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2014.11.08

세 사람의 하모니로 완성되는 곡에서 오빠의 목소리를 찾아 듣는 기쁨을 좋아한다. 대체 불가한 오빠 목소리의 유일무이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니까.
그러나 오빠의 목소리만으로 기승전결을 아우르는 노래를 들을 때의 기쁨은 조금 더 다른 차원에 있다. 그 어떤 여타의 소리도 존재하지 않고 오롯이 오빠의 목소리만 존재하는 곡에서, 오빠의 목소리와 감수성이 곡 하나를 완전히 관통할 때 빚어지는 음악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감정이고, 하나의 생명이어서 듣고 있노라면 자연히 숨을 참게 된다. 오빠가 창조하는 드라마는 '극적'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를 넘어 노래 속 화자의 삶을 현실로 이끌어내는 장대한 마법과도 같고, 이 진귀한 순간 속에는 언제나, 세상에 노래라곤 이것 하나뿐인 것처럼 노래하는 오빠와 오빠의 마음이 있다. 그렇기에 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노래해 주어 고맙다고, 내가 오빠를 들을 수 있는 시기에 이렇게 함께 존재해주어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