,

잠시 각자 생각에 잠긴다.

 

라이토

설마 테니스 치는 걸 보고 뭘 알아내겠다는 건 아니겠지?

테니스 시합으로 키라인지 알아낼 순 없어.

하지만 키라는 이상할 정도로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야.

라이토

승부에 집착하면 키라로 의심 받을까?

그렇다고 일부러 져주면 금방 눈치를 챌 거야..

뭐야, 이겨도 져도 결국 내가 키란 거야.

 

 

엘, 골몰하는 라이토의 뒷모습을 보고 픽 웃는다.

이어 기습한다.

 

라이토

깜짝이야. 야, 이거 뭐야?

너 워밍업 모르니?

경기에 집중을 해야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fifteen love

 

 

라이토가 기가 차서 웃는다.

게임이 그대로 시작된다.

 

라이토

자 들어와 더 깊이 빈 곳을 찾아와

자 덤벼봐 뭘 원해!

 

앙상블

fifteen all!

 

좋아 키라가 둘이면 죽일 수 있잖아

내 얼굴을 봤잖아!

 

앙상블

thirty fifteen!

 

라이토

도대체 얼마나 눈치챈 걸까

보여주시지

라이토

불안과

분노를

엘, 라이토

드러내 봐!

 

엘, 라이토

되받아치는 두 팔의 힘과 그 육체 속에

곧 터질 듯한 강한 에너지

날 죽일 듯이 불타오르는 그 눈빛까지 한데 모아

지금 그 마음이 그대로 너인 거야

 

 

코트가 시계 방향으로 90도 돌아간다.

엘은 코트 뒤쪽으로 멀어지고, 라이토는 코트 앞쪽으로 다가온다.

 

라이토

벌써 미사에 대해서 다 알고 있을까

라이토가 공격할 차례.

엘, 라켓으로 발바닥을 번갈아 툭 툭 치며 자세를 잡는다.

자 모두 다 꺼내 봐!

 

앙상블

fifteen all!

 

그래 키라의 숨겨진 무긴 사신이지

엘, 라이토

자 빈틈을 보여봐!

 

라이토

공격을 하는 척 위장을 하고

방어를 하지

라이토

알겠어

다 보여

엘, 라이토

너의 마음

 

 

코트가 시계 방향으로 마저 회전한다.

엘이 코트 앞쪽으로 다가오고, 라이토가 뒤쪽으로 멀어진다.

 

엘, 라이토

자 따라와 봐 저 땅끝까지 멈추지 말고

나 불꽃처럼 타오를 거야

저 하늘 아래 그 누구라도 난 관심 없어

내 눈에는 너밖에 안 보여 세상에 우리 둘뿐

 

 

엘, 넘어진다

 

잠깐, 정신을 차리자

이건 나답지 않잖아

안돼, 반드시 이긴다

 

라이토

나를 끝까지 쫓아와 정말

집요한 놈이군

좋아 도전을 받아주지

 

 

코트가 반으로 갈라지고, 경기가 마지막으로 치닫는다

 

엘, 라이토

되받아치고 또 공격하고

정신차리면 난 어느 순간 너의 의식 속

그 깊은 곳에 파고 들어가

너의 눈으로 이 세상을 봐

 

 

경기 막바지, 두 사람이 동시에 서로를 직시한다

 

엘, 라이토

다 뒤섞이고 또 뒤엉키고 내 머릿속엔 나의 의심이

비명을 질러 어깨까지 젖혀가며, 엘과 라이토가 동시에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동작은 고은성 라이토와의 고유 디테일로 5월 초순에 일찌감치 정착되었다.

고은성 라이토와의 쌍방 돌진

원하고 있어

너 하나만을 미친듯이

반드시 끝장을 낸다

너의 숨통을

 

 

엘, 공을 따라가다 넘어진다.

라이토, 여섯 포인트를 먼저 얻어 승리한다.

 

#09

테니스 코트
엘, 라이토, 류크, 미사
도오대학 테니스 코트

 

 

 

당신이 이겼어요, 라이토.

 

 

라이토, 악수를 청한다.

엘, 검지로 악수를 받는다. 삼연의 새 디테일. 고은성 라이토와의 고유 애드립이 생기며, 이 동작은 홍광호 라이토와의 고정 디테일로 남게 되었다.

고은성 라이토 가위바위보 대결

 

재밌었어요. 가위바위보 대결 후에 고은성 라이토에게 건네는 고유의 애드립이 생기면서, 이 대사도 홍광호 라이토와의 고정 디테일로 남게 되었다.

