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공, 악보가 한두 장 빼고 옥상으로 되돌아왔다. 이런. 밤공은 그보다는 꽤 많이 날아갔지만 '다 떨어졌다'고 말하기는 다소 부족한 상태. 바람이여, 분발해주세요.

오늘은 낮과 밤의 하숙집 주인아저씨가 다른 날이었다. 낮공의 주인아저씨는 항상 지욱의 어깨를 두드려 생각에서 깨워준다. 여일이 그를 불러 깨우기 전에 부리청소로 생각을 갈무리하고 수저를 집어들었다. 밥 한술, 뜨자마자 성태가 화장실 문을 열어젖혔다. 자연히 그가 수저를 떨구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밤공의 주인아저씨는 지욱을 굳이 깨우지 않는다. 부리청소를 이끌어내는 것은 따라서 여일의 몫. 하지만 여일이 그를 불 러깨우면, 성태가 화장실 문을 열기까지 지욱이 식사를 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아니나 다를까, 간단한 부리청소 후 수저를 집으려고 자세를 고쳐잡았지만 그 즉시 화장실 문이 열렸다. 밤공의 식사는 실패.

맞은 편 집, 노부부를 홀로 두는 손주 손녀들을 향해 아주 큰 괘씸함을 담아, "불효자식들!" 하고 꾹꾹 눌러 담아 외쳤다.

낮공. 속사포 랩 이후 조연진 여일의 귀여운 척은 날로 강해진다. 왜왜왜왜왜? 양어깨를 번갈아 들썩이며 코앞으로 다가온 여일을 당혹스러운 눈으로 보던 그가 잠시 말을 잊지 못하다가, 길~고 거센 귀여운 척의 타격에 그만 웃음을 터트렸다. 미처 예상하지 못해 허를 찔린 진짜 웃음. 허리를 살짝 접어가며, 손으로 입을 가리고 빵!

밤공에선 두 번은 당하지 않았다. 귀여움 공격에 우욱, 토하는 시늉으로 응답했다. 그리고는 화장실을 찾아 떠난 지욱 선배. 떠나면서 모터 달았냐! 타박을 주었는데, 랩도 아니고 모터 달았느냐는 말이 왜 그렇게 그 또래 남학생들의 대사 같아 귀여웠는지. ㅎㅎ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앞부분의 그의 목소리가, 이연의 노랫소리가 작아짐에 따라 훨씬 또렷해졌다. 아름답고 황홀하여, 어둠 속에서 흐릿한 옆얼굴을 기쁘게 바라보았다. 실타래처럼 아름답게 엮어지는 목소리. 보물, 별이 낳고 그가 갈고 닦아온 만상을 담은 소리.

낮공의 강의실. 손목과 발목을 또르르, 돌리면서 예쁘게 앓는 얼굴로 단 숨을 연이어 내뱉었다.

댄스 연습 문제로, 여일 너머 성태를 가리키려는데 여일이 필사의 방어로 그의 두 손을 모두 잡아 쥐었다. 그가 몇 번이고 손을 빼내려고 애썼지만 요지부동. 결국 손동작을 하나도 하지 못했지만, 두 손 다 틀어 잡혀서 옴짝달싹 못 하는 모습도 귀여웠다. 마침내 에잇, 힘주어 여일의 손을 뿌리쳐 빼내곤 기지개를 동반한 하품 공격을 개시했다. 황홀해진 여일에 탄력받아 쌍꺼풀 그리기까지 감행하는데, 아아, 그렇게 코앞에 쌍꺼풀을 그려준 채로 여일을 지그시 보더니, 고개를 좌우로 넘실넘실 까딱였다. 얼러주는 것처럼. 그 후 잠시 지친 듯 가방 위로 몸을 늘어뜨렸다가 다시 졸라오는 여일에게 앞이나 보라며 미간을 모으고 핀잔을 주었다. 팔을 툭툭, 이케이케 해서 앞을 보라고 손짓도.

밤공의 강의실. 혀가 아랫입술을 잔뜩 축이는 바람에 반질반질했다.

