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보다 오늘 더 잘생겼다. 왜 늘 어제보다 오늘 더 잘생겼지? 믿을 수가 없어서 두 눈을 크게 뜨고 계속 계속 바라봐도 어제보다 오늘이 더 잘생겼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말을 밖으로 꺼내어 했던 듯한데, 좌우에서 즉각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기에 번갈아 보며 웃었다. 기쁘게.

2. 눈. 그저 눈이 아닌 생기 있고 반짝이는 눈. 사람을 향한 호감과 상냥함으로 충만하여 세상 그 어떤 해악에도 상처받지 않을 것 같은 눈. 그만큼 다정하나 단단하고 한결같이 심지 있던 눈.
3. 다가오는 사람을 바라보는 첫 시선의 눈동자에서 반짝이던 격의 없는 상냥함. 한껏 부푼 동공에 가득하던 순수한 호의. 
4. 류노스케를 알아보고 어, 왔어~ 하던 스스럼없는 다정함.

5. 원 없이 들은 육성. 마이크를 거치지 않고 또랑또랑하게 날것으로, 흩뿌려지던 감탄사와 조곤조곤하게 흐르던 음성, 해사하게 웃던 소리.
6. 착각이었어도 좋아. 친구처럼 툭, 툭 던져오던 말들. 사인을 하던 중, 팬님분들이 오가는 중 언제든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스치면 즉각적으로 고개를 비스듬하게 틀어 이러이러하였노라 전해주던 얼굴. 그의 언어의 정확한 수신인이 되었던 순간들. '공유'에 인색 없던 살가움.
('질문이 너무 많아~'가 그랬고, 팬님분과의 대화 도중 단 걸 좋아한다는 뜬소문에 해명이 필요하겠다 싶자 '아! 이거 말해야 돼~ 말해야겠다~'가 또 그랬고, '질문이 없는 건 처음이야~'라며 놀랄 때도 그랬고, 무수히 그랬지.).

7. 정점은 찡찌이. 아아, 찡찌이.
8. 질문이 너무 많다며 찡찡이던 코끝. 잘게 패여 사랑스러운 주름이 송골송골 맺힌 미간. 입술을 뾰족하게 세워서는 "질문이 너무 많아~ 다들 질문이 있어~" 하던 음성.

9. 손목이 아프다고도 했지. 부드럽게 허물어지는 발음으로, 사그라지는 소리로 손목이 아프다 했다.

10. 왼손 중지에는 밴드를 붙였다. 괜찮느냐고 물어오는 걱정 어린 목소리에, 태연하게, 전혀 신경 쓸 일 아니라는 듯 받아주던 상냥함까지.
11. 그러다 막바지 즈음이었을까. 질문 없이 사인만 받아간 팬님분에 깜짝! 놀라며 웃음 터지던 얼굴. 이렇게 끝난 건 처음이라며, 또 푸스스 웃음 머금던 얼굴.

12. "안녕하세요."로 맞이하여 "감사합니다."로 맺은 모든 만남.

13. 다음 순번의 사람을 바라보는 순간의 인사. 대화를 나누기도 전의 첫 인상만으로 즉각적으로 국적을 구분하고 건네던 "안녕하세요" 혹은 "곤니치와". 인사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고, 한 차례도 틀리지 않았다.

14. 진중함. 상대방을 대할 때의 그를 온통 휘감고 있던 아우라. 등장부터 퇴장까지 철저하게 눈앞의 사람과의 시간을 우선순위에 둔 상냥함. 예의 있고도 따뜻하며, 믿기 어려울 정도의 신중한 배려. 한 명, 한 명. 3시간 내내. 토크에서도 그가 말했지. '(질문들을) 이왕 해야 되는데 막할 순 없다'고.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적인 부탁에까지 가능한의 모든 성의를 다한 당신.


15. 바라보며, 자연히 그가 짓는 표정을 내내 함께 짓게 되었는데(동공을 부풀렸다, 미소 지었다가, 웃다가, 인사하다가, 빵 터졌다가, 사르르 웃음 머금었다가) 중반 정도 지날 무렵 안면근 곳곳에서 미세한 아픔이 느껴졌다. 본의 아니게 당신의 고충 아닌 고충을 함께 겪고 있는 느낌이었고, 눈앞의 당신이 더욱 애틋해졌지. 수고 많았어요, 따뜻한 사람.

16. 정규 4집. 가능한 모든 콘텐츠와 방법을 두드려온 당신. 팬사인회에서 그런 당신을 또 한 번 또렷하고도 생생하게 확인하고야 말았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보여준 눈부신 성의가 그랬어. 당신의 일거일동이 뭉근한 바늘처럼 자꾸만 가슴에 콕콕 각인되는 탓에 따갑고도 따듯했다. 팬사인회에서의, 오늘의 당신은 이번 앨범활동ㅡ그 활동의 '대상'을 대하는 각오 그 자체였으므로.

17. 이 모든 당신으로 인해 더없이 행복한 이틀이었다.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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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4

여기 이 17문장을 고스란히 7월 13일의 시아준수와도 함께 둘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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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4

6월 25일과 7월 13일의 시아준수를 나란히 보세요. 그가 얼마나 한결같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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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4

얼마나 한결같이 XIA(준수)이고, 김준수이고, 가수이고, 연예인이고, 한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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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14

사랑인지.

1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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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에도 어떤 눈에도 수용의 자세를 견지하던 상냥하였던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