고은성 라이토 징글징글하군요.

지독히도 유치하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

빠르군요.

 

라이토

나도.

 

 

엘, 먼저 성큼성큼 걸어 나오며

 

라이토.

라이토

응?

이건 진심인데, 당신이 키라가 아니길 바래요.

라이토

키라? 내가?

아니 근데 왜 아니길 바란다는 거야?

나한텐, 처음 생긴 친구니까.

류크

아, 아름다운 청춘이다.

라이토

근데 넌 나를 살인마로 의심을 하고 있다는 거잖아.

내가 정말로 그렇게 보이니? 살인마로?

 

 

엘, 고개를 꺼트리고 웃다가 라이토와의 거리를 훅 좁힌다.

면전에서 뜸을 들이다 대답한다.

 

네.

총 막 오브콜스.

라이토

...

미사

라이토!

 

 

라이토, 반색하며 일어선다.

엘, 미사를 곁눈질하고는 엄지를 사려문다.

 

라이토

미사! 와줬구나. 잘 왔어.

류크

사신의 눈! 찬스다, 찬스, 절호의 찬스!

위기다 위기, 최대의 위기!

미사, 너는 운명의 열쇠!

미사

나 학교 놀러오라고 해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근데 별로 오래는 못 있어. 근처에서 촬영이 있거든. 아쉽다.

라이토

소개할게. 내 여자친구야.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다, 라이토의 말에 뒤를 돌아 미사와 마주 본다.

 

미사

안녕하세요!

(라이토에게) 친구?

라이토

미사

반가워요. 저는 아마네 미사예요.

안녕하세요. 류우가 히데키예요.

미사

응? 보이는 이름이랑..

 

 

라이토, 황급히 미사를 막는다.

엘, 미사의 발언에 미간을 좁히며 한 걸음 다가선다.

 

류크

다르지! 진짜 이름이 보이지?

근데 그건 아직 말하지 마~ 서프라이즈!

라이토, 니가 이긴 것 같다!

아 난 좀 더 뜨거운 승부를 기대했는데.

류크, 쪼르르 엘 앞으로 와서는

야~ 너 머리 좋다, 엘. 야 근데 한 방이 없어. 더 훅 치고 들어왔어야지!

형이 알려줄게, 앉아봐. 알려줄 테니까 앉아보라고, 앉아봐!

라이토

아 조용히 좀 해!!

..누구..

라이토

어, 얘들아, 조용히 하자.

류크

엘의 코앞에서 입냄새를 방출한다

엘, 검지로 코를 틀어막는다

개밥쉰내 뭐야

첫 공 무슨 냄새야

4.02 썩은내 뭐야 이거

4.09 썩은냄새 뭐야 이거

4.23 개밥쉰내 뭐야 이거

6.12 여기 누가 똥쌌어

7.26 꼬랑내 뭐야

총 막 개 썩었어 류크의 2차 입냄새 공격 엘 경악하며 팔로 허공을 휘젓는다

 

 

엘이 미사에게로 다가서기 시작한다.

 

류크

어, 라이토. 눈치챈 거 아냐? 끈적거리는 눈빛이야! 뭔가 있어, 뭔가 눈치챘어!

 

 

라이토, 긴장한다.

엘, 한참 미사를 들여다보다 운을 뗀다.

 

여자친구.. 본래 없던 대사로, 4월 27일에 새로 추가되었다.

라이토.

부럽네요.

에이틴 3월호에 나왔었죠.

4.09 (안무와 함께) 암레디~ 예쌈레디~ 이젠 멈출 수 없.. 팬이에요

막 공 (댄서 웨이브) 암레디~ 예쌈레디~

예 당 (댄서 웨이브) 암레디~ 예쌈레디~

총 막 (미사미사 댄스와 턴) 암레디~ 예쌈레디~

 

밤새 그거 보다가 쌍코피 터졌어요. 초연부터 엘 회심의 애드립 구간으로, 삼연에서는 크게 예닐곱의 레파토리가 활용되었다.

4.03 밤새 그거 보다가 다크서클 생겼어요

4.09 (안무와 함께) 암레디, 예쌈레디, 이젠 멈출 수 없.. 팬이에요

4.28 마무리 율동 추가

5.21 3기 팬클럽 회장이에요

5.22 3기 팬클럽 총무예요

5.24 미사미사 2기 팬클럽 총무예요

5.25 미사미사 팬클럽 관동지역 지부장이에요

5.29 마무리에 뒷발차기 추가

6.04 미사미사 팬클럽 2기 행동대장이에요

6.18 우윳빛깔 미사 짱.

