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떠올렸다. 서글퍼졌다. 그 새벽, 나는 눈물을 삼켰다. 그녀의 연기는 아름다웠다. 흠이 없었다. 컨디션이나 외부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그 자체로 무엇보다 온전하게 아름다웠다. 은반의 꽃은 오직 그녀 한 사람이었다.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나는 다시 눈물을 삼켜야 했다. 눈앞에 떠오르는 믿을 수 없는 숫자보다도 너무나도 덤덤한 그녀의 표정이 눈에 박혔다. 감정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생각이 사라지고 그 표정만이 아른거렸다.
그 표정 앞에서 나는 그 어떤 마음의 말도 꺼내놓을 수 없었다. 어떤 말로도 닿을 수 없는 얼굴이었다. 어떤 마음도 그 얼굴 앞에 섣불리 전해 보일 수가 없었다. 간신히, 고르고 골라 가까스로 할 수 있었던 말은 늘 해왔던 말. 언제나와 같은 인사.
축하해, 고마워, 사랑해.
나는 내가 그때보다는 더 의연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일여 년의 시간이 지났고, 오빠와 걸어온 세월들 속에서 내가 조금이라도 더 오빠를 닮아왔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한참 멀었다. 오히려 나는 일 년 전보다도 뒷걸음질해버리고 말았다.
자꾸 눈물이 나, 오빠. 당신이 너무나 빛나는 사람이라서 더욱 눈물이 난다. 세상 모두에게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인데, 내가 고인 물이라 미안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 후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겸허히 내 자리를 지키자고 생각했는데. 슬픔은 삭이고 기쁨은 부풀리며 오빠를 닮아가자고 다짐했는데, 그 어느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못난 팬이라, 오빠가 마련해준 이 귀하디귀한 축제를 맑고 투명한 기쁨으로만 온전하게 채우지 못하는 그릇이라 미안해.
그래서 예쁘게 반짝이는 무수한 축하의 인사들 속에 이 마음을 숨긴다. 그리고 반짝반짝 기쁘게 쏟아지는 축하의 향연들 틈에 휩쓸려 가기를 소망하며, 어리석고 못난 마음으로 서투르게 빚은 축하의 인사를 조심스레 건넨다.
축하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오빠를 좋아하면서 너무나 많은 감정을 배운다. 당신은 사랑의 대상이자, 삶의 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