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에 여러 맹세를 했다. 하는 줄도 모르고. 자각도 없다가, 어느 순간이 되어서는 꿈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맹세를 마구 토해냈다. 무작위로, 맹목적으로, 어떠한 가이드 라인이나 최소한의 절제도 없이. 그렇게라도 쏟아내지 않으면 자꾸 차오르는 감정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런 밤이었다.
how can i love you의 어느 구절에서, 노래를 마친 당신이 천막으로 잠시 몸을 피한 순간에, 김형준 대원의 다음 무대가 이어지고 그 모습을 보기 위해 당신이 고개를 빼꼼히 내보였으리라 짐작되는 때에, 타란까지 모두 마치고 당신이 비운 무대를 바라보며, 맹세했다. 내 마음을 그 자리에 박았다.
이제야 1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그간에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네 번의 계절을 거치는 동안 오빠는 주고, 또 주고, 사랑하고, 자신을 증명하고, 그렇게 기다리는 사람들의 곁으로 돌아와 주었어요. 떠나기 전의 눈부신 웃음을 간직한 채로, 짙은 그리움의 눈빛을 한 얼굴로요. 그런 오빠를 저는 기억하려고요. 일 년 전에도 지금도 같은 자리에서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는 오빠를 오래오래 기억하려 해요. 누군가의 기억 안에서 반짝이는 사랑은 결코 잊히지 않을 테니까요. 그렇게 오빠를, 사랑을 지켜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