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몇 장 뽑을 요량이었다. 신중히 고르고 골라 풍경 두 장과 도리안 두 장으로 정한 후였다.
“시아준수네요?”
내가 고른 사진을 들여다본 직원이 말했다.
“네?”
반사적인 반문에 서글서글한 웃음이 돌아왔다.
“시아준수 좋아하시나 봐요.”
나는 갸웃했다. 이어지는 이야기ㅡ동방신기 때 종종 TV로 봤었더라는 문맥에서 매글도 한참 매글인 사람이었다. 그런 매글도 ‘도리안’에게서 시아준수를 바로 찾아낼 수 있는 걸까? 도리안의 얼굴에서 시아준수를 발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나는 신기하면서도 알쏭달쏭했다. 어떻게 알아본 거지? 얼굴부터가 이렇게 다른데?
나의 혼란을 알 바 없는 직원은 어느새 풍경의 작업을 마치고 도리안에 돌입하고 있었다. 모서리와 여백을 신중히 안배하느라 투시하듯 짙게 바라보는 눈에는 깜빡임도 없었다.
“..시아준수님이 잘 나와야 하는데..”
중얼거림 속의 시아준수는 어느새 준수님이 되어 있었다. 도리안의 연금빛 코트와 금발이 꼭 왕자님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과물은 생각 이상으로 마음에 들었다. 왕자님은 반짝반짝한 게 어울릴 것 같다는 추천을 따라 펄감 있는 재질을 선택한 것이 오늘의 한 수였다. 반짝임이 은은하게 묻어나오는 사진 속의 그는 정말로 왕자님 같았다.
고양감에 몇 장을 더 뽑기로 했다. 이번에는 일곱 장. 풍경은 없이 전부 시아준수인 사진들로 재차 작업에 임하던 직원이 느릿느릿 말했다.
“이렇게 보니까..”
마우스를 딸깍거리던 소리가 잠시 멈추었다.
“시아준수가 참 잘생겼네요.”
아아,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었다.
나는 깊은 공감을 담아 대답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나란히 웃는 동안 일곱 명의 준수님이 세상에 태어날 준비를 시작하는 알람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