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끌레르 (Marie Claire) 2013년 7월호 인터뷰 : One And only, KimJunSu
일자 | 2013-0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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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잡지 |
일정 | 마리 끌레르 (Marie Claire) 2013년 7월호 인터뷰 : One And only, KimJunS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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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And only, KimJunSu
김준수가 2집 솔로 앨범을 가지고 돌아온다. 여름밤과 어울리는 앨범이다. 뜨겁지만 청량하고, 진지하지만 무거울 필요는 없는 유일무이한 젊음이 그 안에 있다.
재킷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 그레이 컬러 톱 아크네 바이 에크루(Acne by Ecru), 팬츠 릭 오웬스(Rick Owens), 브레이슬릿 미네타니(Minetani).
이날의 배경음악은 미카에서 브루노 마스, 타이오 크루즈, 푸 파이터스, 캘빈 해리스, 아델, 제이슨 므라즈, 원티드, 진혜림으로 이어졌다. 촬영의 주인공이 직접 고른 플레이리스트다. 그 사이사이에 100m 밖에서도 누군지 알 수 있을 듯한 특유의 허스키한 보이스가 섞여 들려온다. 반나절이 훌쩍 넘는 촬영 시간 동안 물을 마시거나 농담을 하는 것처럼 계속해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그는 JYJ의 김준수다. 머지않아 두 번째 솔로 앨범을 가지고 돌아올 그가 <마리끌레르>의 표지를 장식했다.
그동안 그는 바빴다. 지난해 이맘때, JYJ의 준수와는 또 다른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준 김준수의 첫 솔로 앨범은 빌보드와 일본 아이튠즈를 포함한 각종 차트에서 놀라운 순위를 기록했고, 서울에서 시작해 인도네시아, 태국, 중국, 홍콩, 뉴욕, 유럽, 칠레, 브라질, 멕시코 등으로 이어진 월드 투어도 가졌다. 또한 그는 뮤지컬 무대에서도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었다. 굵직한 뮤지컬들에서 티켓 파워와 실력을 두루 증명한 김준수는 이제 뮤지컬계의 보증수표가 되었다. 그가 뮤지컬에 출연한 것을 기점으로, 한국의 뮤지컬이 국외로 퍼져나가는 움직임이 생겨날 정도라니 놀라울 뿐이다. 이 모든 이야기에서 평범한 구석이라고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데뷔 이후 한 번도 스타가 아닌 적이 없었던 그는 지금도 여전히 강력한 힘을 가진 스타다. 그러나 동시에 이제 막 본격적으로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책임지기로 한 근사한 젊음이기도 하다. 이 남자가 어떤 길을 선택하는지, 당장 올해는 어떤 ‘사건’ 혹은 ‘현상’을 만들어낼지, 기대해볼까? 우선, 이번 솔로 앨범이 궁금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안다. 딱 한 달 더 기다리면 알게 될 것이다. 그보다 먼저, 여기에 이어지는 선명한 대답들에서 몇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블랙 톱 다미르 도마 바이 프로젝트 루이(Damir Doma by Project Rue), 안에 입은 그레이 셔츠 ck 캘빈 클라인(ck Calvin Klein), 블랙 팬츠 노앙(Nohant), 슈즈 우영미(WOOYOUNGMI), 브레이슬릿 줄리앙 데이비드 바이 마이분(Julien David by My Boon). 우드 사이드 테이블, 골드 컬러 스탠드, 자카드 패브릭이 들어간 의자 모두 이튼 알렌(Ethan Allen).
컴백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지난 해 첫 솔로 앨범 〈TARANTALLEGRA〉를 냈을 때는 아무래도 부담감이 컸다. 나로서도 처음이었지만, JYJ 안에서도 처음으로 솔로 활동을 하는 거였기 때문에 다른 멤버들을 위해서라도 스타트를 잘 끊고 싶었다. 앨범을 내고 월드 투어를 하고 돌아오니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무한한 에너지를 얻었다. 자신감도 생겼다. 솔로 1집을 낼 때 필요했던 건 용기였다. 지금은 욕심이 더 강하다. 1집과 견줄 만한 앨범, 혹은 그 이상의 것을 담은 앨범을 만들고 싶은 욕심 말이다. 지금 시점에서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1집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앨범이라는 거다. 싱글 앨범 〈UNCOMMITTED〉와도 다르다.
이번 앨범에 대한 힌트를 달라.
