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

2016.04.05

그런데 말예요. 살인을 저지른 걸 빼면 도리언이 어떤 타락을 했으며 어떻게 제 주변 사람을 모조리 타락시켰는지 너무 두루뭉술하지 않나요? 베질의 대사로 유추해볼 수 있을 뿐이잖아요. 그외엔 18년 가까운 세월을 몇장으로 압축해서 써놓은 그의 엽기적인(?) 취미 활동에서나 엿보이는데 제가 너무 타락한 현대인이라선지? 그것들은 좀 유별난 탐미주의자의 신선한 취미정도로밖엔 느껴지지 않습니다만. 19세기엔 이것들이 열거만 해놔도 몸을 떨게 하는 타락의 상징이었을까? 글쎄요? 보석 수집, 금단 서적 읽기, 이런게요?

그리고 제임스 베인을 부추긴 아편굴의 여자는 대체 누구죠? 18년 전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는 말만 있을 뿐이잖나요?

타락에 대한 묘사가 너무 뜬구름입니다. 자기가 타락했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살인이 없었으면, 타락했는 줄도 몰랐을 것 같은데요! 손에 잡히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