댄스 대회를 성태에게 떠넘기기 위해 성태 쪽으로 몸을 기울였는데, 낮공과 마찬가지로 여일의 필사의 방어에 부딪혔다. 하지만 밤공에선 여일보다 그가 더 완강했다. 두어 번의 시도만에 잡힌 손을 확 빼내곤 두 사람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그려주었다. 연아의 하트S2를 두 번이나. 이어 두 손을 크로스하고, 목 긋는 시늉으로 단호하게 여일을 쳐내기까지. 다소 침울해진 여일을 향해 이번에는 그쪽에서 먼저 기지개를 동반한 하품 공격을 하자, 여일이.. 벨도 없어.. 금세 기쁜 얼굴로 그를 마주 보았다. 이어서는 쌍꺼풀 그려 보이기. 낮공과 마찬가지로 여일의 면전에 대고 지그시, 고개를 이렇게 저렇게 넘겨가며 장난을 걸었다. 그러다 복잡한 이야기에 돌입한 강의에 인상을 잔뜩 찡그리더니 떼쓰는 입 모양으로 지루하다고, 피곤하다며 잔뜩 앙탈을 부렸다. 여일이 뭐라뭐라 그에게 대꾸하기도 하고, 댄스대회 문제 이야기를 또 꺼내보기도 했지만 그가 대번에 앞엘 좀 보라며 팔을 휘둘렀다. 귀찮음이 역력한 손짓에 여일의 말이 뚝 끊겼다.

다시 돌아온 이연. 상의를 끌어내려 정돈하고, 목을 가다듬은 후 돌입한 토론.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스스로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첫 문장을 맺은 후엔, 머리를 주먹으로 콩콩 친다. 잠시 뒤돌아선 뒷모습으로 작게 "멍청이.. 진짜.." 하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이어 기타 치는 시늉을 할 때, 목소리가 제법 크게 들렸다. 나 기억나, 나? 옥상에서, 기타쳤잖아!! 옥상까지는 늘 들리긴 했는데 그 뒷말이 무얼까 싶었더니, 기타쳤잖아!! 이렇게 버럭해왔었구나 시아준수 ㅎㅎ

게시판 앞. 밤공의 "해주세요"가 정말 귀여웠다. 볼 때마다 항상 오늘이 제일 귀여워!! 소리 없이 외치게 되곤 하지만.

기쁨의 노래. 오징어처럼 두 팔을 흐물흐물한 다음엔 두 손목을 빙그르르 풀어내며 고개를 수평으로 까딱까딱했다. 낮에도, 밤에도 무릎 꿇은 로미오가 되었고, 언제나 열씸열씸 온몸으로 하는 뒷발차기 ㅎㅎ 민망함을 수습하면서 낮에는 "노래왕 선발대회 나갈까아~?" 하며 어미를 길고 높게 뺐다. 밤에는 "책 팔아요, 이솝우화 팔아요." 이때도 요오오~를 엄청 길게 끌어 웃음을 자아냈다.

<다시 돌아온 그대>. 밤공에서 조금 남달랐다. 특히 1절 마지막, "우리 헤어지지 마~요." 무척이나 살포시, 힘을 빼고 부드럽게 불렀다. 흐드러지듯 흐르는 목소리. 2절의 "헤어지지 마요"도 평소와 달랐다. '요'를 한 음 낮게, 더 길게 뺐다. 오오. 아, 그리고 이연이 노래하는 첫 소절에서 이연을 바라보며 오른 주먹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눈 씻는 동작과 흡사하게. 아아, 귀여워서 나 참... 훈과 재회한 후, 같이 걸어나갈 때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는 걸음걸이도 참 귀여웠고ㅜㅜ 이런 끝나지 않는 귀여움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낮공에서도, 밤공에서도 그의 슬픔은 빠르게 차올랐다. 짐짓 태연한 척, 겨울이 왔다거나 춥진 않으냐 물어오는 순간에도 물기는 서려 있다. "우리 헤어지는 거야? 여기서 이렇게?" 에 이르러선 눈물이 흘러내렸다. 보온병을 품에 안아 들 때는 이미 완전히 반질반질해진 얼굴. 그 위로 다시 덧흐르는 눈물이, 그렇잖아도 반짝이는 얼굴에 애처로운 훈장을 더해주었다.

가득 먹먹해진 목소리로 낮공에선 대사를 제대로 잇지 못했다. "한 번만.. 한 번만.. 안아보자.." 울음에 말이 먹혀, 거듭 말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 아랑곳하지 않고 멀어져가던 이연의 뒷모습이 야속했다.

노래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미 불긋불긋해진 광대와 달아오른 콧등을 얼없이 바라보았다. 그가 노래를 시작하기 위해 숨을 쌕쌕이며 울음을 다스리는 찰나가 왜 그리 슬픈지. "지울 수 있을까" 하며 깊고도 굵게, 울려오던 자문은 왜 그리 가슴을 치는지. 사람들 속으로 이연을 찾으러 뛰어들어갈 때 갈팡질팡, 팔자걸음으로 되는 대로 뛰던 두 다리와 그 뒷모습은 왜 그리 아픈지.

