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방 정리를 하면서 나의 옛 국사책을 반납했다. 머리 위로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뭘까 싶었던 마음이 그 책임을 인식한 순간부터
약동하기 시작했다. 약간은 노랗게 변한 첫 장을 넘기자 말로 다 할 수 없는 향수가 밀려왔다. 아, 이, 그리운 냄새.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눈에 익은, 그러나 너무도 오랜만이라 생경하기까지 한 단어들이 뇌리에 박혔다. 이 설렘, 이 그리움, 이 흥분.
고향에 온 것 같았다. 가슴이 뛰었다. 아주 잠시지만 그랬다.
내내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작 정각에는 잊고 있었다가 이 글의 등록일자를 보고 나서야 오늘이 온 것을 알았다. 2년 전 오늘 행복했던 기분이 되살아나 또다시 심장이 뛴다. 그날의 시아준수로부터 전해 받았던 에너지는 내 미래에 있을 1월 26일을 언제까지나 축복된 날로 만들어 주겠지. 지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