막 공 미사미사 춤 콘테스트 짱 먹었어요

예 당 미사미사 춤 콘테스트에서 짱 먹었어요

7.21 미사미사 춤 콘테스트에서 일등 먹었어요

7.23 마무리에 요염 추가

8.06 미사미사 이 춤 추다가 밤새 쌍코피 터졌어요

8.07 밤새 춤 추다가 발바닥에 물집 잡혔어요

총 막 오늘 드디어 마스터했어요

 

류크

뭐야, 아이돌 덕후야?

학생들

어! 미사미사다!

 

 

미사, 학생들에게 에워싸여 사라진다.

엘,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로 허리를 곧게 펴며 고개를 들어 올린다.

언뜻 계획대로- 라는 표정이 스친다.

 

당신, 정말 운이 좋네요.

그럼 이만.

라이토

또 보자.

류크

아~ 결국 니가 이긴 건가.

 

 

엘, 코트 끝에 벗어둔 신발을 주워 신는다.

라이토,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엘도 일어나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라이토

미사의 눈이 다 봤을 거야.

저놈의 이름. 승부는 결정됐어.

 

 

제법 가까이서 들려오는 벨소리.

엘이 주머니에서 빨간색 아이폰을 꺼내어 받는다.

 

여보세용?

류크

어어?

라이토

뭐야, 장난해?

주웠어요.

휴대폰을 달랑달랑대며 7월 중후반에 추가된 동작. 공연에 따라 머리 위에서 달랑달랑, 눈높이에서 달랑달랑 하는 등 높이는 가변적이었다.

여기 떨어져 있던데, 누구 거죠?

라이토

어? 미사 건데.

휴대폰을 회수하며

고마워, 내가 돌려줄게.

 

 

엘, 빈손을 주머니에 꽂는다.

 

미안하지만 아마네 미사는 체포됐어요.

라이토

뭐?

제2의 키라라는 증거가 있거든요.

류크

진짜?!

라이토

말도 안 돼!

 

 

엘이 정면을 향해 눈을 빛낸다.

허공 어딘가에 박힌 시선이 홀린 듯 반짝인다.

막힘없이 걸어 나온다.

 

방송국에 보낸 비디오테이프 봉투 접착 부분에서 검출된 것들, 아마네 미사의 집을 수색했는데 똑같은 것들이 나왔어요.

고양이 털, 화장품, 옷의 실밥!

라이토

미사를 만나게 해줘.

안 돼요.

라이토

너 지금 미사미사가 살인자라니, 그거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단숨에 라이토의 코앞까지 다가서며

 

키라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키라가 시키는 일이면 공연을 거듭할수록 문장 사이에 쉼표와 웃음을, 때로는 느낌표를 진하게 넣으며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완급 조절을 보여주었던 대사 중의 대사

라이토의 눈앞에 바짝 얼굴을 들이밀며

라이토의 코앞에 검지를 콕 들이밀며

..그래, 키라가 시키는 일이면,

키라가 시키는 일이면!!

뭐든지 할 것 같긴 하네요.

류크

얘 다 아네~?

라이토

야, 너 진짜로.. 진짜 날 키라로 의심하고 있구나.

그래서 미사랑 날 만나게 해줄 수 없다 이런 거니?

저도 힘들어요.

라이토

하..

 

 

엘과 라이토, 서로에게 등을 보였다가

 

류크

좋아, 역시 인간들 재밌어!

 

 

동시에 돌아본다.

 

#10

생명의 가치 (취조씬)
엘, 소이치로, 미사
경찰본부

 

 

 

 

엘,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어 문다.

*엘의 뒤편으로 장치에 구속된 미사가 보인다.

아랑곳하지 않고 사탕 삼매경인 엘을 소이치로가 붙든다.

엘, 안간힘을 써서 뿌리치고 삼연 초반에는 소이치로의 신체적 접촉이 없어 뿌리치는 동작까지는 없었으나, 소이치로의 노선이 강화되며 그에 반응하는 엘의 대응도 거세졌다

소이치로가 어깨/팔 등을 건드리자 슬금슬금 피하며

소이치로가 붙든 팔을 안간힘을 써서 뿌리치며

반대편 무대 끝까지 간다.

