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흘러 넘침을 주의
 


내가 낙엽을 사랑하는 이유는 이것이 너무나 많은 부분에서 시아준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곡은 시아준수가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음악을 선택하였을 때 비롯된, 가장 천연스럽고 알맞은 형태의 그다. 그래서 낙엽은 언제나 나를 무너트린다. 무너트리고 일으켜 세워. 매번 새 차원의 사랑이 응집하여 용솟음친다.

오늘 그는 웃었다. 시작하기 전에 울지 않겠다고도 했고, 멤버들과 함께 하는 오랜만의 무대가 그의 마음을 조금 더 채워주고 있는 것도 같았다. 혼자 책임져야 하는 무대가 아니라 함께 쌓아가는 음악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에 예쁜 생기가 가득했다.

그러나 나는 울지 않을 수가 없었어. 그는 너무나 한결같이 아름다웠다. 언제나와 같은 그 자리에서 그 모습 그대로 최선을 다해 시아준수였다. 아름다운 목소리만큼이나 온 얼굴로 노래하는 표정으로, 전신으로 끌어올리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던, 지치지 않고 힘내겠다며 웃음 짓는 얼굴이 다 말해주었다.

그의 아름다움은 영원하다. 끝이 없으며 한계도 없다. 이것은 시들지 않으며, 때 묻지도, 지치지도 않는다. 그가 태생적으로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니야. 그가 언제나 진심인 까닭이다.

아무나 붙잡고 있는 대로 그의 아름다움을 토로하고 싶었다. 나를 향해 쏟아지는 그의 아름다움을, 그를 향하여 빗발치는 나의 마음을. 아무나, 아무에게라도. 마음의 폭주는 끝내 내가 찾을 수 있는 가장 숲머리의 어떤 존재를 찾아, 나는 흡사 기도하는 심정이 되었다.

시아준수의 신이시여, 그를 축복하소서. 당신이 세상에 낳은 가장 아름다운 형태의 사랑이 이곳에 만개하여 있어요. 이곳 서울에서. 감사하게도, 내 눈앞에서.

행복했다. 감사했다. 그를 사랑할 수 있는 이 삶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렇게 생각했다.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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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0

내가 기억하는 옛날의 나는 그를 향한 마음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었는데, 그래서 그것이 파도치거나 휘몰아쳐도 다스려서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볼 줄 알았는데 언제부턴가 이것이 무색해졌다. 이제는 이 마음이 밀려오면 밀려오는 대로 그 바다에, 그 늪에 몸을 맡기는 것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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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0

표현을 거른다는 것도 이제는 할 수가 없어. 어떤 말도 그에게 미치지 못한다. 어떤 표현도 그의 빛 앞에선 덧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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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0

그가 준 행복감을 조금 더 누리고 싶어 바로 집에 가지 않고 오랜만에 한강을 찾았다. 선곡은 낙엽, 그리고 슬픔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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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0

밤의 한강은 참 예뻤다. 티를 가려 반짝임만 남은 어둠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해준다. 까맣게 빛나는 물결. 반짝이는 아름다운 물의 결. 그의 목소리처럼. 검은 물 가운데 하얀 빛. 살아 숨 쉬는 생명. 바라보지 않아도 인지하지 않아도 끝없이 요동치는 숨. 죽지 않는 생기.
전부가 마치 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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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0

어두워 검은 자연이 모두 아름답더라. 물도, 구름을 뿌려놓은 하늘도, 강을 품은 바람도. 그 모두에서 그가 피어나 내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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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0

물이 예뻐서, 그 끝 모를 생기와 어둠 속에서도 보이는 투명함이 꼭 그를 닮았기에 오래 보고자 다리를 건너볼까 했다. 가까이에 잠수교가 있어 물을 보며 걷기에는 좋았다. 그러나 결심으로부터 한 걸음 더 옮기는 순간 빛이 없는 사방이 검은 물을 만났다. 그를 닮지 않은 온통 짙은 어둠. 다리를 건너는 것은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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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0

하지만 더 나아가지 않아도 충분했다. 발치에 이미 닿아있는 아름다움, 이 모든 아름다움. 나를 둘러싼 그의 잔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무리.
잊지 않을 수 있다. 5월 20일의 낙엽도, 오늘의 그도. 다 잊지 않고 처음과 같이 기억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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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0

방금..호텔방안에서..콘서트때 첫 선보일 곡의 가사를 썼어..왜이렇게 뜬금없이 예전 생각이 물씬 나는지..
오늘은 이 슬픈기억을 소중히 하며 잠들어야지...
오늘 내 마음..그날 콘서트장에서 .........들려줄께
2010.10.31 오전2시29분의...지금 이 순간 나의 마음을.
@0101xiahtic
2010년 10월 31일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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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0

쓸데없지만 나 이 날 시아준수가 하필 2시 29분이라고 찍어 말해주어서도 운명을 느꼈어요. 사소한 건데도, 감전된 것처럼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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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2

2충 3층도 감사해요! 2층, 3층! 4층도 감사합니다!
항상 위층에도 잊지않고 인사를 전하는 그. 2층, 3층 부러 말하지 않아도 감사하다는 그 말에 이미 포함되어 있음을 아는데도 항상 그래. 예쁜 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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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2

여러분들, 정말, 더 지치지 않고 열심히 할게요!
여기서 어떻게 더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이 인사치레 같은 말이 진심이라는 걸 알아서 그에게 더 고맙고, 그 마음씨에 더욱 애틋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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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2

나도 더, 더 온 마음을 다해 당신의 노래에 귀 기울이고, 사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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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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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끊임없이 적어야지. 사랑이 차오르는 만큼 계속 적자. 어떤 형태의 문장도 충분할 수 없지만, 가슴에 남기기 위해. 문자화하는 순간 문장으로 적히지 못하는 부분의 기억이 떨어져 나가겠지만 문자로 적은 이마만큼의 형태라도 마음에 새기는 거야. 그래서 다 안고 가야지. 그가 준 것들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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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4.08.12

2014년 8월 9일의 낙엽 http://youtu.be/1Cp6xrXtF8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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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2.04

이 날의 물의 냄새를 지금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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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2.04

새카맣던 강의 물결도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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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5.02.04

그날 사랑과 환희를 연장삼아 마음에 조각조각 새겨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