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수력 30년 겨울의 시작도 오빠의 목소리와 함께.
15.12.01
세 번째 재생이 되었을 무렵 소리가 문득 creep을 불러 일으켜 번갈아 듣는데 역시 다른 듯 닮았다.
내가 그닥 면역력이 없는 부류의 노래야. 심박수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싸이형의 목소리에서 도망치고 싶어질 무렵이면 오빠가 찾아와서, 그 안으로 묻혀들 수 있는 것이 다행이다.
시아준수의 목소리..
지난 계절을 보내고, 이 겨울의 시작에서 처음을 되돌려온 듯한 그의 목소리.
시간을 종잡을 수 없는 소리테.
피처링 제의를 받았을 때, 오빠는 이 곡에 대하여 어느 단계까지 듣고, 알고, 수락을 했던 걸까.
그냥.. 늘 오빠가 전해주는 마지막 인사와 상통하는 맥이 있는 노래인 것 같아서.
당신과 함께라면 스쳐가는 짧은 생이라 하여도 좋아요.
꿈을 꿀 때도, 꿈에서 깨어날 때에도 당신의 노래가 있다면. 그렇다면 설령 꿀 수 없는 꿈이어도, 깰 수 없는 꿈이라 해도 괜찮아요.
오빠는 지금 이 순간을 기적 같다 말하지만, 저에게 기적은 지금 이 순간까지 이어져 온 오빠의 노래예요. 그렇다면 우린 또 서로의 기적이 되는 셈인가요?
오직 음악이기 위하여 당신이 걸어왔던, 내가 따라걸을 수 있었던 그 길들에 다시 한 번 감사하는 새벽.
우리가 지금 이렇게, 처음 만난 그 자리 그대로 있을 수 있는 것 전부 오빠의 덕.
아, 여기서 더 쓰면 이 글 비밀글로 돌려야 할 것 같아. 마음이 좀 넘치네.
갈 사람이 가고, 산 사람은 살고. 해가 지고, 달이 뜨고.사랑할 사람은 사랑을 이어가겠지요. 그렇게 제 사랑을 이어가겠습니다. 당신의 노래와 함께.
오늘 새벽에는 이 마음 그대로 꿈으로 안고 갑니다. 잠들기 전에 이 마음의 귀퉁이를 떼내어 오빠의 밤으로 보내요. 편안한 밤 되길. 누구보다 오빠에게.
잘자요, 내 천사.
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추억은 곁에 있어,
영원을 묻어줘.
있었으면 해 여전했으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