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얼굴이었다. 선한 이목구비에 그늘이 없었다. 표정은 내내 잔잔한 평화를 머금고 있었다. 평화의 한 가운데서 이야기가 고조될 즈음이면(특히 부단장님 몰아가기에 몰입할 때) 내려올 줄 모르고 치켜드는 턱이나, 자꾸만 찡긋이며 웃는 눈이나 하나같이 여유로워 보였다. 그 얼굴들이 좋았다.
그의 편안한 얼굴이, 내 마음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ㅡ당신의 안녕에 대한 곧바른 대답 같아 좋지 않을 수 없었다.
경적소리를 싫어하는 이유를 풀어놓을 때 너무나 시아준수였지: 29:18
"저 경적소리를 진-짜 싫어합니다. 그, 약간 되게, 되-게! 싫어합니다."
"약-간 제가.. 보복을 하고 싶다 이런 게 아니라, 경적소리에 되게 약간 민감합니다(민감함을 나타내는 한껏 웅크린 어깨와 함께). 그 경적소리를 저도 하지 않을뿐더러, 저는 이렇게.. 그까, 의미 없는 상황에 굳이 경적을 이렇게 많이 습관적으로 이렇게 하는 사람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이해가 안 됩니다.
저는 모든 사람들이 위험할 때에 그거를 알리고자 하는 용돈거지, 자기의 홧김에, 감정해소의.. 그거를 알리고자 하는 용도로 쓰는 것들이 너무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보다 그런 용도로 많이 쓰고 있는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거를, 그런 용도로 쓰고 있으면 저는 응징을 합니다. 아 그니까 뭐 이케(손목을 빙글빙글) 보복운전으로 하는 게 아니라 이제 여러 가지 이제 그.. 그렇습니다. 여기까지만."
부단장님이 운전할 때 화를 내지 않는다는 말에는 어어라? 하는 눈으로 지켜보면서, 반사적으로 슬그머니 올라가기 시작하는 턱이 웃음포인트였다. 시아준수 부단장님이 변명 아닌 변명 할 때마다 무슨 말 하는지 보자는 얼굴로 자기도 모르게 고개 드는 거 너무 내 심장을 아프게 해.
특히 이야기하던 중에 청장님 발견하는 여기 이 대목의 투명한 눈동자.
현장속으로 화면 내려가자마자 딱 보이는 편안한 자세가 너무나 자유인이었다.
시아준수의 쑥스러움 삼키는 얼굴을 좋아해.
지난회의 얼굴이 참 많이 좋았다면 오늘은 표정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