자선냄비 앞으로 힘없이 걸어나와 '사랑이 아니었다'며 주저앉는 순간부터는 기다렸다는 듯 두 눈에서 눈물이 왈칵왈칵 쏟아졌다. 낮도 밤도, 한두 방울이 아니라 연이어서 주룩주룩. 울음으로 흩어지고만 "너무 아픈 사랑은.."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 울음이 감정을 먹고, 감정이 노래를 먹고, 노래가 울음으로 치환되는 날이었다. 울음의 비탈길을 따라 미끄러지고 방황하던 목소리. 스치'며', '사랑이 아니었음을'에서 까슬하게 긁히던 목소리는 이별을 견디지 못한 심장이 내는 비명이었을까. 소매로 입술과 코를 훔쳐가며, 엉엉 울면서, 아이처럼 두 팔과 어깨를 가득 떨면서 노래하는 그였다.

이연의 목소리를 듣고 걸음을 옮기며 가쁜 숨을 애써 삭이고, 차오르는 눈물을 떨구며 그가 손등으로 눈가를 훔쳤다. 끝내는 예쁜 얼굴이 엉망진창이 된다. 두 눈을 단정하게 깜빡이며 설렘으로 일렁이던 반질반질한 얼굴이 난마처럼 이지러지고, 갈라져 무너짐에 다다랐다.

*

사거리 대포. 한쪽 다리에 코트와 목도리를 나란히 접어서 얹어놓는 동작이 참 설렌다. 성태에게 술을 따라줄 때, 탄탄한 팔뚝에 돋는 힘줄도. 그의 일상 연기를 볼 때 설레는 이 맘. 설명할 수 없다.

낮공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그가 술을 달게 들이켰다. 탁 털어 넣고 음미하려는 찰나였는데 여일이 들이닥친 탓에 그의 여운이 깨졌다. 아직 결혼 안했지! 물으며 오른 어깨를 찰싹 때리자 아얏, 맞은 어깨가 일시에 솟으며 그가 팔자 눈썹으로 웃었다. 여전히 속사포로 정신을 사람 정신을 쏙 빼놓는 와중에 성태에게 "우쭈쭈~"를 잊지 않는 여일을 향해서는, 하하하,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밤공. 모터 단 여일 때문에 하려던 말을 하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리는 그가 참 좋다. 웃는 얼굴 좋아요. 여일이 달려, 달려 부추기기에 선 채로 두 잔을 연거푸 원샷하기도. 그것도 오른손으로 한 잔, 왼손으로 또 한 잔!

차가운 고독감을 선사하는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의 외딴 그. 마지막 순간, '그날들~'을 부르며 눈물이 차오르던 눈동자의 그. 사거리대포에서부터 그날들까지의 흐름은 어떻게 봐도, 어느 각도에서 봐도 완벽하다. 오랜 친구들과의 마음 편한 해후, 그 혼자 동떨어진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그들을 쳐내듯 외면하듯 결국엔 자기 세계 속으로 되돌아가고야 마는 그날들. 성벽 문을 닫아거는 듯한 그의 견고한 목소리가 이 장면의 일등공신이다.

오디션. 몽글몽글 맥반석 계란 같은 잘생김을 만날 수 있는 순간. 만지면 졸깃할 것만 같은 탄력 있는 피부와 광대.. 멀쑥한 얼굴에 물음표와 느낌표가 뒤섞여 놀람과 기쁨으로 버무려진 그를 본다. 낮공에서도 밤공에서도 화이를 보고 웃음을 감추지 않아서 잘생김이 더욱 빛났어.

낮공의 피아노 레슨. 화이가 노래를 망칠 때마다 인상을 찡그리다, 두 번이나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 되겠어, 절레절레.. 그래도 화이가 돌아보는 순간엔 고개를 끄덕이며 안심시켜주는 감독님은 친절하다. 두 팔을 영 어쩌지 못하는 화이를 향해 오늘은 "헐크 아니야!" 하고 부드럽게 나무랐는데, 개인적으로 이 애드립이 가장 좋다. 나긋한 꾸지람 같은 말투도 그렇고, 뭔가.. 좋아...

밤공. 화이가 첫 소절을 시작하는 순간 미간을 모으며 화이의 뒷모습을 위아래로 스캔했다. 얠 어쩌면 좋을까.. 하는 시선이었지만 노래 중간에 돌아보는 화이에게는 고개를 끄덕여준다. 자세를 교정해주는 순간에 가장 설레는 모습은 그가 어깨, 손, 다리 각각의 자세를 바로잡아 줄 때마다 고개를 젓는 동작. 턱도, 머리도 하면서는 옅은 한숨도 함께 내뱉는 이 동작.

훈과의 대사처리는 확실히 변했다. "누구시더라!"는 26일에 이어 중간약 정도의 강세를 유지했고, 밤공에서는 보다 떨리는 목소리로 "내가.. 내가.. 이렇게 한순간도 못잊고 산다는 거 알지 못한 채!" 하고 쏘아붙였다.