 

키라는 어떤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살해했나요.

미사

누가 피해자야, 그놈들은 범죄자야.

그놈들 때문에 상처입은 사람들이 피해자야.

아무리 그래도 살인은 살인이죠.

미사

아니, 키라는 이 세상을 더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들려는 거야.

길 가다가 소매치기 만날 일 없는 세상, 문 잠그고 다닐 필요 없는 세상!

사랑만 가득하고, 나쁜 놈들, 공포, 어둠은 다 사라질 거야.

 

 

사탕을 거꾸로 들어 소이치로에게 보이며

 

라-이-트.

빛으로 가득 찬 세상 말이죠?

*계단에 다리 모아 앉으며

그럼 사신은?

미사

사신? 그게 뭐야?

시부야 교차로에서 야가미 라이토를 만났죠.

미사

만나면 안 돼?

형살 죽였잖아요.

미사

안 죽였어.

라이토를!!!

돕고 있잖아요. 초연도, 삼연도 대본은 ‘도와줬잖아요.’ 삼연의 샤엘은 이 대사를 현재진행형의 ‘돕고 있잖아요’로 바꾸어 왔다.

초 연 도와줬잖아요.

삼 연 돕고 있잖아요.

 

 

미사, 이어 노래한다.

엘, 미사를 지켜본다.

입에는 사탕을 물고, (굴리고, 음미하고),

발끝으로는 박자를 탄다. 미사의 노래에 맞추어 박자 타는 발끝에서 인간미가 소거되어 보였던 샤엘은 초연에는 없었다. (NEW!)

 

미사.

미사

렘..

 

 

*이상조짐에 엘, 즉시 뒷점프로 기립한다

 

소이치로

렘? 뭐지?

수사관

환각이 보이나 봐요!

소이치로

엘, 이런 방식은 용납 못 해. 이런 일은 언젠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돼 있어.

 

 

엘, 일어나 소이치로와 마주 선다.

 

제가 아니죠. 이 모든 건 아드님이 만든 상황이니까요.

자식의 죄를 탓하세요.

소이치로

라이토에게 죄가 있다면 부모인 내가 죄를 받아야지.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라이토는 키라가 아니야!

 

 

소이치로가 윽박지른다. 삼연에서 볼 수 있었던 엘과 소이치로의 신경전. 초중반에는 소이치로 측에서 여러 가지 신체적 접촉이 있었으나, 후반부에 들어서 물리적 접촉은 사라졌다.

소이치로가 사탕을 빼앗아 가고 엘은 빈손으로 남는다.

소이치로가 사탕을 빼앗아 가자 주머니에서 사탕을 새로 꺼내 문다.

소이치로가 사탕을 빼앗아 가자 주머니를 탈탈 뒤집어 보이는 엘

소이치로가 엘의 어깨/팔 등을 붙들고 윽박지르다 퇴장하면, 무서워 죽겠다는 시늉을 하는 엘

(신체적 접촉 없이) 소이치로가 신경전 끝에 퇴장하면, 무서워 죽겠다는 시늉을 하는 엘

 

소이치로, 먼저 퇴장한다.

엘, 소이치로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헛웃다가 곧이어 다시 사탕을 물고 표정을 굳힌다.

미사를 조금 더 지켜보다 퇴장한다.

 

#11

변함없는 진실 rep.
다이코쿠 부두

 

 

 

라이토 narr.

밤 아홉 시. 권총을 들고 집을 나선다.

 

 

걸어 나온다. 신발을 신고 겉옷을 걸쳤다.

 

증명할 수 있어

키라의 숨은 정체 키라는 너야

밝혀낼 수 있어

너의 마지막 비밀 숨겨진 능력

다이코쿠 부두 창고에서 만나는 거야

드디어 나의 승리 이제 넌 끝났어

 

때가 왔어 모든 것을 폭로한다

어둠을 뚫고 보여줄게 이 세상에

오직 하나 변함없는 그 진실이 떠오른다

사신의 그림자 뒤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는

 

 

노래를 완성하는 대신 뒤돌아선다.

 

#12

마지막 순간
엘, 라이토
다이코쿠 부두

 

 

 

라이토 narr.

동쪽 세 번째 창고로 다가가 철문을 연다.

 

 

*엘, 철문을 연다.

 

라이토?

 

 

창고 안의 불빛이 세 번 점등한다.

