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라이브 소감은 어떠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꼭 어제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럴듯한 우연의 일치라도 말문을 막기에는 충분했다. 대답이 준비되어 있음에도 즉답할 수 없었다. 감정이 먼저 탁 차올랐기에.
서글펐다. 그리고 따뜻했다. 소리로만 그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와 꼭 같은 감정이 되살아났다. 소스라칠 법하도록 몰아치는 쓸쓸함을 헤치고 그의 노래가 다정하게 손 잡아왔다.
나의 귀책사유 없이 무산되어야 했던 요코하마에 대한 반대급부가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오늘의 무대로도 그것을 대신할 수는 없다 여겼다. 그의 '공연'이란 그런 것이다. 이다음의 공연도 지나간 것과는 별개다. 매 순간순간의 그의 무대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오늘의 그도 요코하마와는 연결지어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노래가, 그가 누덕누덕 꿰어놓은 마음을 감싸 안듯 다가왔다. 잔잔하고도 다정하게 말을 건네왔다.
이제 왔니?
어서 와,
하고.
갈음한다거나, 대신한다거나. 그런 차원의 무대가 아니었다. 그저 매 순간 진심인 그의 한결같음이 무엇보다도 다정한 그만의 인사가 되어 다가왔을 뿐이었다. 언제고 그를 찾는 청중의 앞에서라면 음표의 요정처럼 곧게 선 그가 반짝반짝했다. 너무나도 익숙하여 눈감고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 품속 같은 노래였다. 결국에 속수무책이 된 것은 또 나였다.
3년 전 오늘 그랬듯, 행복하고도 애틋하여 울었다. 다만 그때 우리가 나누었던 온기가 그의 떨리는 손등에 나의 마음을 포개었던 것이라면, 오늘은 그가 나의 손을 지그시 잡고 마중하여 와주었다는 것만이 다를 뿐이었다.
자고 일어나도 마음이 덜어지지 않네. 어제는 당장 오늘이 11월 7일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그랬다가는 큰일 났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