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12. 사랑한 것보다 더ㅡ사랑하겠노라 다짐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당신을 앞에 두면 마냥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사랑'을 사랑으로 대한다는 건 밤이 여물고 아침이 밝는 것처럼 지극히 당연한 현상일 뿐이었다. 그러니 수긍하기만 하면 되었다. 섭리와도 같은 이 불가항력적 현상을 다가올 해에도 나는 이어갈 터이니, 당신은 그저 당신으로 살아가소서.
D-269. 하루에 하나 이상 고마운 일에 대하여 적기로 했다. 받고도 미처 깜빡하고 마는 것, 문자화하여 조금 더 오래 명료하게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위하여. 오늘의 몫을 적고 나서 오빠를 떠올렸을 때, 생각했다. 오빠에게 고마워하는 사람 이상으로 오빠 자신이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오빠 곁에 많았으면 좋겠다고.
D-314. 오빠 몫의 부담도, 감내해야 할 책임도 필요 이상으로 과중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빠의 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마땅하고 합당하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