 

라이트..

라이토

왔네.

 

 

창고 안의 불빛이 모두 켜지며 환해진다.

엘, 라이토를 발견하고 오른손에 든 총으로 겨눈다.

 

라이토

날 불러낸 목적이 그거야? 날 죽이려고?

이젠 끝이야, 라이토.

이 게임은 너무 심했어.

라이토

넌 쏘지 않을 거야.

뭐?

라이토

그런 야만적인 행동은 너랑 어울리지 않거든.

이거 애초에 그런 시시한 게임이 아니었잖냐.

 

 

엘, 천천히 다가서며 두리번거린다.

 

다른 사신놈들은 다 어딨지? 여기 와 있나?

라이토

보고 싶냐?

근데 한 놈뿐이다.

노트를 만져 봐.

데스노트..

 

 

엘, 노트에 왼손 검지를 댄다.

뒤를 돌아 류크를 확인한다.

 

류크

난 류크다.

사신, 드디어 만나는 군 삼연 초반에는 초연의 대사 그대로 ‘말도 안 돼..’라며 놀라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5월 들어서는 대본을 완전히 비틀어 놀라기는커녕 ‘드디어 만난다’며 기다렸다는 듯 류크를 돌아보았다. 삼연에서 만날 수 있었던 샤엘 캐릭터 해석의 정점.

첫 공 말도 안 돼, 이게 진짜..

5.03 드디어 만나는 군, 사신

5.07 사신, 드디어 만나는 군

 

류크

어때, 가슴이 두근두근 설렘설렘하지 않아?

라이토

자.

 

 

라이토, 노트를 펼쳐 내용을 보여준다.

엘, 다가가 확인한다.

 

여기에 이름을 써서 사람을 죽인 거군. 공연을 거듭하면서 데스노트를 한 번 훑어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텀을 충분히 둔 후에 대사를 하는 식으로 연기가 섬세해졌다.

라이토

역시 펜은 칼보다 강했어.

만능이야.

누굴 살리고 누굴 죽일지 이렇게 쉽게 정해버리다니.

라이토

쉽게? 숭고한 심판을 한 거야, 마치 신처럼!

유치한 살인마가 최후의 심판놀이를 한 거겠지! 5월, 시아준수가 장어즙을 선물 받았을 무렵에 생긴 고은성 라이토와의 변화구. 라이토가 ‘숭고한 심판을 한 거야, 마치 신처럼’을 먼저 나직하게 내리면, 엘도 최후의 심판 놀이를 나직하게 맞받았다.

고은성 라이토 유치한 살인마가 최후의 심판 놀이를 한 거겠지.

류크

나도 그렇게 생각해!

라이토

시끄러!

사신은 심판하지 않아. 죽이는 데 이유를 달지 않으니까.

류크

거봐, 내가 저렇게 얘기했었잖아.

역시, 네가 키라였어!

 

 

엘, 라이토를 가리키며 미소짓는다. 7월 들어 총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라이토를 ‘가리키는’ 동작이 추가되었다.

라이토, 웃는다.

그 웃음에 엘에게서 찰나의 환희가 사라져 간다.

 

라이토

그래, 내가 키라다.

야, 넌 날 이길 수 없어.

원래 사신이 하나 더 있었거든? 근데 그 사신이 자기 데스노트에 니 이름을 써버렸어.

그리고 내가 정한 오늘밤 너의 행동까지!

 

라이토

넌 끝났어 다 끝났어 넌 깨끗이 패한 거야

이 게임은 내 승리야 완벽했어

내 뜻대로 이 세계를 바꿀 거야 나의 정의를 실현할 거야

미사를 사랑한 사신이 드디어 니 이름을 자기 노트에 써버렸어

 

 

엘, 총이 들린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 빤히 본다.

 

라이토

그 사신은 한순간에 모래로 변해서 영원히 사라져 갔지

이 게임은 끝났어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이 게임은 끝났어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처음부터 다 보였어

라이토

넌 다 알고 있었겠지

널 놓치지 않을 거야

라이토

너는 죽고/어 나의 승리야

 

 

엘, 우측으로 성큼 걸어 나온다.

라이토, 좌측 끝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게임이 끝나면 남은 것은 무엇일까

게임이 다 끝나면 남는 것은 허무함뿐

 

 

무대 왼쪽의 라이토와 마주 보며

 

게임은

라이토

(게임은 다 끝났어 니 얼굴도)

엘, 라이토

끝이로군

죽으면

라이토

(이제 네가 죽으면 기다려 온 시간이 이제)

모두 다 끝났어

라이토

시작이야

 

 

엘과 라이토, 무대 중앙에서 마주 보고 대치한다.

