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꼬리를 잔뜩 접어가며, 웃느라 힘이 실린 코끝에 예쁜 찡그림이 얹혀지고, 고개를 한껏 뒤로 젖히고, 의자에서 튕겨져나가기도 하면서. 얼굴을 무너뜨리며 마구 웃는 모습을 원 없이 보았다.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앞으로 고꾸라질 듯이 튕겨 나오는 동작도, 내 귀를 간지럽게 긁어대던 듣기 좋은 웃음소리도.
그런 순간도 많았다. 시아준수에게까지 웃음이 도달하는 과정에서, 시아준수가 웃음을 터트리기 직전에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열매처럼 피어나는. 예고도 없이 순식간에 터트려 웃는 웃음 말고 꽃이나 열매가 열리는 것처럼 서서히 얼굴로 웃음을 머금는 표정이었다. 두 눈이 선하게 부풀려지고 입술 주위로 힘이 실려 입 끝의 모양이 뾰족해지고, 그러다 무언가 터지는 것처럼 얼굴 전체로 웃음이 사르르 번지는. 세상에 어떤 얼굴도 그보다 선할 수는 없을 것만 같았다.
웃는 시아준수는 그날, 회장 모두의 즐거움이었던 반면 무대 위로 뽑혀 올라간 팬들에게만 주어졌던 기회 중에 가장 부러웠던 것은 그들을 좇는 시아준수의 시선. 옆자리에 누군가 착석할 때마다 그 한 명 한 명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얼굴. 한 명 한 명에게 건네졌던 다감한 인사. 야무지고도 정중하게 입술을 다물고, 한 손은 가슴 위에 반듯하게, 자유로운 다른 한 손으론 무대 위에서 내려가는 팬들 한 명 한 명에게 악수를 청하던. 부러웠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가왔던 그의 정중한 살가움.
자유롭고, 쾌활하고, 그리고 다감하게. 일요일의 시아준수는 그랬다.
그가 꼭 웃음치료사였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