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A Flower, '모태 아티스트' 김준수의 독무대
일자 | 2015-0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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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리뷰 |
일정 | XIA Flower, '모태 아티스트' 김준수의 독무대 |
수많은 변주에도 불구하고 김준수는 김준수다.
김준수의 세번째 정규앨범 <flower>가 3일 공개 됐다. 그는 이번 앨범에 발라드는 물론 힙합, 재즈, 어반 팝까지 다채로운 장르와 목소리를 실었다. 그룹 JYJ의 메인보컬, 춤을 추면서도 흔들림없는 라이브의 프로 아이돌, 뮤지컬 배우 등 그에 대한 다양한 수식어를 증명하듯, 그를 기다려온 팬들의 갈증을 알아챈 듯 말이다.
더 담지 못한 아쉬움이 청자에게도 느껴질 정도로 다양하게 채운 앨범이지만 이질감보다 반가움이 더 큰 이유는 중심을 잇는 것이 ‘김준수’라는 하나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다양한 곡이, 다양한 목소리의 변주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준수’라는 아티스트를 표현하게 되며 ‘김준수’라는 하나의 뮤지컬의 막을 오르게 했다.
변화의 시작은 가사를 음미하는 김준수의 발전된 표현력이 눈부신 ‘넘버’들이다. <reach>와 <나비>는 김준수가 편히 부르는 꽉 찬 감성의 발라드로 익숙하게 김준수의 음악 세계로 들어가게 한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하게 가사를 표현해내는 지점이 귀를 사로잡는다. 김준수의 목소리가 쉬는 곳 없이 몰아치는 것은 물론 <reach>에서의 엇박은 신선함과 그루브함까지 더해준다.
앨범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래퍼’들과 함께한 새로운 형식들의 곡이다. <꽃>으로는 클래식에 힙합을 접목하고, <x song>으로는 섹시하고 위트있는 일렉트로닉 힙합을 만들어놨다. <out of control>에서는 건조한 랩으로, 그루브 넘치는 양동근과 대립되는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특히 에픽하이와 함께 한 곡이자 타이틀곡 <꽃>은 ‘왕자’의 귀환을 알리듯 웅장한 사운드로 가득하고 가사와 노래는 몽환적이기 그지 없다. 댄스와 발라드의 균형을 맞춘 보컬과 현가요계에서 잘 들을 수 없는 독특한 사운드로 김준수의 아티스트 면모를 부각시켰다. “Come take my hand”처럼 절망 속에서 건져 올리는 목소리가 비장미마저 담아냈다.
비트감 넘치는 어반 팝 댄스곡 <license to love>, 재즈 브루스에 발라드를 얹은 <hello hello>까지 혁신은 계속된다. 물론 김준수의 발라드를 그리워한 이들에게 애절한 감성 발라드로 ‘커튼 콜’하기도 한다. 나얼이 선물한 <나의 밤>은 도입부가 긴 만큼 억눌렀던 감정이 후반부에 터지며 감성을 자아낸다. <그말 참 밉다>, <사랑 숨> 등으로는 감정을 응축해 표현하는 김준수의 목소리가 애절히 마음을 울린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를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결국 코어는 김준수였다. 김준수는 이 모든 것을 <musical in life>로 표현하고 있다. ‘다분히’ 뮤지컬 스러운 반주는 뮤지컬 배우 김준수를 티내려는 의도가 아닌, 무대 위에서 숨쉬어지는 ‘모태 아티스트’로서 면모를 보이는 곡이려는 곡이다. 숨어있는 이 앨범의 주제곡인 셈. 공인으로서의 고뇌, 연예인으로서의 감당해야만 하는 무게에도 불구, 결국 무대에서 살아 숨쉬고 원하는 것을 이뤄내고야마는 천상 아티스트로서의 김준수가,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를 냄에도 이질감 없이 ‘김준수’라는 이름으로 귀결시킬 수 있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아티스트 김준수, 인간 김준수와 가장 닮아 있는 그렇기에 즐거운 ‘김준수’라는 뮤지컬은 이렇게 탄생했다.
정다은(jeongd2@themute.kr)
2015.03.03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무척 공감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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