째깍째깍 초침이 울리기 시작한다.

 

#13

엘의 죽음
엘, 라이토
다이코쿠 부두

 

 

 

라이토

나의 승리다.

 

 

엘, 총 든 손을 들어 라이토를 겨누며

 

날 죽이기 위해 이런 시나리오까지 고안한 거냐?

라이토

아니!

승리를 확신하는 니 표정이 너무 보고 싶었거든.

 

 

총이 발포된다. 엘, 멋대로 움직인 몸에 놀란다. 엘 본인이 아닌 ‘노트’가 발포하였음을 팔의 움직임과 시선 처리로 표현해낸 삼연의 샤엘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라이토가 쓰러지고 엘, 다가가 살핀다.

라이토, 죽은 듯이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난다. 깔깔 웃는다.

 

라이토

그래도 싸운 척은 해줘야 사람들이 믿어줄 것 같았거든.

난 니가 키라였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잡았다고 말할 거야.

그래서 넌 당황한 나머지 나를 총으로 쐈고, 나는 정당방위로 너를 죽인 거지.

그렇게 되면 수사팀에 들어와 달라, 제2의 키라를 잡아달라 부탁들을 하겠지?

그럼 수사도 내 마음대로 휘두를 수가 있겠고.

 

 

엘, 총을 들지 않은 자기 왼손을 연신 살핀다. 공연을 거듭할수록 왼손을 살피는 혼란이 극명해졌다. 후반부에는 왼손을 쥐었다 폈다 반복하기도.

노트의 강제력을 절감한 얼굴.

표정에 전에 없던 낭패감이 서려 있다.

 

라이토

자, 이제 우리 이야기의 엔딩이야.

 

 

엘, 고요해진다.

오른팔을 들어 라이토를 재차 겨눈다.

 

라이토

총 이리 내. 이번엔 내가 쏠 거야.

이리 줘.

 

 

엘, 버틴다. 공연을 거듭할수록 버티는 강도의 표현이 분명하고 극적으로 표현되었다.

라이토, 총을 빼앗는 대신 겨누고 있는 엘의 자세를 고친다.

 

라이토

버텨봤자다.

어차피 내가 쓴 대로 되니까.

 

 

엘, 스스로를 겨눈 자세가 된다.

 

라이토

잘 가라, 엘.

 

 

최후의 순간, 엘이 흐느끼듯 웃기 시작한다.

 

역시 난 틀리지 않았어! 최후의 대사는 공연에 따라 느낌표가 담기기도 하고, 온점으로 멎기도 했다. 횟수 자체는 느낌표가 많았다.

역시 난 틀리지 않았어.

역시 난 틀리지 않았어!

 

 

총이 발포된다. 엘, 선 채로 죽음을 맞이한다.

라이토, 엘을 밀어 넘어뜨린다.

엘의 육신이 밀려 넘어가고, 바닥으로 쓰러진다.

 

#14

보너스 _ 커튼콜
김준수
커튼콜 무대 위

 

 

 

4.02

돌아온 손키스 인사

4.12

홍광호 라이토에게 손키스 받은 샤엘

4.23

홍광호 라이토에게 달랑 들린 샤엘 5.12 5.19 6.02

5.25

가위바위보 한판승으로 고은성 라이토가 어부바 해준 샤엘

6.03

고은성 라이토 데뷔 11주년 기념, 어부바를 해준 샤엘

6.12

홍광호 라이토 100회 공연 기념, 으랏차 들어 올린 샤엘

6.15

고은성 라이토와의 충무 페어막 기념, 가위바위보 한판승으로 동생이 공주님안기를 해준 샤엘

6.18

홍광호 라이토와의 충무 세막 기념, 풍차돌리기를 당한 샤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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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 막공 기념, 홍광호 라이토와 나란히 덤블링하며 퇴장한 샤엘

예 당

홍광호 라이토와 나란히 선로에 뛰어들어 퇴장한 샤엘

7.14

샤엘 복귀 기념, 고은성 라이토가 묻지마 공주님안기를 해준 샤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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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성 라이토와의 예당 페어막 기념, 같이 하트를 그린 후 동생에게 손잡혀 퇴장한 샤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