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외롭게 슬프게 헤어질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
라고 말했던 당신이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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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외롭게, 슬프게 헤어질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
하였던 말을 자꾸 생각한다.
이별을 아쉬워하는 이들을 어르며 하는 말인 동시에 오빠 스스로에게 건네는 이야기 같다고 느꼈기에. 우리 서로 같은 기분이라는 설렘보다도 울컥함이 앞섰다. 반대로 해석하면 이전ㅡ언젠가에는 외롭게 슬프게 헤어짐을 맞이했던 당신이 있었다는 뜻이었으므로.
슬펐구나.
외로웠구나.
우리 헤어지던 그 날에 당신, 그랬구나.
그렇게나 조심스럽게 기다려달라는 청을 건네면서, 혹 그게 아니더라도 그간 충분히 행복했다고 말하면서도 이별을 마주하는 당신 역시 슬펐구나.
다녀오라는 이들을 뒤로하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기약을 남기며 돌아서는 당신의 등은 외로웠구나.
모를 수 없었던 마음을 그의 언어로 확인받은 기분이 복잡했다.
잠시 잠깐의 터널을 지나와 이제는 외롭지도 슬프지도 않다고, 오늘의 우리는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해주는 상냥함이 고마웠지만 그가 품었던 과거의 외로움이 속상했다.
속상함이 고마움을 압도하는 어느 순간에는 눈물이 날 듯한 기분이 되어 마음을 다잡는데, 모든 게 괜찮다고 전하는 편안한 얼굴이 서러움을 부추겼다.
정말이지 이상한 기분이었다.
당신이 너무 좋아서 무거운 마음이 좋으면서 슬펐고, 슬프면서도 좋았다.
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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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곡은 잘츠부르크에는 겨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