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기를 벌써 5일. 여기다도 적는다. 장구 오세요. 장구 주세요. 장구를 줘. 장구를 달라고요. 눈과 귀와 마음이 있다면 장구준수는 와야하는 것이 아닌가. 사랑가는 왔잖아요. 사랑가와 일맥상통하는 장구가 오지 않으면 될까요?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 강제로 끝맺음을 하면 되겠어요? 그건 옳은 일이 아니지 않을까요? 생각해보세요. 어려서 잠깐 접한 스쳐지나간 악기를 수천 명 앞에서 다시 하게 된 돌발상황에서도 움츠러들지 않는 의연함, 그럼에도 정중한 인사부터 제대로 보여주었던 상냥함, 기억을 더듬어 가락을 찾아가는 순발력, 타고난 박자감각으로 맑고 경쾌하게 만들어가는 이채에 점차 피어나는 감탄. 가락이 이어질수록 감탄이 찬탄으로 변모해가며 장내를 송두리째 감싸안았던 소름. 끝내는 진정으로 리틀김덕수였음을 증명해내고야만 불멸의 천재성. 단 하나의 장구로 만들어낸 이 이야기의 모든 장면을 우리는 오래오래 기억해야하지 않을까요? 이토록 아름다운 순간의 목격자가 되었는데 이를 그저 마음으로만 간직하는 일이 과연 용납될 수 있을까요? 애가 타요. 타들어가고 있어요. 장구여 오시나요? 장구를 주세요. 오직 장구 그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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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19.06.12

오고 있니?