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촬영하면서 계속 흥얼거렸던 노래는 뭐예요?
아, <드라큘라> 노래. ‘Loving You Keeps Me Alive’라는 곡이에요. 맨 처음 들었던 <드라큘라> 노래가 이건데, 이 노래 때문에 <드라큘라>를 하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멜로디에 반했지만 지금은 가사 때문에 노래를 좋아해요. 가사가 정말 애절해요.

그 노래의 어떤 가사를 제일 좋아해요?
그댄 내 삶의 이유, 나를 살게 하는 첫사랑.

드라큘라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인물이잖아요?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400년 동안 기다린다는 설정, 어떻게 그 마음에 다가갔어요?
드라큘라가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라서 처음엔 막연했어요. 죽지 못하는 영생의 삶을 산다는 게 어떤 기분일까, 상상이 잘 안 됐죠. 그런데 장면 연습이 시작되니까 슬슬 감이 오더라고요. 저는 연습실에서 직접 연기해보면서 감을 잡아가는 타입이거든요. ‘드라큘라와 미나의 과거를 설명하는 장면이 많지 않은데, 어떻게 애절한 사랑을 전달하지?’ 저를 내내 괴롭혔던 고민도 연습실에서 처음 ‘마의 1막 10장’ 노래를 부르던 순간 풀렸어요. 그 노래가 아까 얘기했던 ‘Loving You Keeps Me Alive’인데, 노래를 부르던 순간, 느낌이 확 왔어요. ‘그댄 내 삶의 이유. 나를 살게 한 첫사랑’ 이 말을 하는데, 의도하지 않아도 눈물이 뚝뚝 흐르더라고요.

<드라큘라> 에서 가장 큰 두려움을 주는 존재는 누구예요?
무서운 사람은 없어요. 제가 워낙 센 존재니까. 반 헬싱이 저를 처치하는 방법을 알지만, 저한테 인간은 게임이 안 되죠.(웃음) 저를 두렵게 하는 건, 인간이 아니라 미나를 간절히 원하는 제 자신이에요. 미나를 마주친 후 살인을 저질러 사람 피를 마실 만큼 욕망에 휩싸이게 되거든요. 아, 저희 작품 드라큘라는 동물 피만 마시며 살아가요. 동물 피는 겨우 허기를 달래주는 정도지만, 살인을 피하려고 사람 피를 안 마시죠. 그런데 젊고 멋있는 모습으로 미나 앞에 서고 싶은 마음에 다시 사람 피를 마시게 되는 거예요. 미나를 제 옆에 두기 위해선 그녀를 드라큘라, 그러니까 괴물로 만들어야 하는데, 처음엔 그조차도 갈등해요. 그러다 내 사랑의 선택이 정말 그녀를 위한 것인가 생각하게 되죠. 결국엔 이 여자를 위해 내가 죽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고요. ‘사랑해요 그대, 그대를 사랑해요. 그대를 위해 내가 떠날게요.’ 제 마지막 대사가 이거예요.

미나를 드라큘라로 만들면,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과 계속 같이 있을 수 있는데요?
물론 미나와 영원히 함께하고 싶죠. 하지만 저는 드라큘라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알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이 그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 않은 거죠. 저만 죽으면 미나는 본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그녀를 위해 죽음을 택하는 거고요. 자기를 희생할 수 있는 건 정말 위대한 사랑 아닌가요? 드라큘라는 누구보다 멋있고, 심장이 뜨거운 존재에요. 그게 관객들에게 느껴지면 좋겠어요.


-더 뮤지컬 2014년 8월호.


이번 <드라큘라>는 국내 초연이지만, 그 소재는 누구나 아는 뱀파이어의 사랑이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인물을 그릴 것인가가 관건일 것 같아요.
소설에는 드라큘라의 잔혹한 뱀파이어의 모습이 더 부각되어 있고, 영화에는 로맨스가 더 부각되어 있는데 뮤지컬은 드라큘라와 미나의 러브스토리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 있죠. 드라큘라가 왜 저렇게 되었는가, 왜 저런 선택을 하는가에 대한 걸 보여줍니다.
이 작품에서 드라큘라는 너무도 사랑했던 여자를 다시 만나게 되어 영원한 삶을 함께 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다치게 하고 자신과 같은 괴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아 고뇌를 하죠. 결국은 드라큘라한테 갈 수 밖에 없는 미나의 감정선과 이 여자를 평생 안고 싶지만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하는 드라큘라의 감정선이 이 작품을 끌고 가는 흐름이에요.


-씬플레이빌 2014년 8월호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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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02

평소 생활이 극 중 캐릭터를 따라가서 엘리자벳 때는 어딘지 어둡고 심각했고, 디셈버 때는 밝다 못해 발랄했었다는 시아준수. 이번엔 굉장히 새드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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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02

시아준수는 드라큘라 작품 내에서 <긍정>을 맡고 있다 한다.
“다들 우울하거나 진도가 안 나가면 저에게 의견을 물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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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9.02

'이번엔 굉장히 새드하다..'
내 이야기 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