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웃었다. 허리를 잔뜩 굽혀 웃었고, 젖혀서도 웃었다. 자리에서 몸을 뿅 일으켜 바닥으로 주저앉아 웃기도 했다. 털썩 무릎을 꿇은 채 야무지게 말아 쥔 작은 주먹으로 바닥을 콩콩 때리면서도 웃었다. 연기 주문에는 몹시 곤란하다는 얼굴로 눈꼬리를 내려 웃었고, 눈물연기를 보여준 믹키유천을 향하여는 더없이 자랑스럽고 대견한 빛으로 토닥이듯 웃었다. 대망의 고지전에서는 믹키유천을 무대 코너로 코너로 몰며 온 얼굴로 함박 웃었다.
그래서 나도 웃었다. 그가 너무 예쁘게 웃었고, 너무 아이처럼 웃었으며, 순수한 즐거움이 흘러넘치는 얼굴로 웃었기 때문에. 15년의 8월 25일을 떠올릴 때면 늘 이렇게 편안하게 웃는 그의 모습이 떠오르기를 소망하며.
입찰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반은 갖고 싶어서'라 대답하는 음성 위로 8월 9일의 붉은 조명 아래에서의 타란탈레그라 무대 사진이 떠올랐다. 입장하자마자 반겨준 흑백의 3번 사진도, 입매가 사랑스럽게 말려 올라간 옆얼굴의 도쿄돔 사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