나 역시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전체적으로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다양한 장르를 넣을 생각인데, 1집보다 R&B나 힙합의 요소가 좀 더 강하다. 스윙이나 재즈 느낌이 나는 곡도 실으려고 한다. 우선 타이틀곡은 많은 분의 의견을 반영해서 최종적으로 내가 결정했는데, 예전에 받아서 보물처럼 가지고 있던 곡이다. 이번 앨범을 준비할 무렵 오랜만에 그 곡이 갑자기 듣고 싶어졌다. 근데 듣자마자 그 자리에서 결정하게 됐다. 곡을 받았을 때도 좋았지만, 그날 들으니까 더 좋게 느껴졌다. 여름에 어울리는 곡이다. 뜨거운 여름날 즐기는 파티 같은 앨범이 될 것이다. 1집보다는 무거움이 덜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밝거나 가볍기만 한 분위기는 아니다. 그 사이의 중점을 잘 찾는 것이 관건일 것 같다.
오랫동안 묵혀서 나온 앨범이던 1집과 비교하면 2집은 진행 과정이 빨랐다. 개인적으로 리프레시할 여유는 있었나?
다행히 나는 온/오프가 확실하다. 일할 때와 쉴 때의 나는 확연히 다르다. 3개월여의 휴식 기간을 보냈다. 쉬는 동안 곡도 쓰고, 몰디브로 여행도 다녀왔다. 남자 넷이서!
그건 별로 부럽지 않다.(웃음)
근데 남자끼리 가도 너무 좋았다. 나는 거의 바닷속에서 살았다. 말도 안 되는 바다 색깔이었다. 도심보다는 휴양지가 좋다. 바다가 있고, 석양이 지고, 야자수가 있는 풍경을 좋아한다.
스트라이프 재킷과 팬츠 닐 바렛(Neil Barrett), 화이트 티셔츠 자라(Zara), 슈즈 우영미(WOOYOUNGMI).
김준수의 2집 앨범 역시 도심보다는 휴양지에 가져가야 할 앨범일 것 같다.
맞다, 맞다. 해변가에서 칵테일 마시면서 듣기 좋은 음악이다.
뜨거운 나라의 팬들도 좋아할 거다.
열정적인 곡이니까!
이국의 공항에 떨어졌을 때 어마어마하게 많은 팬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드나?
너무 신기하다. 우리를 안다는 것도 신기한데, 공연을 해보면 더 신기하다. 한국어 가사의 노래를 다 따라 부르니까. 게다가 JYJ의 음악은 음원으로 듣지 않는 이상, 방송 같은 데서 접하기 어렵지 않나. 그런데 여행으로 가기도 쉽지 않은 지구 반대편에 우리 노래를 모두 따라 부르는 팬들이 존재한다는 걸 실감할 때, 지치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되새기게 된다.
오버사이즈 네이비 컬러 트렌치코트 노앙 바이 프로덕트 서울(Nohant by Product Seoul), 화이트 티셔츠, 패턴이 있는 네이비 팬츠 모두 자라(Zara).
오늘 촬영의 배경음악을 직접 선곡해 왔는데, 아까 진혜림의 ‘Lover's Concerto’가 나올 때 한 말이 재밌었다.
비 오는 날, 그것도 아주 기분 좋은 비가 오는 날 차 안에서 들어야 하는 곡이다. 그냥 차도 아니고, 꼭 택시 안이어야 한다. 앞 좌석에는 외국인 택시 드라이버가 있고(웃음), 비가 툭툭 떨어지는데 도심 속 건물 사이로 해가 지는 모습이 보일 때, 그 음악이 깔리는 거다. 그 곡을 들을 때마다 유럽이 그려진다. 장면을 막 만들기 시작한다. 파리 개선문 앞의 팔차선 도로에 있고, 길은 완전히 막혀 있다. 한쪽 도로는 꼬리를 물고 서 있는 차들의 리어 램프 때문에 온통 붉은색이다. 그걸 내가 뒤에서 보고 있는 거다. 날은 조금씩 어둑어둑해지고, 좋은 것 같기도, 슬픈 것 같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기분이 되는 거다.
상당히 구체적이다.(웃음) 곡에 접근하는 방식이 재밌다. 본인의 곡을 해석할 때도 그런 식으로 이미지를 만드나?
‘UNCOMMITTED’를 처음으로 들었을 때, 바람의 느낌을 떠올렸다. ‘TARANTALLEGRA’는 불의 느낌이었다. 판타지 같은 풍경을 떠올렸었다.
보컬리스트 김준수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음악에 대한 능력치에 음감, 음색, 테크닉, 댄스, 리듬감 등등이 있다면 그중에서 나의 강점은 리듬감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자랑 같지만, 내가 생각해도 리듬감은 괜찮은 것 같다.(웃음) 한 박자 안에도 약간의 밀고 당기기가 있는데, 일부러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리듬을 밀고 당기는 데 자신이 있다. 리듬감을 살릴 수 있는 음악을 할 때 재밌고 편하다. 어제도 연습을 하다가, 몸에 배지 않은 리듬을 새롭게 발견했다. 이 박자 좀 이상한데, 하면서도 재밌었다. ‘처음 만난 리듬’이었다.
