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동안은 늘 틀어두었는데, 함께 읽는 친구가 어느 날은 다른 영상을 보면 안 되겠느냐 물었다. 그 말을 듣고서야 너무 내 위주의 선곡이었나 아차 싶어 보고(듣고) 싶은 영상이 따로 있는지 물어보니, 정확히는 "이 노래가 풀버전으로 담긴 영상이면 좋겠다"고. 전부 다 듣고 싶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싶다고.
하얀 종이와 검은 문자들로 생각을 빽빽하게 채우는 일에는 나름의 즐거움이 있지만 이것만을 무한히 반복하노라면 자연 아름다움에 허기가 진다. 그러다 보면 이때가 떠올라. 행복했었지. 당신을 기다리며 시간을 견디는 듯하다가도, 12년의 당신이 안겨준 아름다운 행복과 아름다운 문장의 고요한 평화 속에 노닐었으니.
13년 상반기 내내 들었던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