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평생에 한 번 신고를 하시기 때문에, 전화하시는 분이 처음 신고하신다는 생각으로 신고 접수에 임한다”ㅡ는 경찰관의 말에 눈도 깜빡이지 않고 시아준수의 얼굴을 살폈다. 나에게도 그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문장을 타인의 언어로 대하는 표정이 궁금했다. 탄복한 듯한 진지한 얼굴에 웃음이 나왔다.
늘 오빠가 하는 말이잖아요.
자신은 몇 번이고 하는 공연이지만 관객에게는 단 한 번의 관람일 수 있기 때문에 어느 무대에도 소홀할 수 없다는 말, 그래서 다음 차례의 공연을 위하여 이번 공연에서 체력을 아껴두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말, 오빠의 언어잖아요.
생각하지 못한 찰나에 맞닥뜨린 그의 언어에 마음이 간지러웠다. 경찰관의 노고에 거듭 경의를 표하는 그의 옆얼굴이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웠다.
프로가 프로를 대하는 모습이란 이런 것이겠지, 싶었다.
‘그분의 마지막 통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에 너무나 감동 받은 시아준수. 귀여운데 귀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