그레이 코트, 화이트 네크라인의 그레이 슬리브리스 톱, 블랙 삭스 모두 프라다(Prada), 그레이 크롭트 팬츠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 슈즈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김준수의 노래에 도드라지는 것은 감성이다.
나는 옛날부터 노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성이라고 생각해왔다. 어떤 음색 혹은 어떤 테크닉을 가졌든 그 곡에 맞는 감성으로 노래를 하면 좋은 노래라고 생각된다.
살다 보면, 그리고 나이를 먹다 보면, 감성은 생각보다 쉽게 죽는다. 아티스트에게는 감성을 깨우기 위한 자극이 항상 필요할 것 같은데, 당신의 감성을 지키고 깨우는 것은 뭔가?
맞다. 나이를 먹을수록 현실주의자로 바뀌고, 그러다 보면 상상력이나 도전의식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게 아티스트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이를 먹으며 쌓은 경험들이 지금 나의 감성을 지켜주고 있기도 하다. 음악을 대할 때 내가 가진 스토리를 떠올린다. 노래는 연기와 같다. 그 안에 빠져서 해야 한다. 누군가를 꼬시는 가사의 음악이라면 정말로 유혹하려는 마음으로 노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뮤지컬은 김준수에게 어떤 의미인가?
<모차르트!>는 내가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2009년에 큰일을 겪으면서 인간적으로 상처를 워낙 많이 받아서 무대가 두렵다기보다 세상이 두려웠다. 그저 답답하고 슬펐는데, 이 작품으로 다시 내가 설 곳은 무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뮤지컬 넘버들이 모두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같았고, 전 세계를 사로잡은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어두운 내면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티스트로서 좋은 계기가 되었다.
프린트 셔츠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 팬츠 소프넷 바이 에크루(Sophnet by Ecru), 시계 베르사체 바이 갤러리 어클락(Versace by Gallery O’clock), 브레이슬릿 미네타니(Minetani).
<엘리자벳>의 ‘죽음’이라는 어려운 캐릭터를 젊고 섹시하게 소화해낸 과정도 궁금했다.
사실 <모차르트!>를 하고 나서 뮤지컬에 푹 빠져서 웬만한 작품은 거의 다 보러 다녔다. 그러면서 좀 더 생각이 넓어졌다. 뮤지컬은 모든 배우가 정교하게 살아 움직이며 에너지를 집중해서 발산해야 한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연습에 충실하며 해답을 찾아나가는 거였다. 다른 사람들이 캐릭터를 준비하는 모습을 유심히 봤다. 극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를 이해하며 나의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상당히 열정적이고 즐거운 작업이었다. 이번 8월에 <엘리자벳> 앙코르 무대에 오른다. 사실 남우주연상을 받고 더 큰 책임감을 느껴서 여러 작품을 고민하고 살펴봤다. 그런데 20대에 남자 배우가 할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더라. 그래서 빨리 30대가 되고 싶기도 하다. 이 작품을 다시 한다면 초연을 뛰어넘는 캐릭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자신이 있어서 솔로 앨범 활동과 시기가 겹치지만 다시 한 번 <엘리자벳>의 ‘죽음’이라는 캐릭터를 입어보려고 한다.
지난 10년 동안 좋았던 경험도 있고, 나빴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있다. 그 경험들이 모두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나?
아직 스물여덟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쁜 경험은 20대 초반에 다 했다고 생각하고 싶다.(웃음) 근데 쓸데없는 경험은 없는 것 같다. 좋은 경험만 있었다면 인생에 대한 준비가 안 됐을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 아주 많은 일이 있었고, 너무나 많은 걸 배웠다. 서른 살이 되기까지 2년 남았는데 내게 20대는, 내가 좋든 싫든, 배움의 10년이었다. 30대, 40대, 그리고 앞으로 남은 삶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10년이라고 생각한다.
그 10년 동안 당신은 꽤 단단해진 것 같다.
근데 팀의 막내여서 그런지, 아직도 팬들은 나를 ‘우쭈쭈’ 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안다.(웃음) 융통성 있는 자기 중심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주위의 말에만 따라가면 중심이 흔들리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만 답이라고 생각하면 발전이 없다. 융통성 있는 중심 안에서 조금씩 꿈틀거린다고 해야 하나? 아, 이번에 조용필 선배님의 ‘바운스’라는 노래를 듣고 많이 놀랐고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내 색깔을 지키면서도 나이를 먹어도 그 시대가 원하는 음악을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 말이다.
