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엘리자벳’의 죽음(토드), 영혼을 잠식하는 매혹적인 춤!
일자 | 2012-0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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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리뷰 |
일정 | 뮤지컬 ‘엘리자벳’의 죽음(토드), 영혼을 잠식하는 매혹적인 춤! |
김준수의 ‘죽음(토드)’, 독특한 존재감으로 무대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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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작곡가인 실베스터 르베이는 지난 인터뷰에서 ‘죽음(토드)’에 대해 “매력적으로 관객을 유혹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매력적이다 못해 관객에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게 하는 강한 힘이 있다”고 말하며, “죽음을 두려워하던 몸이 불편한 여성이 작품을 본 후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의욕을 갖게 됐다”는 감동적인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실베스터 르베이의 말처럼 작품 속 ‘죽음(토드)’의 매력은 치명적이다. 사람도 짐승도 아니며, 천사도 악마도 아닌 이 존재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마치 발톱을 숨긴 매와 같이 빠르고, 발걸음을 죽인 표범과 같이 관능적인 몸짓으로 다가와 표적의 급소에 비수를 꽂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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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준수의 ‘죽음(토드)’은 관객에게 호평을 받은 만큼 독특한 존재감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다른 두 배우보다 나이도 어린 그가 인간이 아닌 캐릭터에 대해 어떤 답을 냈을지 의문이었으나 돌아온 답은 의외성 있는 매력적인 해석이다. 단순히 관능적인 남성적 캐릭터로 황제 요제프와 엘리자벳 간의 삼각관계를 구성하기보다는 여성도 남성도, 인간도 신도 아닌 ‘경계적 존재’로 나타나 아슬아슬한 경계 위에서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냈다.
여성과 남성의 경계에 놓인 듯한 중성적인 몸놀림, 때로는 속삭이는 고음으로 때로는 허스키한 저음으로 영역을 넘나들며 유혹하는 김준수의 이중적인 목소리는 관객이 예상치 못한 교묘한 배합을 만들어냈다. 다른 그 어떤 영역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으면서 그 무엇도 매혹시켜버리는 초월적인 ‘죽음(토드)’의 존재를 자신이 지닌 특유의 양성적인 매력에 감수성을 더해 매력적인 캐릭터로 부활시켰다.
박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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