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보도

topclass - 뮤지컬 드라큘라, 김준수 치명적인 핏빛 매혹

일자 2021-06-24
  • 정보
  • 2021-06-24
  • 보도
  • 부분 발췌, 전문은 하단 출처에서 확인해주세요.

     

    톱클래스.jpg

     

    김준수는 총 네 번의 〈드라큘라〉 공연에 캐스팅되면서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연한 유일한 배우가 됐다.


    김준수가 선보인 드라큘라는 음산하고 기묘한 가운데 광기 어린 모습이다. 강렬한 분장과 압도적인 퍼포먼스는 치명적인 매력의 흡혈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특유의 허스키한 고음으로 열창할 때는 황홀함과 비극이 교차하는 전율을 안겼다. 김준수의 드라큘라는 그의 활동명 시아준수와 더해져 ‘샤큘’이란 별명이 붙었고 대체 불가능한 매력적인 캐릭터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저는 매번 똑같은 무대를 올릴 거예요. 오늘 한 걸 내일도, 다음 주도 하겠죠. 그렇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에서 단 한 번, 혹은 처음 접하는 공연이 오늘일지 모르잖아요. 그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뮤지컬이 정말 재밌구나’ 느낀 관객은 계속 찾아줄 테니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그만큼 책임감을 느껴요.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겠지만요.”

     

     

    김준수가 빨간 머리를 고집하는 이유


    김준수의 팬덤은 두텁기로 유명하다. 어제 찾은 관객이 다음 날 다시 찾는 일도 부지기수. 혹은 7년 전의 〈드라큘라〉와 비교하며 보는 관객도 적지 않다. 관객은 회차별 변화를 체감하며 무대를 평가한다. 배우는 공연이 거듭할수록 무언가 더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김준수가 그 기대에 보답하는 길은 분명하다. 항상 처음의 마음가짐으로 임하는 것.

    붉은 머리가 단적인 예다. 무대에서 피를 취하는 모습을 즉각 보여줄 수 없는 탓에 이 장면은 침대 뒤에서 이뤄진다. 얼핏 비치는 그의 빨간색 머리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빨아들인 피가 드라큘라 머리까지 전이된 것 같은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주며 판타지 뮤지컬다운 장치가 된다. 이는 2014년 초연부터 작품과 인물을 해석하고 표현한 김준수만의 방식이다. 네 번의 공연 동안 늘 빨간색 머리를 고수했다. 그의 머리색만 보면 ‘아, 〈드라큘라〉에 출연하고 있구나’를 알 수 있을 정도다.

     

    “반응은 좋지만 할 때마다 힘들어요. 일주일마다 염색을 해야 하고, 샤워를 하다 보면 욕실 바닥이 피바다처럼 돼요. 흰색 수건이나 베개는 사용할 수도 없고요. ‘이번에는 하지 말까?’ 생각했다가 초심을 잃은 걸로 비칠까 봐 다시 물들였어요. 언제까지 할 수 있다는 장담은 못 해요. 〈드라큘라〉 5연 때는 안 할 수도 있겠지만 또 모르죠.”

     

    드라큘라를 유치하지 않게 표현하면서도 관객을 감동시키는 과제도 만만치 않다. 노래와 대사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움직임 하나하나에 감정을 담아야 한다.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익힌 동작, 제스처 등의 표현방식이 적잖이 도움이 됐다.

     


    아이돌 팬덤과 뮤지컬 덕후 간 갈등을 딛고

     

    지금이야 믿고 보는 뮤지컬배우로 자리매김했지만 그가 처음 무대에 설 때만 해도 아이돌 출신이라는 선입견이 짙었다. 김준수를 뮤지컬배우로 만든 2010년 〈모차르트!〉 공연 때는 아이돌 팬과 뮤지컬 덕후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아이돌 팬덤은 김준수의 새로운 행보를 응원했지만, 뮤지컬 팬덤은 아이돌이 자신들의 영역으로 침범하는 것을 불편해했다. 전에 없던 아이돌의 행보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던 것이다.

    정작 그는 초연함을 유지했다. 뮤지컬에 기웃거리는 뜨내기가 아니라 진중하게 임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히 작품을 늘려가면 언젠가 알아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실력으로 인정받고 논란을 잠재워야 그의 뒤를 잇는 아이돌 후배들이 자신보다 나은 환경에서 뮤지컬에 도전할 수 있을 터였다.

     

    “아이돌이 하나둘 뮤지컬에 진출하자 많이들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봤어요. 그 중심에 제가 있었고요. 첫 단추를 꿴 옥주현 누나는 인정받았지만, 현직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며 뮤지컬을 한 건 제가 거의 처음일 거예요. 심리 상태가 많이 불안했던 때라 무대에 서는 것만도 감사했죠. 당시에는 저의 진정성에 의문을 가진 사람도 많았어요. 진중하게 작품에 꾸준히 임하다 보면 언젠가 알아줄 거라 생각하면서 왔는데, 벌써 11년이 됐네요.”

     


    얻은 것도 많은데 왜 잃은 것에 마음을 뒀을까

     

    최근 그는 〈미스터트롯〉 〈미스트롯2〉에서 마스터로도 참여했다. 다른 마스터처럼 무대를 평가하기보다 적절한 추임새나 간략한 소감을 전하는 게 그의 역할. 같은 가수의 세계에 있지만 트로트란 장르의 특색을 감안해 그는 가타부타 평가를 더하지 않았다. 절실한 마음으로 마이크를 쥐고 있는 그들을 응원할 뿐이었다. 한때 이름만 대면 알 만큼 유명했던 가수들이 새로운 꿈을 꾸며 무대에 다시 오른 용기가 대단할 따름이었다. 동시에 무대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줬다.

     

    “매번 감사한 마음으로 무대에 서요. 거기서 받는 박수만큼 저를 채워주는 게 어디 있을까 싶어요. 예전에는 갖지 못한 걸 좇고 가진 걸 당연시하며 우울한 면이 있었는데 군대를 다녀오고 많이 바뀌었어요. 행복이 별 게 아니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잃은 만큼 얻은 것도 많은데 왜 잃은 것만 마음에 뒀을까 싶어요. 그래서 항상 고마운 마음으로 살게 됐어요.”

     

    뮤지컬배우로 활동한 지 11년. 김준수는 “뮤지컬을 하며 다시 꿈을 꾸게 됐다”고 말했다. 많은 선입견 속에서도 그는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히 나아갔고, 덕분에 그 뒤로는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순탄하게 뮤지컬배우의 길로 접어들 수 있었다. 갈등을 빚던 아이돌 팬덤과 뮤지컬 팬덤은 이제 하나가 되어 그를 응원한다. 극강의 노래와 연기로 다져진 그의 실력은 뮤지컬이 처음인 관객도 다시금 공연장에 불러들인다. 꿈꾸는 이의 매혹은 그처럼 진하고 강렬하다.
     

     

     

    공유스크랩
    댓글 등록
    에디터
    취소 댓글 등록
    에디터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