포켓 디테일 베스트 다미르 도마 바이 무이(Damir Doma by mue), 블랙 슬리브리스 톱 디올(Dior), 블랙 팬츠 씨와이 초이 바이 비이커(Cy Choi by Beaker), 브레이슬릿 톰 빈스 바이 마이분(Tom Binns by My Boon).
요즘 다시 활동을 재개한 신화를 보면 재밌기도 하고, 멋진 남자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JYJ의 세 남자도 끈끈한 진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되었을 것 같다. JYJ의 10년 후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봤나?
그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혼자 있을 때는 삼십 대 초 중반의 그 나이 같은데, 신화로 뭉치면 아직도 고등학생 같다고 말이다. 워낙 그렇게 섞여서 같이 자랐으니까. JYJ도 똑같다. 각자 떨어져 있을 땐 안 그러는데, 셋이 같이 있으면 되게 유치해진다.(웃음) 장난도 심해지고, 웃기고 싶은 본능이 살아나면서 이상한 짓도 하게 되고, 셋 다 목소리가 되게 커진다. 10년 후? 똑같았으면 좋겠다. 이번에 봄여름가을겨울의 선배님들이 <라디오 스타>에서 한 이야기를 들으며 JYJ도 저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스페라즈라는 일본의 아카펠라 그룹을 보면 멤버 모두 결혼을 하고, 부인과 아이도 있는데 여전히 뭉쳐서 다니고 가족끼리도 친하다. 그런 모습을 보며 딱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했던 몇몇 인터뷰에서 “아이돌 이미지를 탈피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한국에서 아이돌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를 바꾸고 싶다”는 요지의 말을 했었다. 이 생각에도 변함이 없나?
그렇다. 아이돌이란 그 시대에 가장 핫하고 트렌디한 음악을 하는 가수이자, 한편으로는 노래와 춤, 기획형 퍼포먼스로 시대를 선도하는 사람들이다. 무조건 어리다고 해서 아이돌도 아니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아이돌이 아닌 것은 아니다.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만큼 우리의 대중가요가 가진 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럴수록 아이돌 그룹이 소비적으로 소모되지 말고 자존감을 지키고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책임감이 나와 내 동료들에게 분명히 있다.
도트 패턴이 있는 재킷 씨와이 초이 바이 비이커(Cy Choi by Beaker), 화이트 셔츠 디올(Dior), 블랙 팬츠 노앙(Nohant), 슈즈 김서룡 옴므(Kimseoryong Homme).
올해 초 도쿄 돔 콘서트도 의미 있는 자리였을 것 같다. 그 과정이 쉽지 않았으니까.
3년 만의 정식 일본 활동이자 도쿄 돔 입성이다. 도쿄 돔을 대관하지 못하게 된 이후에, 도쿄에서 세 시간 정도 떨어진 야외 공연장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었다. 거기까지 와주신 팬들에게 감사했고 힘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지만, 한편으로는 거기까지 오게 해서 죄송한 마음이었다. 다시 도쿄 돔 무대에 설 수 있을지 막막했었는데, 극적으로 일이 잘 타진됐다. 사실 도쿄 돔 공연이 진행되는 도중에 언제든지 취소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마음을 다스려놓지 않으면 일이 잘못 되었을 때 충격이 더 크니까, 종종 이런 식으로 생각했다. 근데 다행히 무대에 서게 됐다. 감회가 남달랐다. 마지막 날엔 울컥하기도 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두려움도 있나?
두려움은 없다. 두려움이라기보다는 막연하게 언제까지 이렇게 사랑받으며 음악 활동을 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은 있다. 우리에게 큰 변화가 있고 나서 4, 5년 동안 팬들에게 받은 사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지금은 인기를 기대하고 음악을 하기보다는 그 시간 동안 받은 사랑에 보답할 차례라고 생각한다.
다른 뮤지션이나 아이돌 멤버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당연하게 들렸을 것도 같다. 그런데 그게 김준수 혹은 JYJ의 이야기라면 조금 다르게 들린다.
내게도 여러 가지 역할이 있다. 나는 김준수고, XIA고, JYJ의 준수고, 부모님의 아들이고, 백넘버 12번의 축구 선수이기도 하다. 그럴 때마다 나를 분리할 순 없다. 모두가 같은 나다. 가짜는 싫다. 어떤 상황에서든 진심이고자 하고, 즐겁고 긍정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 하지만 뮤지션 김준수, XIA일 때는 수많은 팬들이 나를 사랑해준 만큼 조금은 ‘나’ 자신을 희생해도 좋다. 무대에서만큼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진심으로 노래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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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큰 변화가 있고 나서 4, 5년 동안 팬들에게 받은 사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지금은 인기를 기대하고 음악을 하기보다는 그 시간 동안 받은 사랑에 보답할 차례라고 생각한다.
그의 '보답'이라는 표현은 늘 마음을 따끔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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