마찬가지로 밤공에서 이게 새로 나온 노래냐는 훈에겐 작게 "아니야." 하고 말해주었는데 훈이 계속 노래 좋다고~ 삼박자라며 말하기에 웃겼다ㅋㅋ

<사랑이라는 이유로>. 밤공의 박호산 훈은 발성 때문인지, 가장 지욱의 감정선을 해치지 않는 훈이다. 항상 이 순간에 왜 훈이 굳이 존재해야 하는지 의문이었는데, 그 의문을 다소나마 덜어준다고 해야 할까.. 지욱과 이연의 사랑에서 훈은 완전한 제삼자임을 이 순간, 가장 잘 표현하는 훈인 듯하다.

왜 자기가 주인공이냐며 따져 묻는 화이에겐 낮도 밤도 허, 헛웃음을 내비쳤다. 그리고 낮공에서, 고성으로 따지는 화이를 보며 고통스러워지는 얼굴에 쌍꺼풀 선이 선명했는데 어둠에 반쯤 가려진 얼굴에서 유일하게 도드라지는 그 실선이 드라마틱하게 예민해 보였다. 처연할 정도로.

이어지는 옅은 울음. 울음소리는 확실히 옅다. 흐느낌은 딱 한 번뿐. 거의 소리 죽인 울음이었다. 낮공이 완전히 소리 죽인 울음이었다면 밤공은 끅끅, 힘겹게 앓는 옅은 울음이었다. 마지막 남은 희망마저 지푸라기처럼 바스라져, 더는 기댈 곳도, 마음 놓고 울 수 있는 공간조차 없어진 외로운 그를 보았다.

그래서 찾고, 찾은 도피처가 술이었을까. 바에 앉아 힘겹게 허공을 헤집던 눈빛. 밤공에선 특히나 브라운관 연기로도 손색없을 정도로 섬세한 고통이 피어올랐다.

<12월>.

항상 훈의 편지에서부터 울컥한다. 미쳤냐 했던 것을 사과받는 순간부터. 이연의 목소리가 나오면 눈물도 콧물도 감추지 못하는데 밤공에선 "이런 게 사랑이라면.. 난 고개를 끄덕일 거야.." 하는 이연의 말에 함께 고개를 끄떡이며 눈물을 떨구었다. 두 눈 중앙으로 눈물 줄기가, 하나씩 선명하게 또르르. 뒤돌아서 눈물을 삼키고, 훌쩍거렸다.

그렇게 나름 울음을 삼킨다고 삼켰는데도, 하숙집 옥상을 바라보는 어둠에 감싸인 옆얼굴에선 다시 눈물이 흐른다. 낮공에선 왼쪽 뺨으로 눈물이 흘렀다. 밤공은 왈칵이라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양 볼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하숙집을 아픈 시선으로 더듬어보던 그가, 숨을 한 번 들이키고 노래를 시작했다. 우는 얼굴과는 반대로 덤덤하게, "골목 사잇길."

덤덤한 첫 소절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역설적으로 슬펐다. 끝까지 평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어미는 울음에 연기처럼 흐드러지게 내버려두었는데, 아.. 그의 목소리가 잦아드는 순간 전이되어 오는 지욱의 감정들로 코끝이 찡해졌다.

그리고, 대단히 그림 같았던 장면. 밤공에서도 보았지만 낮공에서 훨씬 극적으로 심장에 박혔던. 그가 찬찬히 앞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어둠에서 벗어난 순간, 두 눈에 맺혀있던 눈물방울이 빛의 세계로 편입되며 반짝였다. 모든 것이 어둡게 내려앉은 가운데 빛을 받아 반짝이는 단 하나의 것. 조명마저도 그의 노래를 위해 숨 맞추어 연기하는 걸까.

가성과 진성을 오가는 수를 놓는 12월의 1절과, 깊은 울먹임의 바다 속에서 힘겨운 걸음을 내딛는 2절. 그가 이연아, 이연아 거듭 부르고 나서 클라이막스에 이르러 소리를 거의 토하기 시작하면 마음이 참 이상하다. 그의 슬픔이, 그가 구축해 온 지욱의 비극이 내 마음을 헤집어 놓는 듯한 느낌이 들어. 너에게 닿지 못했다는 가사 때문에도.. 울먹임으로 잔뜩 힘이 실린 그의 턱 때문에도..

옥상. 두 사람 다 그렇게 울음 속에서 포옹하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흐느낌이 여과 없이 들렸다. 또 봐아.. 그래도 다행이라면, 밤공은 낮공보다는 웃는 얼굴의 기약이었다. 또 봐. 우리, 또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